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복권된 육체가 재화의 의미를 가지게 되면서 더욱 희한한 현상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몸이 재화를 생산해내는 주체가 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현상만은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육체는 ‘육체자본’이 된 것이다. 대중 앞에 기호로 전시되는 연예인들의 육체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교환가치가 높은 육체자본 중 하나이다. 특히 여성 연예인의 육체가 비싼 몸값을 가지는 이유는 이 육체들이 남성들의 시선 앞에서 욕망의 재화를 생산해내는 이상화된 이미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경우. 여성 연예인의 육체 이미지 소통이 그 이미지 주인공의 인권을 유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부르고 있다. 그 이미지를 탐욕스럽게 소유하기를 원하는 남성들의 시선에 의해서 한 여성의 생이 가지고 있는 두께는 완전히 잊혀진다. 남성들은 게걸스러운 눈빛으로 육체의 표면을 탐식한다. 그 이미지 주인공의 인격은 육체의 이면을 잃고 허공 속에서 갈가리 찢겨진다. 이런 야만적인 시선의 파시즘은 이미 한 여성 연예인을 죽였고, 바야흐로 또 한명의 희생자를 찾아내어 입맛을 다시고 있는 중이다. 한국 남성들 특유의 정복욕 한국 남성들이 이처럼 여성 연예인의 사생활을 찍은 비디오에 열광하는 또다른 이유는, 한국 남성들 특유의 정복욕 때문이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아직도 여성이 소유하는 재산인 줄 안다. ‘육체자본’을 많이 가지고 있는 유명 연예인의 비디오를 봄으로써, 이들은 자신들이 그 여성을 ‘소유’했다고 착각한다. 유명 여성 연예인은 대대로 권력자들의 소유물이었는데, 디지털 문명의 기적 같은 복제기술에 의하여, 일반 서민 남성들도 그런 여성의 이미지를 시선을 통해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그들도 권력자들처럼 재화가치가 높은 여성을 정복하게 되었다고 느끼는 것이다. 섹슈얼리티의 갑작스러운 부상은 여성관이 미숙한 한국 남성들의 머릿속에서 아주 괴상한 현기증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섹슈얼리티는 과도한 환상에 실려 병들어간다.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저 기름진 육체들. 육체는 다시 소외되고 있다. 그것은 육체가 아니라 좀비들이다. 그 좀비들은 이렇게 중얼댄다. “나는 그 비디오를 보고 싶어. 그런데 왜 보고 싶은지도 잘 몰라. 머리가 아파.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김정란/ 시인·상지대 인문사회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