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석의 도전인터뷰]
대중조직 변신위해 ‘대혁신과 대비약’ 거듭 강조하는 13기 의장 송효원씨
통일과 주한미군 철수가 총적 목표…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맞서는 움직임 만들 것 ▣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즉 한총련은 여전히 학생운동의 대표 조직이다. 13기 의장인 송효원 홍익대 총학생회장을 10월12일 오전 홍익대 총학생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시기 한총련 의장들처럼 수배 중이었다. 그는 “9·11 인천투쟁(맥아더 동상 철거투쟁) 건으로 소환장을 받았는데 출두하지 않아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안다”며 “만약 잡혀가면 그동안의 활동 전체를 문제 삼을 것이고 아직 한총련이 국가보안법의 이적단체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구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 200개 대학 중 절반이 소속
수배 중이면 학교 안에서 생활할 텐데 힘들지 않나.
= 의장이 되기 전에도 그랬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웃음)
학생운동 핵심 활동가의 생활이 1980년대나 90년대나 21세기나 똑같은 것 같다.
= 국가보안법이 있지 않나. (웃음)
80년대와 달리 학생운동이 대학 안의 주류문화가 아니라 비주류인데다 극히 소수화된 상황인데 개인적으로 학생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
= 일단 역사 속에서 드러나는 학생운동의 정당성이다. 학생운동은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앞당기는 데 가장 선두에서 싸워왔고, 조국과 민중을 위해 헌신해왔다. 총학생회장과 한총련 의장으로서 학우대중에 대한 책임감도 있다. 또 정세 발전이 낙관을 준다. 선배들이 목숨을 걸면서 힘들게 쌓은 역사다. 통일운동만 봐도 <아리랑> 공연을 보러 평양까지 가지 않나. 역사 발전과 민중, 그리고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한 믿음이 있다.
올해 한총련이 주력하는 사업 방향과 내용은 무엇인가.
= 한총련 강령에도 나와 있듯 조국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투쟁한다. 학생회가 생활·학문·투쟁의 공동체로서 대학생들의 자주적 대중조직인 것은 변함이 없다. 올해 특히 치중한 한총련의 총적 목표는 올해를 통일의 원년과 미군 철수 원년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분단을 가로막아왔던 미 제국주의와 그 물리적 담보인 주한미군을 철수시키자는 것이다. 올해는 분단 60년과 6·15 공동선언 5돌이 되는 뜻깊은 해다. 민간이 함께하는 6·15 공동위원회를 강화하는 일도 포함된다. 대학생들이 정파·정견·지역 등의 차이를 뛰어넘어 ‘6·15 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대학생공동본부’를 꾸렸다. 남북 대학생 상봉 모임도 했다.
300만 대학생의 대중조직을 표방하면서 사업 내용이 정치적인 영역에 치중돼 있는 것 아닌가.
= 한총련은 총학생회들의 연합체다. 한총련 중앙에서 주요하게 밀고 나가는 사업을 말씀드린 것이다. 각 학교 단위에서는 대동제도 하고, 학생 복지 등 학내 사업도 한다. 그런 사업은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 언론이 한총련의 투쟁 국면만을 부각시키기 때문에 그렇게 보는 것이다.
학생회가 대중화하지 못한 처지에서 정치적인 투쟁에 주력한다고 학생운동이 활성화되지는 않을 텐데 한총련 중앙에서도 그런 고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 주력하는 총적 방향이 그렇다는 것이고 일상적으로는 여러 가지 사업이 있다. 특히 교육 문제를 가지고는 전국 단위의 활발한 움직임이 있다. 공동의 연대투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전국대학생 교육대책위’를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한총련, 한대련,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전국학생연대회의 등 다양한 조직이 망라돼 있다.
한총련 산하에 있는 대학이 몇개나 되나.
= 전국의 200여개 대학 가운데 실제로 소속감을 가지고 ‘내가 한총련이다’ 하면서 활동하는 대학은 100여개다.
