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태/ 한겨레21 편집장 k21@hani.co.kr
그 프로에 침을 뱉어라!
보수신문들은 ‘말리는 시누이’를 넘어 ‘복수하는 시누이’ 같았습니다. 시어머니를 대신해 지독한 분풀이를 하는 듯합니다. 한국방송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둘러싼 해프닝입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 뺨을 때리는 장면은 너무나 유명해졌습니다. 물론 ‘패륜’이라는 딱지가 붙은 건 잘 아실 겁니다. 그 뒤 프로그램을 만든 이들은 신문기자들에게 뺨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한대가 아니라 수십대를. 그것도 아주 모멸적으로.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연출한 김석윤 PD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회사로부터 징계 조치를 받은 직후 <한겨레21>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그는 “드라마를 스틸 사진처럼 보지 말라”고 항변합니다. 기자들이 전체 방송의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 비난만 했다고 화가 났습니다. 그의 주장을 전적으로 수용할 것인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저는 그가 <한겨레21>과 처음으로 긴 이야기를 나눴다는 점이 신기할 뿐입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천인공노할’ 시추에이션을 시나리오에 넣었을까.” <한겨레21>이 묻기 전에 어느 언론도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았다는 게 이상합니다. 그렇게 욕을 바가지로 퍼부으면서도 하나도 안 궁금했을까요?
정치판에서도 ‘패륜’ 시비가 붙었습니다.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빗대어 표현하자면, 며느리가 시아버지의 뺨을 갈긴 셈이랍니다. “DJ 집권 시절에도 도청을 했다”는 국정원의 발표. 그것은 DJ와 그를 존경하는 이들에겐 몽둥이로 뺨을 맞는 충격보다 더했나 봅니다. 심기가 불편해진 그는 폐렴 증세가 악화되면서 병원에 은둔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상황은 역전됐습니다. 오히려 현직 대통령 노무현이 여론의 뺨을 맞으며 쩔쩔매는 형국입니다. 병상에 있는 게 무색하게도, DJ는 정치적 영향력의 면에서 더 파워풀해졌습니다. 보수언론과 야당은 이참에 노무현과 DJ 사이에서 즐거운 줄타기를 합니다. ‘말리는 시누이’가 연상됩니다.
DJ를 주인공으로 한 ‘올드미스터 다이어리’는 곧 한국의 정치사입니다. <한겨레21>은 11년 전인 1994년 11월24일치(35호)에서 ‘김대중 딜레마’라는 표지기획(사진)으로 대히트를 친 적이 있습니다. “버리는 순간 다가오고 손을 내미는 순간 달아나는” 대권을 향한 DJ의 딜레마. 당시 정계에서 물러나 있던 그는 <한겨레21> 인터뷰를 통해 “정치에 개입할 여력이 없다”면서도 검찰이 불기소 처분하기로 했던 12·12 관계자들을 강력히 비판해 화제 만발을 불렀습니다. 시간은 흘러흘러 대통령직까지 마쳤지만, 그는 변함없이 한국 정치의 딜레마적 존재로 꿈틀거립니다.
<한겨레21>은 그 딜레마의 비밀에 다시 도전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딜레마는 동교동계 인사들이 사실상 담합(!)을 한다는 거였습니다. 일사불란하게 입에 지퍼를 채우고 언론 취재에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지침’까지 내려졌다고 합니다. 노병은 죽지 않았습니다. 결코 사라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지금 한국 정치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보수신문들은 ‘말리는 시누이’를 넘어 ‘복수하는 시누이’ 같았습니다. 시어머니를 대신해 지독한 분풀이를 하는 듯합니다. 한국방송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둘러싼 해프닝입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 뺨을 때리는 장면은 너무나 유명해졌습니다. 물론 ‘패륜’이라는 딱지가 붙은 건 잘 아실 겁니다. 그 뒤 프로그램을 만든 이들은 신문기자들에게 뺨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한대가 아니라 수십대를. 그것도 아주 모멸적으로.

<한겨레21>은 그 딜레마의 비밀에 다시 도전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딜레마는 동교동계 인사들이 사실상 담합(!)을 한다는 거였습니다. 일사불란하게 입에 지퍼를 채우고 언론 취재에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지침’까지 내려졌다고 합니다. 노병은 죽지 않았습니다. 결코 사라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지금 한국 정치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