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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레논의 아들, 그 애증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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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2-1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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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의 사랑과 평화에 대한 관심 때문에 아버지를 향한 수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 평화와 사랑은 결코 내게는 오지 않는 것이었다.”

존 레논의 아들 줄리언 레논이 최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www.julianlennon.com)에 아버지에 대한 단상을 실었다. 줄리언은 존 레논과 그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신디아 포웰과의 사이에 1963년 태어난 아들이다.

1980년 12월8일 정신병자인 마크 채프먼에 의해 암살당한 존 레논의 사망 20주년을 맞이해 추모열기는 더욱 높아졌고 비틀스의 히트곡 27곡을 모은 앨범 <더 비틀스1>은 발매 한달 만에 무려 1200만장이 팔려 가장 빨리 팔려나간 음반으로 기록됐다. 사람들은 줄리언에게 수없이 전화를 걸고 이메일을 보내 아버지의 사망 20주년을 맞아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물었다.

그러나 줄리언에게 아버지 존은 오래 지속되는 고통이었다. 그는 자신의 ‘생물학적인 아버지’ 존 레논과 산 것은 불과 몇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존 레논이 1969년 7살 연상의 오노 요코와 결혼하기 위해 포웰과 이혼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뒤 줄리언은 존 레논이 죽을 때까지 그를 손에 꼽을 정도로 만났을 뿐이다.

존 레논은 반전·평화 운동을 열심히 벌였지만 줄리언은 그의 표현대로 ‘아버지가 되기를 두려워한 아버지’ 때문에 10대와 20대에 고통의 시기를 보냈다. 줄리언은 “나는 아버지가 있든 없든 아버지와 사랑-증오의 수많은 관계를 겪었다”고 말했다.

줄리언은 1984∼91년 사이에 4장의 음반을 내 모두 550만장을 판매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음악가로서의 줄리언 레논이 아닌 존 레논의 아들로서만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존 레논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그에게 사람들은 열심히 비틀스와 존 레논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 답이 없었다. 그는 “인생은 어렵다. 한 사람의 정체성을 발견하려고 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특히 당신이 당신으로 허용되지 않을 경우 더욱 그렇다”고 씁쓸하게 회고했다.

김태경 기자/ 한겨레 국제부gauz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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