‘한총련해소’가 초점 아니다
한총련의 위기는 국가보안법의 존재나 한총련에 대한 살인적인 탄압이라는 외부 조건도 원인이 되겠지만, 96·97년을 거치며 학생운동 전체가 대중들로부터 급속하게 고립화·소수화하면서 진행됐다. 이 때문에 2002년 11기 정재욱 의장 때부터 한총련을 해소하고 새로운 대중조직을 건설하자는 고민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 새 조직을 건설하자는 것은 한총련의 정책노선이다. 정 의장 이전부터 제기됐던 문제다. 한총련으로 대변되는 한국 학생운동이 많은 탄압을 받아왔다. 학생운동가들이 대낮에 학교에서 연행됐고, 단과대학 학생회장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속됐다. 수배생활도 감수했다. 마녀사냥식 언론탄압도 당했다. 그러면서 학생운동이 많이 위축됐다. 한편으로는 한총련이 300만의 대중조직이지만, 6·15 공동선언 이후 민중의 자발적·창조적 진출이 많이 일어났다. 효순이·미선이 때도 그렇고 탄핵 때도 대중의 역동성이 행동으로 표출되는 과정이 있었다. 300만 대학생들의 대중조직이라는 한총련이 그럴 만큼 대중을 포괄할 수 있는가의 문제도 있다. 한총련 출범 때와 비교해보면 많은 대학이 새로 생겨났다. 학생회나 학생운동의 입지가 많이 약화됐다는 실정도 있다. 6·15 시대에 맞는 300만 대학생들의 새 조직을 건설할 것에 대한 방침과 내용을 낸 것이다. ‘한총련 해소’가 초점이 아니다. 몇몇 조직이 합친다고 저절로 새로운 조직이 건설되지는 않는다.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이해와 요구를 담는 틀이 중요하다. 함께 힘을 모아서 현실을 바꾸는, 뜻깊은 경험을 통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 문제와 관련해 3년이 지났는데도 그동안 실제로 이뤄진 것은 없다는 얘기 아닌가.
= 한총련이 새 조직 건설의 방침을 말한 것은 맞지만 언제까지 건설하겠다고 정한 것은 아니다. 지금 이뤄지는 일들이 그것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말씀드린 대로 많은 사안에서 (여러 학생운동 조직 사이에) 공동행동과 연대활동을 벌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교육대책이나 반일운동본부 등도 함께했다. 또 ‘한총련 출범식’이라는 형식을 ‘전국대학생 5월 한마당’으로 바꿔 참여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새 조직으로 가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한다. 물론 질주하고 있는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비하면 우리의 힘이 미약하다. 더 빠르게 속도를 내야 한다.
‘학생회는 생활·학문·투쟁의 공동체’라고 정리한 것은 1980년대의 일인데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그 표현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게 놀랍다. 낡은 개념이 새로운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다. 한총련 내부에서 벌어지는 학생회와 학생운동의 대중화 노력을 듣고 싶다.
= 참으로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웃음) 정확한 진단이 앞서야 하는데 학생들의 처지를 먼저 봐야 한다. 지금 대학생들은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취업 등 현실적인 문제가 많고 학부제 도입으로 대학 공동체가 많이 무너졌다. 물리적 탄압도 여전하다. 학생들은 학생회 주변으로 모이지 않는다. 여러 해 전부터 학생운동의 기치가 ‘대중 속으로’다. 학생운동가라는 일꾼들이 얼마나 대중 속에 뿌리 박혀 있느냐는 고민이 전면화해 있다. 대혁신이나 대비약의 구호도 이런 상황 인식에서 나온다. 대중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다.
“여전히 학생회는 대학의 생활거점"
학생회에 대한 시각이 낡고 과도한 것 같다. 현재 학생운동의 수준에도 맞지 않은 것 같다. 학생회가 생활적인 요구부터 정치적인 요구까지 모두 받아서 할 수 있다는 게 현실과 괴리되는 출발점이 아닌가.
