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근의 도전인터뷰]
대통령 책임론을 반박하고 나선 ‘리틀 노무현’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
“당 어려울 때 실질적 리더들이 전면에 나서 당 책임지라는 요구는 당연” ▣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정치권에서 ‘리틀 노무현’으로 불려온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10·26 재선거 참패 이후 열린우리당 안에서 불거진 ‘대통령 책임론’에 대해 최근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탈당하는 게 맞다”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무특별보좌관을 맡고 있는 그의 발언은 대통령만 너무 두둔한다는 비판, 당의 무능을 대통령에게 떠넘기는 열린우리당의 무책임을 적절히 공박했다는 엇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겨레21>은 11월4일 오후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김두관 특보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당정이 엄연히 분리돼 있고, 좋은 정책을 생산하는 일차적 책임은 제1당인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에게 있다”며 “선거 패배의 일차적 책임은 선거를 직접 주관·전담하는 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0·26 재선거 패배 뒤 비상집행위원회 체제를 꾸린 열린우리당 안에서 내년 1, 2월 전당대회에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이른바 ‘대선주자 대표론’ 논란이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 “당의 실질적 리더 격인 두 사람에게 당이 어려우니 전면에 나서 당을 책임져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며, 당이 어려울 때 과감하게 사즉생의 각오로 자기를 던져야 한다”고 출마를 요구했다. 김 특보는 최근 열린우리당 안에서 내년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낙마를 우려해 김근태·정동영 두 장관의 전대 출마에 대해 신중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누구를 딛고 뛰어넘을 수 있으면 넘어야 하고, 그럴 자신이 없으며 남이라도 자신을 딛고 뛰어넘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각오로 당과 나라를 걱정하고 있는 사람은 다 나서야 한다”며 두 장관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왜 ‘연정’제안에 선거패배 책임 씌우나 열린우리당 안에서 10·26 재선거 패배의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정·청이 긴밀하게 협의해 국회가 입법하면 정부는 집행한다. 그렇게 보면 양쪽 다 책임이 있다. 그러나 선거만 놓고 보면 선거를 직접 주관·전담하는 것은 당이고, 당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대통령에게는 이차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당 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마치 당은 책임이 없는데 대통령과 청와대가 잘못해 선거에서 패배한 것처럼 공격했다. 내가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경남지역 선거대책본부장일 때인 200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고 8월에 노 후보의 지지율이 이회창, 정몽준에 이어 3위로 떨어지자 당내 후단협에서 노 후보를 흔들었다. 한때 후보를 그만둘 뻔도 했다. 지금 우리 당이 매우 어려운 때 이차적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오히려 책임을 시인했음에도 대통령과 청와대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공격하는 것은 후단협 망령이 되살아난 것과 같다.
하지만 지난 4·30 재보선 패배 뒤 당이 민생을 중심으로 접근하려는데 노 대통령이 연정 드라이브를 하면서 당 지지율이 떨어졌고,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고 비판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난 열린우리당 의원들 일부가 그렇게 말하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나 요즘 당은 이원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일상적 당무관리, 선거 준비, 당원 모집·교육, 지역 현안은 당이 책임지는 것이다. 특히 여권이 좋은 정책을 못 냈다고 하는데, 그 정책을 생산하는 게 원내 제1당인 열린우리당이다. 그 책임은 원내, 즉 국회의원들에게 있는 것이다. 지역구도 극복, 양극화 해소를 위해 우리 사회 전반의 의사결정 구조를 고치려는 게 대통령의 연정 제안이고, 그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한나라당이 독자적으로 2007년 대선에서 권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 연정을 안 받은 것일 뿐이다. 또 지역구도 극복은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끊임없이 노력해온 것이다. 대통령의 연정 제안과 무관하게 다수당 의원들이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좋은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 특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동의하고 참여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이 당에서 중심을 확고하게 잡아야 하고,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당을) 나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물러난 문희상 의장은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동의를 언급하는 것은 당에만 문제를 떠넘기는 태도 아닌가.
=문희상 전 의장이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이라 오히려 대통령 코드에 맞췄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문희상 의장이 대통령과 가까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대통령의 가치와 참여정부의 국정철학을 당에서 주도적으로 잘 실행했느냐는 점에는 좀 의문이 있다. 10·26 재선거까지 7개월 정도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국민적 지지는 못 받아도 당 내부는 잘 정리됐어야 한다. 그런데 당내에서 잘된 게 없고, 10·26 재선거도 그런 결과가 나왔으니 지도부로 남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
기간당원제 손볼 생각 없다
열린우리당 안에서는 제2창당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각 계파들 사이에 현행 기간당원제 당헌·당규를 손봐야만 선거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특보의 견해는 무엇인가.
