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술 탐구, 10여년의 결실
등록 : 2001-01-16 00:00 수정 :
“북한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50년 동안 떨어져 살았던 그들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미술평론가 이구열(65·한국근대미술연구소 소장)씨가 최근 <북한미술 50년>(돌베개 펴냄)을 펴낸 이유다. 이씨는 이 책에서 해방 이후부터 1990년대까지 북한미술의 흐름을 ‘주체사회주의’라는 북한 나름의 체제발전 논리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그는 ‘조선화’라는 독창적인 민족회화 양식을 기본으로 하는 북한미술 흐름을 100여장의 미술작품을 통해 살피고 있다. 또 북한의 원전을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자신이 열독했던 북한 문화예술 월간지 <조선예술>을 비롯해 <조선미술사2>(조인규 외 지음), <조선역대미술가편람>(리재연), <주체미술 건설>(김교련), <김정일 미술론>(김정일) 등을 주요한 참고자료로 활용했다. 지금까지 나온 북한미술 관련 책들이 북한 원전을 그대로 다시 내거나 일부 내용을 부분적으로 소개해온 것에 비하면 이같은 시도는 처음이다.
북한미술에 대한 이씨의 연구는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됐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북한자료에 관심만 가져도 “귀찮게 오라 가라 하는 소리를 들어야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씨는 단편적인 자료수집에 만족해야 했다. 이씨의 연구는 1980년대 후반 북한 예술작품에 대한 해금조처가 부분적으로 이뤄지면서 본격화했다. 그는 이때 통일원 북한자료실이나 일본에서 발간되는 ‘조선미술박물관 화보집’ 등을 통해 귀한 자료들을 확보했다. 특히 1989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문화발전연구소가 시도한 ‘북한문화예술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래 10여년 동안의 작업이 책 출간이라는 결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씨는 “부록인 ‘북한미술가 소사전’은 한국전쟁 때 월북한 화가들을 포함해 500여명에 이르는 북한 미술가의 생몰 연대와 출생지, 학력, 활동내역, 주요작품 설명이 붙어 있어 기초자료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