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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3대3, 승부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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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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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에 화제를 뿌린 <한겨레21> 552호의 유시민 의원 인터뷰, 열린우리당 경선을 어떻게 흔들었나

▣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유시민 의원의 ‘정동영계와 적대, 김근태계와 연대’ 인터뷰(<한겨레21> 552호, ‘왕따에서 당 개혁리더로’)가 열린우리당 경선전을 뒤덮고, 새로 출범한 제2세대 당 지도부 안에서도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유 의원이 <한겨레21>과의 심야 인터뷰에서 “기간당원제를 근간으로 한 정당 민주화에서 퇴행적 모습을 보이는 정동영 장관계와 타협이 불가능한 적대적 관계로 변했다”면서 “정당 개혁을 위해 김근태 장관계와 손잡고 갈 수밖에 없다”고 밝힌 뒤 여권은 ‘유시민 논쟁’으로 사실상 날을 지샜다. 유 의원이 인터뷰에서 밝힌 중앙집권형 정당 조직의 분권형 개혁, 중앙당과 계파 보스가 장악해온 회계·공직 선거 후보 발굴, 당원 관리 기능의 시도당 이관 등 당 개혁 방안에 대한 건전한 논쟁은 사라지고, ‘친유시민이냐, 반유시민이냐’ ‘친정동영이냐 친김근태냐’로 편을 갈랐다. 정동영계의 좌장 격인 이강래 의원은 “유 의원이 기간당원제를 자기가 도입해 기초를 만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열린우리당 창당 동지에 대한 모독이고 국민 기만”이라며 “이런 독선과 아집이 (유시민) 왕따의 첫째 이유”라고 비판했다. 송영길·임종석·우상호·김영춘 등 열린우리당 대표 386 의원들도 유 의원을 ‘분열주의자’로 몰아세웠고, ‘장외 친노’ 세력의 대부 격인 이기명 전 노무현 후원회장, 이상호(인터넷 필명 미키루크) 국참연대 수석 부위원장도 유 의원에 대한 ‘릴레이식 비판’에 동참했다.


행운 누린 염동연, 유탄 맞은 김두관

'유시민 논쟁' 이 열린우리당 경선전을 뒤흔들었다. 새로 출범한 2기 당 지도부에서도 논쟁의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박승화 기자)

유시민에 대한 ‘멍석말이’는 결국 4월2일 지도부 경선전의 최대 쟁점이었고, 실제 그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유시민·김두관·장영달 등 개혁 블록 후보들의 상임중앙위 동반 진출을 우려한 구당권파와 문희상 의원 선거 캠프, 구민주당계 대의원들은 유 의원을 분열주의자로 몰아세우며 막판에 염동연 의원과 연대했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위권에 머물던 염 의원은 2위로 선출직 상임중앙위원회에 진입했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며 지도부 진입이 확실시됐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됐고, 김 전 장관과 2~3위를 다투던 유시민 의원도 4위로 지도부에 턱걸이로 진입했다. 열린우리당 안팎에서는 실용 블록의 ‘유시민 때리기’에 맞서 네티즌들이 ‘유시민 살리기’에 나서고, 정동영 장관과 제1세대 지도부를 구성했던 주역인 신기남 전 의장까지 나서 개혁당 그룹의 유시민, 재야파의 장영달 의원에게 표를 모아달라고 호소하면서 안정권인 김두관 전 장관이 ‘유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시민 의원의 인터뷰를 계기로 폭발한 실용 블록과 개혁 블록의 힘겨루기는 전당대회 이후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2기 지도부의 새 선장이 된 문희상 의장은 자신의 당선을 위해 발벗고 뛴 전병헌·박영선·박기춘 의원을 각각 당 대변인, 의장 비서실장, 사무처장에 임명했다. 문 의원은 2명의 임명직 상임중앙위원까지 자신의 선거캠프에 가담한 홍재형·김명자 의원을 임명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개혁 블록에서 지도부에 진입한 유시민·장영달 의원의 공개적인 반발, “너무 전당대회의 논공행상”이라는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하자 4월6일 실용파인 김혁규, 개혁파인 이미경 의원을 최종 인선하는 쪽으로 후퇴했다. 결국 열린우리당 핵심 지도부인 7명의 상임중앙위원회는 실용 블록(문희상·염동연·김혁규)과 개혁 블록(장영달·유시민·이미경) 인사가 3대3의 균형을 이룬 가운데 중도 성향의 한명숙 의원이 중심을 잡는 구도로 절충됐다. 두 진영의 팽팽한 긴장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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