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조선이 김대중 정권을 대신한 정치보복이라니… 자신의 발언 반드시 증명해야
작가 이문열씨의 무책임한 정치적 발언이 또다시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다. 이번 발언은 먼젓번 총선시민연대의 ‘홍위병론’보다 한결 수위가 높다. ‘테러리즘’ ‘정치적 보복’ ‘문화적 위장’ 등 극단적인 정치 용어들이 그의 입을 통해 발설되었다. 발단은 조선일보 주최의 동인문학상 후보작 노미네이션을 황석영씨가 전격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일어났다. 황석영씨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자신의 작품이 동인문학상 심사대상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첫째, 조선일보처럼 군사적 파쇼에 기대어 신문장사를 해온 언론에서 주는 상은 받을 수 없다. 둘째, 심사방식에 찬성하지 않는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종신심사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이문열씨는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앞서의 정치 용어들을 쏟아놓은 것이다.
왜 안티조선 진영을 물고늘어지는가
황석영씨의 동인문학상 후보작 노미네이션 거부는 분명한 명분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문학작품이 문학상을 받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작가가 이루어낸 언어 성취물에 통시적 의미가 부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상작품은 동시대에 제작된 언어창작물의 전범으로서 역사 속으로 들어간다. 따라서 상을 주최하는, 즉, 수상작품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해주는 주체가 역사적 정당성을 결하고 있을 경우, 그 상은 영광이 아니라 수치가 된다. 황석영씨는 자신의 작품이 조선일보라는 친일/친독재의 부끄러운 전철을 밟아온 집단이 심사하는 대상이 되지 않도록 자신의 작품을 지킬 권리가 있다.
황석영씨의 이러한 결정은 지금 시민사회 안에서 빠른 속도로 형성되고 있는 반조선일보 운동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 결정은 작가 황석영의 개인적, 실존적 결단이다. 황석영씨의 결정에 크게 당황한 이문열씨는 공연히 안티조선 운동진영을 물고늘어진다. 그는 매우 강한 어조로 “조선일보가 과거에 군사정권과 결탁했다고 치”더라도, “지금은 안티조선쪽이 현재의 집권세력과 결탁해 있지 않은가”라고 말하면서, “안티조선운동은 일종의 정치적 보복으로까지 보이며”, “현행법으로는 어쩔 수 없으니까 안티조선이라는 일종의 ‘문화적 위장’을 통해 보복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엄청난 발언을 쏟아낸다.
이문열씨의 어법은 늘 이런 식이다.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그럴듯한 어법에 실어 발설함으써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 비판자들에게 ‘과격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를 덮어씌움으로써 분단국 국민 특유의 안정희구심리를 자극한다. 비판자들이 뭔가 큰일낼 사람들이라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다. 게다가 질문을 받았을 때, ‘아님 말고’ 수법을 사용하기 위해서 “보인다”라고 꼬리를 감추는 용렬함까지 잊지 않는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조선일보 제몫 찾아주기 운동’이 ‘테러리즘의 변형’이라는 극언까지 망설이지 않고 있다. 이문열씨는 위와 같은 발언을 하면서 “안티조선의 면면을 보면”이라고 말함으로써, 자신의 판단이 상당한 실증적 고찰의 결과인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실증적 검토의 결과 “안티조선쪽이 현 집권세력과 결탁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는지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또 ‘아님 말고’ 어법 되풀이하는가 이문열씨의 이 발언은 대단히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그의 주장대로라면, 안티조선 운동진영은 정권의 사주를 받아 움직이는 매우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집단이기 때문에, 그의 말이 맞는다면, 당장이라도 해체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이문열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운동의 대의도 사라진다. 따라서 이문열씨는 자신의 발언을 반드시 증명해야만 한다. 이문열씨는 전에도 무책임하게 시민단체를 현 정권의 ‘홍위병’으로 몰아붙인 적이 있다. 그때도 그는 한마디 해명도 하지 않고, 슬그머니 피했다. 이번에는 그렇게 슬그머니 빠져나갈 수 없다. 왜냐하면, 이번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추이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하루에 5천회 이상의 접속 횟수를 보이는 안티조선일보 운동 사이트(www.urimodu.com)를 대신해서 이문열씨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언제까지나 무책임한 소리를 내뱉고 “아님 말고”를 되풀이하려고 하는가? 이문열씨는 분명하게 답해주기 바란다. 안티조선운동을 하는 시민들이 “문화적 위장을 통해 김대중 정권을 대신하여 조선일보에 정치보복을 감행하고 있다”는 증거를 대주기 바란다. 한명의 작가는 자신의 언어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이문열씨처럼 평소에 고결한 선비상을 주장해왔던 작가는 더더욱 그렇게 해야 한다. 식언(食言)이 선비의 덕목일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문학평론가

(사진/김정란/ 상지대 교수·문학평론가)

(사진/<한겨레21> 319호 표지이야기에 실렸던 작가 이문열씨 인터뷰 지면)
이문열씨의 어법은 늘 이런 식이다.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그럴듯한 어법에 실어 발설함으써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 비판자들에게 ‘과격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를 덮어씌움으로써 분단국 국민 특유의 안정희구심리를 자극한다. 비판자들이 뭔가 큰일낼 사람들이라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다. 게다가 질문을 받았을 때, ‘아님 말고’ 수법을 사용하기 위해서 “보인다”라고 꼬리를 감추는 용렬함까지 잊지 않는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조선일보 제몫 찾아주기 운동’이 ‘테러리즘의 변형’이라는 극언까지 망설이지 않고 있다. 이문열씨는 위와 같은 발언을 하면서 “안티조선의 면면을 보면”이라고 말함으로써, 자신의 판단이 상당한 실증적 고찰의 결과인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실증적 검토의 결과 “안티조선쪽이 현 집권세력과 결탁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는지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또 ‘아님 말고’ 어법 되풀이하는가 이문열씨의 이 발언은 대단히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그의 주장대로라면, 안티조선 운동진영은 정권의 사주를 받아 움직이는 매우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집단이기 때문에, 그의 말이 맞는다면, 당장이라도 해체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이문열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운동의 대의도 사라진다. 따라서 이문열씨는 자신의 발언을 반드시 증명해야만 한다. 이문열씨는 전에도 무책임하게 시민단체를 현 정권의 ‘홍위병’으로 몰아붙인 적이 있다. 그때도 그는 한마디 해명도 하지 않고, 슬그머니 피했다. 이번에는 그렇게 슬그머니 빠져나갈 수 없다. 왜냐하면, 이번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추이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하루에 5천회 이상의 접속 횟수를 보이는 안티조선일보 운동 사이트(www.urimodu.com)를 대신해서 이문열씨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언제까지나 무책임한 소리를 내뱉고 “아님 말고”를 되풀이하려고 하는가? 이문열씨는 분명하게 답해주기 바란다. 안티조선운동을 하는 시민들이 “문화적 위장을 통해 김대중 정권을 대신하여 조선일보에 정치보복을 감행하고 있다”는 증거를 대주기 바란다. 한명의 작가는 자신의 언어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이문열씨처럼 평소에 고결한 선비상을 주장해왔던 작가는 더더욱 그렇게 해야 한다. 식언(食言)이 선비의 덕목일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