“30대를 위한 노래선물입니다”
등록 : 2001-01-30 00:00 수정 :
우리 사회에서 30대는 문화적으로 ‘끼인 세대’라고 자주 표현된다. 대중음악분야는 특히 그렇다. 40∼50대처럼 송대관이나 태진아의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민망하고 그렇다고 god나 핑클에 환호하기도 쑥스러운 30대를 위한 음악시장은 매우 빈곤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가수 명인(31·본명 전명인)씨의 데뷔앨범은 음반가게에 가도 마땅히 살 만한 음반이 없어 발걸음을 돌리는 30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80년대 매캐한 최루가스의 현장에서 20대를 보낸 내 세대에게 보내는 연가가 될 것 같습니다.” 명인씨의 짧은 음반 소개다. 대학 2학년 때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서 노래를 시작한 그는 <금강>, <백두산> 등 가극에서 연기하면서 10년 동안 음악활동을 해왔지만 독집 앨범 발표는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수확이다.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저 역시 들을 만한 음악이 별로 없다고 푸념하는 30대 가운데 한 사람이었지요. 우리 세대를 위한 노래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뜻밖에 많은 분들이 음반을 내보라며 흔쾌히 제작비를 내주셨어요.” 음반은 “들을 만한 음악”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놓은 쌈짓돈으로 만들어졌다. 주식형태로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느끼는 명인씨의 책임감도 막중하다.
이번 음반에는 <바위처럼>의 유인혁, <청계천 연가>의 김성민 등 쟁쟁한 80년대 민중가요 작곡가들에서 최원락, 김태호 등 요즘 활발하게 활동하는 대중음악 작곡가들까지 다양한 색깔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노래말은 대부분 명인씨가 직접 만들었다. “80년대 격변의 현장에서 20대를 보낸 사람들의 삶과 꿈, 좌절과 미래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그것이 정말 허탈한 열정이었을까, 그렇지 않다는 위로의 말 한 마디 건네고 싶었어요.”
‘점점 더 환해질거야, 너 거기 있음으로. 너 있는 그 자린 힘찬 노래가 될 거야’(<너 있음으로 좋은 세상되기를>) 노래말처럼 명인씨의 이번 음반은 음반가게에서 빛을 잃은 30대의 노래들이 점점 더 환해지는 데 작은 부싯돌이 될 듯하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