= 학생회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풀어가려는 것은 학생회가 학우들의 가장 가까운 생활 거점이기 때문이다. 학우들의 이해와 요구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게 학생회다. 대학문화나 공동체성 학습, 복지, 학생운동 등 학내 문제를 가장 잘 풀 수 있는 조직은 여전히 학생회다.
한총련 중앙의 운영과 관련해 형식적인 최고 의사결정 기구는 대의원대회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학생운동을 오래 한 선배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한총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주요한 정책 방향과 내용을 결정하는 것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다.
= 정책의 입안부터 집행까지 대단히 민주적인 체제를 갖춘 것이 한총련 조직이다. 각 대학교 단과대학 학생회장까지 참여하는 대의원대회와 총학생회장의 회의체인 중앙위원회, 지역총련 의장들의 모임인 중앙상임위원회인데 각 단계별로 토론이 벌어진다. 대의원대회로 바로 가는 의견은 없다. 그런 비판에 대해선 받아들일 부분이 있다고 본다. 학우들과의 능동적인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느냐 하는 것은 문제다. 한총련 홈페이지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대책을 내야 한다.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일하는 일꾼들의 나이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그것은 외부의 잘못된 시각일 뿐이다.
정치적인 지향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한총련 중앙을 형성하다 보니 학생들의 다양한 이해를 담는 활동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 운동은 지향과 기준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총련이 내세우는 정치적인 내용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지닌 상식 수준이다.
여성으로서 의장을 하는 것은 처음인데 여성의 시각으로 보면 어떤가. 남성 중심에다 서울 중심의 학생운동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 여성 의장을 앞두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전국의 여러 대학에 여성 총학생회장이 있다. 생활이나 문화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남성 중심의 권위주의 문화가 남아 있다. 운동가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면 강하게 지적한다.
숫자로만 보는 것이 기계적일 수 있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고 보는데, 한총련이 전국 단위 행사를 할 때 모이는 학생들은 얼마나 되나.
= 5월에 있었던 한마당 행사에는 3천여명이 모였다. 지난해에는 5천여명이었다. 10만명 이상이 모이던 것이 수만명 단위로 줄었고 몇년 사이에 수천명 단위로 줄었다. 그래서 출범할 때 ‘한총련이 올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학생운동의 운명, 조국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토론을 많이 했다. 그래서 대혁신하고 대비약하자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하반기 사업계획을 보면 학생운동의 활로를 찾는 탐구·모색·혁신을 하자는 내용이 많다.
교육 문제 연대활동 강화 예정
주목할 만한 내용이 있나.
= 지나치게 정치투쟁에 매몰돼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이 일부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2008년 본격적인 교육개방 시대를 목표로 하는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맞서는 움직임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됐다지만, 교육에서는 정부가 만든 정책이 일방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적이 없다. 등록금 동결과 국립대 법인화 등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과 학생회의 논의력과 실천력을 확보하는 일도 추진할 방침이다.
통일과 주한미군 철수가 총적 목표…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맞서는 움직임 만들 것 ▣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즉 한총련은 여전히 학생운동의 대표 조직이다. 13기 의장인 송효원 홍익대 총학생회장을 10월12일 오전 홍익대 총학생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시기 한총련 의장들처럼 수배 중이었다. 그는 “9·11 인천투쟁(맥아더 동상 철거투쟁) 건으로 소환장을 받았는데 출두하지 않아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안다”며 “만약 잡혀가면 그동안의 활동 전체를 문제 삼을 것이고 아직 한총련이 국가보안법의 이적단체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구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 200개 대학 중 절반이 소속

(사진/ 박승화 기자)

(사진/ 박승화 기자)

지난 5월23일 남북 대학생 상봉 모임을 위해 금강산을 방문하여 리동혁 조선학생위원회 간부와 이야기를 나누는 송효원 한총련 의장(왼쪽). (사진/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