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의회 ‘막강 여성파워’
등록 : 2001-01-02 00:00 수정 :
“여성이 의장단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서 대의기관을 여성이 ‘장악’하고 있다는 말도 하지만 여성의원의 수가 많아서 된 게 아니라 남성의원들이 표를 줘서 된 겁니다.”(인천시의회 박승숙 의원)
인천시의회는 여성의 독무대다. 여성의원의 숫자나 시의회 요직을 여성의원들이 차고 있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독무대’는 소수에 불과한 여성의원들의 치밀하고 준비된 의정활동이 도드라진 데서 생겨난 말이다. 시의회 여성의원은 전체의원 29명 중 4명. 이들 중 이영환(59·사진 왼쪽 둘째) 의원은 현재 의회 의장, 박승숙(63·맨왼쪽) 의원은 부의장, 원미정(40·왼쪽 서있는 사람) 의원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고 홍미영(45·맨 오른쪽) 의원은 의회 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냈다.
막강한 여성파워는 이들의 알차고 날카로운 시정질의가 쏟아지는 의회 회의장에서 그 면모를 과시한다. 활동내용도 여성 문제 등에 국한되지 않고 시 행정을 두루 포괄한다.
이 의장은 그동안 시 금고 선정기준과 일정을 바꾸도록 하는가 하면 해양경찰청사 대전 이전을 반대해 결국 인천에 남도록 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박 부의장은 해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돈먹는 하마로 불리던 시립인천대를 국립대로 전환하도록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여성노동운동가 출신의 원 위원장은 날카로운 질의를 통해 민주노총이 합법화하기 이전부터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운영비를 시가 지원하도록 만들었다. 올해는 장애인과 청소년의 권익을 지키는 쪽으로 의정활동을 펼쳐나갈 생각이다.
“우리가 따로 모여 ‘여성 4인방’ 같은 모임을 만들거나 한 적은 없습니다. 지역에서 각자 활동하고 있는 토대들은 다르지만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뿐입니다.”(원 의원)
여성문제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상을 보이고 있는 의원은 홍 의원이다. 줄곧 여성민우회 활동을 해오고 있는 홍 의원은 시 여성 발전기금이 약속과 달리 제대로 출연되지 않은 탓에 여성정책의 축소를 불러오고 있다고 비판해 시로부터 ‘기금을 늘리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올해는 의회 안에 여성특위를 꾸려 여성실업과 보육 문제, 여성의 공직참여 문제 등을 총괄해서 다룰 생각입니다. 시의회에서 우리가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의정 ‘활동’으로 승부를 해야죠.”(홍 의원)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