=열린우리당의 근간은 기간당원 중심의 대중 정당, 상향식 공천, 분권형 정당이다. 이런 원칙은 소중한 가치다. 6개월 동안 월 2천원 이상 당비를 낸 사람이 상향식으로 공직 후보를 선출하는 게 기간당원제인데, 최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이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 대납 당원을 왕창 늘린 게 문제가 됐다. 지난 전당대회 때 기간당원이 25만 명인데, 지금 70만 명이 됐다고 한다. 대납 당원들이 공천권을 행사할 것을 우려하는 모양인데, 지금도 공직 후보의 30%를 당 지도부가 전략공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234명의 시구청장 후보 가운데 70여 명,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3, 4명은 전략공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간당원제가 잘되는 곳은 경선을 치르고, 대납 당원이 문제된 지역은 지도부가 전략공천으로 보완하면 된다. 그런데 기간당원제나 상향식 공천 때문에 10·26 재선거에서 패배했다는 것은 기간당원제를 훼손하려는 불순한 세력들의 얘기다. 지난 4·30 재보선 때 공주·연기와 아산에서 패한 것은 당 지도부가 명백하게 전략공천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도 기간당원제 관련 조항을 손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양해했다는 얘기가 나도는데.
=어디서 나온 얘긴지 모르겠다.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어떤 중앙위원인가 국회의원이 노 대통령을 만났더니 “그 정도 대납 당원이 많으면 기간당원제는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하는데, 대통령 정무특보인 나도 들은 적이 없다. 대통령은 수석당원으로 당연히 기간당원제와 상향식 공천을 준수할 것이다.
1,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근태·정동영 두 장관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별 실익이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두 장관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당내 세력분포를 보면 정동영·김근태 두 장관이 가장 결속력 강한 의원들과 관계를 갖고 있다. 당 안에서는 “지난 4월 전당대회 때 오너가 아닌 대리인이 나와 강력한 당내 리더십이 형성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당이 어려우니 이제 오너에 해당하는 사람이 지도부를 맡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선거의 패배는 국민들이 그런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청와대와 내각은 대통령의 결심으로 바꿀 수 있지만 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스스로 일신해야 한다. 당이 어려우니 실질적 리더 격인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 당을 책임져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 요구는 피할 수 없다.
정동영·김근태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당 지도부가 돼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잠재적 대선주자만 낙마시키는 위험수라고 말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데.
=당이 어려울 때는 과감하게 사즉생의 각오로 자기를 던져야 한다. 누구를 딛고 뛰어넘을 수 있으면 넘어야 하고, 그럴 자신이 없으며 남이라도 자신을 딛고 뛰어넘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각오로 당과 나라를 걱정하고 있는 사람은 다 나서야 한다. 과감하게 십자가를 메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지금 당이 어려운데 누가 지도부가 된들 얼마나 어렵겠나. 같이해야 한다.
박근혜·이명박 극복할 시간 충분
최근 두 사람은 좀더 내각에 있으면서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두 분 다 잠재적 대권주자인데, 지방선거에서 지면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는 것은 사실이다. 또 이번 전대가 대선 예비후보를 뽑는 것도 아니니 (두 사람이) 순차적으로 복귀하자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정동영 선수든, 김근태 선수든 (이번에) 나오는 게 맞다. 당이 어렵고 두 사람은 당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다. 또 참여정부 3년째가 마무리돼가고 로드맵이 다 완성됐고, 실천하는 단계다. 지금이 두 장관이 나올 적절한 시점이다. 대통령이 마냥 정동영·김근태 장관을 껴안고 있을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최근 강금실 전 장관을 제3의 후보로 내세우는 대안론을 제기했는데.
=당 지도부도 지도부지만 서울시장 후보로도 여론조사 1위로 나오니, 참여정부 국무위원 출신으로 당이 어려울 때 나름의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얘기가 많다. 전화 통화도 가끔하는데, 내 맘 같아서는 당에 들어와 도와주면 좋겠다. 하지만 아직 선뜻 허락하지 않으니….
내밀히 얘기가 오가거나, 강 장관이 결심하는 단계는 아닌가.
=그런 단계는 아니다. 나도 모셔왔으면 좋겠다. 두 차례 만났는데, 아직은…. 세상 돌아가는 얘기만 했다.
좀 이른 얘기지만, 현재 열린우리당의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한나라당 쪽 주자들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 이런 상황을 비관하는 사람도 많은데.
