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 3억 소송 제기… <한겨레21> “충분한 근거, 법정에서 입증할 것”
<한겨레21> 제333호 표지이야기 ‘족벌언론 황제, 브레이크가 없다’(2000년 11월16일치)와 관련해 동아일보사가 1월2일 한겨레신문사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냈다.
동아일보는 소장에서 “김병관 동아일보 회장이 청와대에 자사 소유 부동산의 용도변경과 정부 매입 등 몇 가지 ‘민원’을 제기했다는 <한겨레21>의 기사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사는 또 “영남권 경제불황을 부각시킨 ‘대구, 부산에 추석이 없다’ 기사와 이회창 총재를 비판하는 민병욱 칼럼의 삭제, 여당 중진의원들의 정현준 사설펀드 연루 의혹 보도도 사실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기사를 내보낸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21>은 “문제의 기사는 청와대의 책임있는 당국자와 신뢰할 만한 동아일보 내부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해 충분한 취재와 사실확인 과정을 거쳐 보도한 것인 만큼 보도한 내용의 진실성을 법정에서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동아일보사는 지난해 12월 언론중재위원회에 <한겨레21>의 기사 내용에 대한 정정보도 신청을 했다. 12월13일과 20일 잇따라 열린 언론중재위에서 <한겨레21>은 동아일보쪽의 반론권을 보장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동아일보는 정정보도문 게재 주장을 굽히지 않아 중재가 불성립됐다.
<한겨레21>은 중재위에서 △김병관 회장 일가가 동아일보 주식을 100% 가지고 있다는 기사 대목은 김 회장 일가의 절대적 경영권 행사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동아일보쪽이 굳이 100%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정확히 ‘76.1%’로 정정할 수 있으며 △김병관 회장이 김대중 대통령을 만난 시점은 ‘지난 7월’이 아니라 ‘지난해 7월’의 오기라는 점 등 몇가지 대목을 바로잡을 용의는 있지만, ‘관련 기사 내용이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전제 아래에서의 정정보도문은 실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겨레21>은 또 “이 기사가 동아일보를 음해하려는 의도에서가 아니라 동아일보가 불편부당하고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이라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동아일보 경영진의 뜻이 수시로 지면에 반영되고 있다는 보도 내용과 관련해, 동아일보의 편집권 침해 사태 등을 논의한 ‘편집국 기자 동기대표 모임 결과 보고서’ 등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쪽은 “정정이 아닌 반론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맞섰다.
동아일보사가 법원에 낸 소장내용은 지난해 12월 언론중재위원회에 낸 정정보도 신청내용과 거의 동일하지만, 몇가지 대목은 다소 달라져 눈길을 끌고 있다. 남북회담사무국 부지 문제와 관련해 언론중재신청 때는 “동아일보사 제작간부들은 피신청인의 보도가 있기 전에는 남북회담사무국 부지가 고려중앙학원 소유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 소장에서는 ‘피신청인의 보도 이전’ 부분을 ‘2000년 7월경에 <미디어오늘>이라는 매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기 전’으로 바꿨다. <한겨레21>은 언론중재위에서 <한겨레21> 보도 이전에 <조선일보> 등 다른 언론들도 남북회담사무국 부지 매입을 위한 정부의 예산 책정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을 이미 기사화했음을 제시한 바 있다.
(동아일보사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 전문과, <한겨레21>이 언론중재위에 제출한 답변서 전문은 인터넷한겨레에서 볼 수 있다.)
동아일보사측 명예회복 청구고소장
한겨레신문사측 답변서
조계완 기자kyewan@hani.co.kr

사진/동아일보사가 문제 삼은 <한겨레21> 333호 표지이야기 '족벌언론 황제, 브레이크가 없다'

사진/동아일보사가 <한겨레21>보도 이전까지 고려중앙학원 소유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남북회담사무국 부지 전경. 동아일보사쪽은 그러나 법원에 낸 소장에서 이 부분을 수정했다.(이정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