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가 하면, 문학 기득권자들은 문학을 사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유력 문예지들은 출판 논리와 문학 논리를 뒤섞어서 비평을 판매전략의 일환으로 변질시키고도 반성할 줄 모르며, 공적인 맥락에서 제기된 비판을 사적으로 보복하기 위해서 정치권에서나 써먹을 만한 흑색선전을 사용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표절 시비에 휘말린 베스트셀러 작가는 한마디 해명도 하지 않고 오만한 침묵을 지키고 있고, 대언론사들은 그런 작가를 버젓이 신춘문예 심사위원으로 위촉한다. 이런 모든 행태는 결국 한국 문학 기득권자들이 얼마나 성찰성을 결한 채, 기득권에 기대는 전근대적 멘털리티에 매몰돼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들은 일종의 오만한 사회귀족 계급을 형성하고, 그 계급 밖에 있는 사람들은 아예 의미있는 말을 생산할 수 없는 무능력자들로 치부하며 경멸하고 있는 것이다. 문학사상사의 명예훼손 고발 그런데 이러한 모든 일들을 총망라하기라도 하듯이, 문학사상사에서는 올해 초에 여러 매체에서 문제제기됐던 이상문학상 의혹을 재론한 <뉴스메이커>의 노만수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함으로써 우리 문학이 얼만큼 성찰적 언어에 무관심한가를 스스로 폭로하고 말았다. 제기된 의혹에 관해서 지면을 통해 논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대신, 소신에 의거해 기사를 작성한 한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함으로써 한국 문학은 지금 그것이 어디까지 추락하고 있는가를 비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문제가 되었던 그 기사를 읽어보았지만, 의혹이 제기되었던 문맥을 총정리해서 밝히는 수준 이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 정도의 기사는 여러 매체를 통해 이미 기사화했는데, 왜 하필 한 매체만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반론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왜 지면을 통해 충분히 논의가 가능한 사안을 법의 해결에 호소하는지 알 수 없다. 문학환경이 전에 없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스로의 위엄을 저버리는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문학은 존경심을 잃어버림으로써 도전에 응전하지 못하고 스스로 옹색한 처지로 자신을 몰아넣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정란/ 시인·상지대 인문사회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