=우리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한나라당에 비해 떨어지는 게 참 안타깝다. 그러나 우리 후보가 경쟁력이 있는가보다는 한나라당 후보가 얼마나 강한가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박근혜 대표는 인기를 몰고 다니는 대단한 정치인이지만, 최근 ‘색깔론’ ‘정체성 논란’을 보며 박 대표의 한계를 봤다. 인터넷 사이트를 보니 ‘어떤 여우가 열심히 기도해 사람이 될 뻔했는데, 다시 여우가 됐다’는 얘기가 있더라. 박 대표가 젊고 열린 지도자를 자처해 왔는데 프리덤하우스에서 언론의 자유가 잘 보장된 몇 개 나라로 손꼽히는 대한민국에 대해 정체성이 자유민주주의냐고 논쟁을 벌이는 코미디를 보면서 저렇게 생각하는 분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확신했다.
이명박씨는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르게 한 것은 인정할 부분이 있다. 그러나 역사 복원, 생태환경적 평가는 가혹하다. 한강 물을 끌어들여 청계천 수질을 유지·관리하는 데 1년에 90억원이 든다. 20조원의 예산이 있는 서울시나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 경부운하 건설론으로 오버했다. 경부운하의 수량을 유지하려면 팔당댐·소양댐 같은 것이 13개가 필요하다. 서울~인천 간 경인운하도 아직 안 되고 있는데, 물동량 없는 곳까지 운하를 만들겠다는 것은 개발독재적 리더십이다. 그런 것을 보면 열린우리당은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다. 2년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숨어 있는 사람도 나올 수 있다. 왜 난들 걱정이 안 되겠나. 그러나 절망하지는 않는다.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데 그런 수구냉전 논리, 개발독재적 리더십으로 집권할 수 있겠나. 한나라당이 지금 30% 이상 지지를 받는 게 한나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당이 잘못한 데 따른 반사이익 아니냐.
서울시장, 시켜만 주면 열심히 하겠다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의 지분, 영향력이라는 게 존재한다. 노 대통령은 다음 대선과 관련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는가.
=지난 4월 전당대회 때 나도 대통령을 뵙고 “당에 가 할 일이 있으니 도와달라”고 매달렸다. 그런데 대통령은 “당정이 분리돼 내가 할 역할이 없다. 김 장관, 열심히 해달라”고 말했다. 다른 후보도 똑같은 말을 들었다. 내년 전당대회도 여전히 똑같은 스탠스를 취할 것이다. 대통령이 차기와 관련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일각에서 김 특보가 서울시장 출마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얘기가 돈다.
=주변에서 정치를 하려면 수도권으로 가라는 얘기가 있었다. 나는 지방과 수도권이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참여정부의 국가 균형발전 원칙은 옳다.
기회가 된다면 나설 생각은 있다는 것이냐.
=우리당에 나 말고도 좋은 후보가 많다. 물론 나를 시켜만 준다면 열심히 할 수 있다.
“당 어려울 때 실질적 리더들이 전면에 나서 당 책임지라는 요구는 당연” ▣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정치권에서 ‘리틀 노무현’으로 불려온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10·26 재선거 참패 이후 열린우리당 안에서 불거진 ‘대통령 책임론’에 대해 최근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탈당하는 게 맞다”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무특별보좌관을 맡고 있는 그의 발언은 대통령만 너무 두둔한다는 비판, 당의 무능을 대통령에게 떠넘기는 열린우리당의 무책임을 적절히 공박했다는 엇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겨레21>은 11월4일 오후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김두관 특보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당정이 엄연히 분리돼 있고, 좋은 정책을 생산하는 일차적 책임은 제1당인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에게 있다”며 “선거 패배의 일차적 책임은 선거를 직접 주관·전담하는 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0·26 재선거 패배 뒤 비상집행위원회 체제를 꾸린 열린우리당 안에서 내년 1, 2월 전당대회에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이른바 ‘대선주자 대표론’ 논란이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 “당의 실질적 리더 격인 두 사람에게 당이 어려우니 전면에 나서 당을 책임져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며, 당이 어려울 때 과감하게 사즉생의 각오로 자기를 던져야 한다”고 출마를 요구했다. 김 특보는 최근 열린우리당 안에서 내년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낙마를 우려해 김근태·정동영 두 장관의 전대 출마에 대해 신중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누구를 딛고 뛰어넘을 수 있으면 넘어야 하고, 그럴 자신이 없으며 남이라도 자신을 딛고 뛰어넘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각오로 당과 나라를 걱정하고 있는 사람은 다 나서야 한다”며 두 장관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왜 ‘연정’제안에 선거패배 책임 씌우나 열린우리당 안에서 10·26 재선거 패배의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 박승화 기자)

2003년 생자부 장관 시절 부산시청에서 열린 시도지사 회의에 참석하러 온 노무현 대통령을 영접나간 김두관, 그에게는 '리틀 노무현'이란 별명이 있다.

서울시장 출마에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열린우리당에 나 말고도 좋은 후보가 많지만 시켜만 준다면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박승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