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관심 속에 열두 번째로 열리는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8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인권과 민주화운동의 성과를 노래와 연극, 시낭송, 영상, 춤 등 문화의 각 장르를 아우르는 독특한 대중종합예술양식으로 온존히 담아내온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이 땅의 깨어 있는 양심들을 찾아간다. 열두 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12월9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민주화운동가족실천협의회(민가협)가 주최해 해마다 1만여명 이상의 관객이 참여해온 이 공연은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가치인 인권이라는 화두를 한결같이 지켜온 세계 최장기 공연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 행사로까지 발전했다. “분열의 벽을 깨고 하나되는 자리, 절망에서 벗어나 우리가 열망하는 최고의 순간을 맞는 그곳에 나는 함께 있고 싶다”(아비드 후세인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민가협은 인권공연을 통해 모든 이들의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어떤 수감자의 인권도 등한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피에르 사네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는 등의 국제사회의 반응은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양한 색깔이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기 하루 전에 열리는 이번 공연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땅에 79명의 ‘양심수’가 존재하며,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모두를 ‘반쪽 인간’으로 왜곡시켜온 국가보안법과 분단상황이 여전함을 공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남규선 민가협 총무는 밝혔다. 공연은 탤런트 홍석천씨와 양심수 자녀들이 꾸미는 <무지개는 일곱 빛깔이다>는 제목의 동화극으로 시작한다. 흑백마을에 빨주노초파남보의 어린이들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퍼포먼스는 흑백논리가 일상화한 우리 사회의 이데올로기적 경직성을 에둘러 일러준다. 또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형형색색의 다양한 색깔이 공존하기 때문이라는 평범한 진리도 보여준다. 이어 북녘 고향으로 돌아간 비전향장기수들이 북쪽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이 영상을 통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이 영상물은 지난 10월 남쪽 사회단체 대표 중 한명으로 북한 노동당 창건 55돌 행사에 초청받은 민가협 남 총무가 평양의 고려호텔에서 촬영해온 것이다. 비전향장기수들이 남녘의 벗들에게 전하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또 한국방송공사 임세형 프로듀서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는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1948년 이후 일어난 여순사건·인혁당 사건·부마항쟁·광주항쟁·6월항쟁 등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들을 파노라마식으로 펼친다.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동안 문화방송 손석희 아나운서는 국가보안법에 의해 굴절된 우리의 일상을 표현한 이원규 시인의 시를 낭송한다. 이 밖에도 민가협 창립 15주년에 열리는 공연에 의미를 더할 민가협 15년 영상 슬라이드쇼, 전인권과 윤도현이 함께 부르는 <사노라면>, <동지여 굳세게>로 수많은 젊은 심장을 울렸던 김영남씨와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출신들이 모여 만든 노래모임 ‘아줌마’의 노래를 감상할 기회도 있다. 감옥에 있는 전교조 박정훈 교사의 석방을 위해 그의 고등학생 제자 100여명이 부르는 합창도 관심거리다. 록그룹 공연과 함께 홍세화씨의 노래도
(사진/이번 공연에 참가하는 홍세화씨와 홍석천씨) 물론 12년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은 정태춘·박은옥 부부를 비롯해 들국화, 이은미, 윤도현 밴드, 크라잉너트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록그룹들도 출연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이는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와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를 통해 우리 사회에 ‘톨레랑스’(관용)라는 화두를 던진 홍세화씨다. 파리에서 날아와 현재 국내에 잠시 머물고 있는 그는 이날 정태춘씨의 기타 반주에 맞춰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를 선사한다. 이 노래는 그가 파리에서 20년 동안 망명생활을 하면서 60년대 엄혹했던 유신체제에 항거해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 서울대 문리대 교정에 흐드러지게 피던 마로니에를 그리워하며 부르던 노래라고 한다.
12월9일 한국이 세계에 내놓을 만한 몇 안 되는 자랑스러운 공연을 보러 온 가족이 손을 잡고 장충체육관으로 달려가보자.
김창석 기자kimcs@hani.co.kr

(사진/'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공연으로 자리잡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기 하루 전에 열리는 이번 공연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땅에 79명의 ‘양심수’가 존재하며,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모두를 ‘반쪽 인간’으로 왜곡시켜온 국가보안법과 분단상황이 여전함을 공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남규선 민가협 총무는 밝혔다. 공연은 탤런트 홍석천씨와 양심수 자녀들이 꾸미는 <무지개는 일곱 빛깔이다>는 제목의 동화극으로 시작한다. 흑백마을에 빨주노초파남보의 어린이들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퍼포먼스는 흑백논리가 일상화한 우리 사회의 이데올로기적 경직성을 에둘러 일러준다. 또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형형색색의 다양한 색깔이 공존하기 때문이라는 평범한 진리도 보여준다. 이어 북녘 고향으로 돌아간 비전향장기수들이 북쪽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이 영상을 통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이 영상물은 지난 10월 남쪽 사회단체 대표 중 한명으로 북한 노동당 창건 55돌 행사에 초청받은 민가협 남 총무가 평양의 고려호텔에서 촬영해온 것이다. 비전향장기수들이 남녘의 벗들에게 전하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또 한국방송공사 임세형 프로듀서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는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1948년 이후 일어난 여순사건·인혁당 사건·부마항쟁·광주항쟁·6월항쟁 등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들을 파노라마식으로 펼친다.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동안 문화방송 손석희 아나운서는 국가보안법에 의해 굴절된 우리의 일상을 표현한 이원규 시인의 시를 낭송한다. 이 밖에도 민가협 창립 15주년에 열리는 공연에 의미를 더할 민가협 15년 영상 슬라이드쇼, 전인권과 윤도현이 함께 부르는 <사노라면>, <동지여 굳세게>로 수많은 젊은 심장을 울렸던 김영남씨와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출신들이 모여 만든 노래모임 ‘아줌마’의 노래를 감상할 기회도 있다. 감옥에 있는 전교조 박정훈 교사의 석방을 위해 그의 고등학생 제자 100여명이 부르는 합창도 관심거리다. 록그룹 공연과 함께 홍세화씨의 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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