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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별자리 찾고 일자리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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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1-1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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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뭘 하겠어? 내 자신 수양도 쌓고, 동호인들 불편을 좀 덜어주자는 생각에서….”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실원리 선두천문대 천문연구소의 김한철(75) 소장. 김 소장은 지난 94년 10월 이곳에 천문대를 세운 뒤 8년째 주민과 학생들에게 무료로 개방해오고 있다.

김 소장의 선두천문대는 망원경렌즈제작 실습실과 지름 4.5m 원형돔 등을 갖춘 5층 규모(800㎡)이며, 지름 350mm짜리 중형 망원경 10여개를 확보하고 있어 웬만한 별자리는 큰 어려움 없이 관측할 수 있다.

김 소장이 천문학에 관심을 안게 된 건 일제시대 중학교 다닐 때부터. 일본인 교사로부터 ‘달에 계수나무는 없다’는 말을 듣고 별자리에 호기심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일본인 선생에 대한)애증이 교차했지. 그렇지만 어떻게 해. 월사금도 냈겠다, 공부는 해야지 하고 굳게 마음먹었지. 물론 재미도 있었고….”

어릴 적 꿈은 어른이 돼서도 이어졌다. 지난 73년 서울에서 망원경을 비롯한 과학교재 제작·판매업에 뛰어든 것이다.

천문학에 대한 열정은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식지 않아 3년간의 연구 끝에 지난 98년 국내에서 제작된 것 중에는 최대 규모인 지름 1천mm 망원경을 개발, 보현산 천문대에 납품했다. 또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적도의(赤道儀: 별의 이동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망원경 받침대)를 제작하는 성과를 거뒀다. 적도의는 현재 국내기술로도 만들 수 있으나,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대부분 수입품을 쓰고 있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일흔 중순에 접어든 그는 또 하나의 꿈을 키우고 있다.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사는 중국에 천문기자재 업체를 세워 그곳 주민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아이들의 교육에도 보탬이 되겠다는 꿈이 그것이다. 지난해 5월 이미 중국 지린성 훈춘시에 선두천문의기유한공사를 설립했으며 망원경 제작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현재 이곳 공장에는 현지 조선인 사장을 비롯해 10명 안팎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곧 50명까지 늘어날 예정이라고 한다.


김 소장은 요즘 중국 진출과 관련한 일로 중국 현지에 머무는 경우가 잦다. 이 때문에 천문대에 들러 별자리를 관측하고 싶은 이들은 미리 연락을 한 뒤 찾아야 헛걸음을 안한다. 선두천문대는 홈페이지(www.sundu.co.kr)를 통해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렌즈연마 연구생에게 무료교육도 실시하고 있다(연락처 043-535-1014).

김영배 기자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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