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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뗏목으로 제주일주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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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2-1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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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우는 뗏목의 제주 말입니다. 떼배라고도 하죠. 지난해부터 이번 항해를 계획하고 준비해왔는데 항해 도중 날씨 가장 큰 변수입니다.”

세밑인 12월31일 전통뗏목 ‘테우’를 타고 제주일주 항해에 나서는 강영식(40·제주자연생태문화 체험골 원장)씨의 요즘 걱정은 온통 날씨다. 물론 어찌해볼 도리없는 날씨 걱정만 하고 있는 건 아니다. 거친 파도에 맞서 ‘도전’하는 사람인 만큼 매일같이 거센 바닷 물살 위에서 노젓는 연습을 하는 등 실전과 다름없는 강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항해 탐험에 나서는 일행은 강씨를 비롯해 대장인 오윤하(50·서예가·북제주군 한경면)씨, 그리고 배 길잡이인 고태수(50·건축업)씨와 권산들(40·인테리어업)씨 등 4명. 열흘 전부터는 호흡을 맞추고 팀워크를 강화하는 맹훈련에 돌입했다. 거센 파도가 ‘적당한’ 훈련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번 항해는 31일 오후 3시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성천포구를 출항한 뒤 9박10일간 성산포-제주시-한림-모슬포를 거쳐 다시 중문관광단지로 돌아오는 기나긴 여정이다. 오직 뗏목에 의지한 채 돛과 노를 이용해 거친 물살과 강풍에 맞서 제주바다를 한바퀴 돌아야 한다.

“겨울에는 보통 제주해상에 사흘에 한번꼴로 태풍주의보가 내립니다. 그래서 사고에 대비해 호위선으로 어로선을 한대 따라붙일 생각입니다.”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항해인 만큼 항해 도중 배 위에서 2000년을 마감하는 낙조제와 새해맞이 기원제도 지낼 예정이다.

지난 8월부터 제작에 들어가 최근 완성된 테우는 가로 6.5m, 폭 2.8m 크기로 통나무 9개를 줄줄이 엮어 만들었다. 쌍돛대도 달았다. 하지만 단순히 통나무를 엮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치밀한 수치에다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수십년간 테우에 몰두해온 이성림(88) 할아버지로부터 철저한 고증 자문을 받기도 했다.


탐험에 나서는 이들이 준비한 것은 열흘치 쌀과 약간의 부식, 텐트, 침낭 등이 전부다. 날씨말고 강씨의 걱정이 또 하나 늘었다. 테우를 제작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항해가 시작되면 호위선도 붙여야 되는 등 들어가는 경비가 만만찮아 애를 태우고 있는 것이다.

“아마 바다에만 떠 있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파도가 거칠어지면 작은 어촌에 정박했다가 다시 떠나야 될 것 같아요.”

테우 제주 일주항해는 www.ttebero.com에서 볼 수 있다.

조계완 기자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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