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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조혜선] 문화적인 ‘도시락’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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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3-3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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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사진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아이들 도시락에 지혜와 사랑을 담자며 알뜰한 살림 이야기를 풀어내던 자상한 주부. 뜻을 같이하는 주부들과 함께 지역에서 환경보호단체 ‘푸르게 사는 모임’을 결성했던 환경운동가. 칠이 벗겨진 등가구에 은색 스프레이를 뿌려 장식장을 만들고 초콜릿 상자에 컬러시트를 오려붙여 액세서리함을 만들었던 재활용품 작가. 서울 홍대 앞 놀이터 부근의 문화공간으로 ㈜리베떼에서 운영하는 ‘스타일 큐브 잔다리’의 관장을 맡은 조혜선(50)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조씨는 꿈으로 여겼던 갤러리 관장이라는 직책을 이제야 겪는다. 환경과 문화라는 화두를 붙들고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예술에서 재미를 찾으려 한 그이기에 이전의 활동과 아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 어쩌면 서교동의 옛이름인 ‘서쪽의 잔다리’에서 따온 스타일 큐브 잔다리는 조씨의 오랜 관심사를 집대성한 공간인지도 모른다. “예술과 일상을 아우르는 문화적 공간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리라 믿어요. 여럿이 부담 없이 찾아와 사람의 힘을 느끼게 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스타일 큐브 잔다리는 개관 기념으로 사진작가 주명덕의 <도회 풍경>전을 열고 있다. 홍대 앞에서 원로급 작가의 전시회를 마련한 것은 젊음의 공간을 좀더 확장된 개념의 ‘문화 벨트’로 만들려는 숨은 뜻이 담겨 있다. 갤러리에서는 장르를 포괄하는 스타일을 조명하고, 스타일 매이드 상품을 통해 예술과 스타일의 결합을 시도할 예정이다. 60여평의 갤러리는 변경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전시와 아트숍, 윈도 갤러리, 미팅룸으로 다양하게 변신할 예정이다.

식은 밥을 이용해 완자꽂이 도시락을 싸주던 조씨가 이제는 도시의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또다른 ‘도시락’(都市樂)을 내놓으려고 한다. 우리 스타일을 가득 담은 도시락을 먹으며 도시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려는 것이다. “홍대 앞에서 세대의 교감이 이뤄지도록 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이곳에서 생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와 문화, 사람과 사람, 문화와 사람의 다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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