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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공동구매로 교복의 거품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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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1-2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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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값을 부풀려온 교복업체들의 횡포를 막으려면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시장조사를 통해 교복 한벌의 원가를 계산해보니까 판매가격이 2.5배 정도 비싸더군요. 학부모들이 연대하면 교복값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어요.”

경기도 분당 이매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인 신순용(40·경기도 분당구 야탑동)씨는 ‘참여와 연대’에 앞장선 학부모다. 참여공간은 학교운영위원회이고, 연대공간은 교복 공동구매다. 교복 공동구매를 통한 학부모 연대의 가능성은 지난 98년 대구시 도원중학교에서 발견됐다. 고립·분산된 학부모들이 개별적으로 교복을 사온 관행을 깨고 공동구매를 통해 교복값을 크게 낮춘 것이다.

이를 본 분당지역 학부모들도 교복값 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소매를 걷고 나섰다. 신씨가 운영위원장으로 있는 이매중을 비롯해 매송중, 양영중, 장안중, 내정중, 백현중, 서현중, 불곡중 등 분당 8개 학교 학부모들이 지난 11월21일 교복 공동구매 입찰설명회를 가진 것이다. 27일 마감한 입찰에는 50여개 업체들이 참여했다. 물론 학부모 연대운동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분당지역 14개 중학교 중 6개 학교는 이번 동시입찰에서 빠졌다.

“학부모 개인들의 문제의식이 중요합니다. 공동입찰이란 게 어렵고 복잡한 만큼 학부모 대표들이 사명감을 갖고 총대를 메야 합니다. 봉사정신으로 하는 것이죠. 학교 대표가 적극적이지 않으면 여러 학부모들이 연대해서 공동입찰을 요구하면 되죠.”

어려움은 또 있다. 학부모 연대를 막으려는 업체들의 방해공작이 그것이다. 각 학교차원의 학부모 모임이 단독 입찰할 때면, 업체들이 “이미 내정된 업체가 있고 입찰은 형식일 뿐”이라고 소문을 퍼뜨리거나 담합해서 저가로 낙찰받은 뒤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식으로 공동구매를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교복값 공동구매는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각 ‘지역’ 학부모들이 연대해야 할 필요성을 낳고 있다.

“업체들이 갖고 있는 재고를 공동구매가보다 낮은 헐값으로 덤핑판매하거나 공동구매 교복은 품질을 나쁘게 하는 경우도 있어요. 업체들의 이런 학부모 분열공작을 깨는 길은 조직화뿐입니다.”

조계완 기자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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