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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싹트는 경찰개혁, 열매도 맺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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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1-2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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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부개혁을 바라는 사람 중 한명일 뿐입니다. 경찰이 깨끗하고 당당해지려면 일선에서 일을 맡고 있는 우리가 스스로를 감시하고 상부의 부당한 지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서울경찰청 기획계 경찰개혁대책반에 있는 이동환(36) 경감의 경찰개혁 논리에는 어떤 대목에서나 조직에 대한 깊은 애정이 묻어난다. 물론 개혁은 경찰의 존재 이유인 인권보호 강화가 목적이다. 그래서 그는 11월22일 인권실천시민연대가 여는 수요대화모임에 초대됐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경찰개혁에 대한 고뇌를 털어놓을 것이다.

이게 아닌데, 하는 그의 고뇌는 경찰대학을 나와 지난 88년부터 일선경찰에 몸담으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뒤 <경우신문> 등에 줄곧 경찰 내부개혁을 요구하는 글을 써왔고 자연히 경찰 안에서 골치아픈 존재가 됐다.

“예전에 글을 통해 경찰개혁을 외칠 때면 상부에 불려가고 감찰을 받는 등 곤혹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록 윗분들의 마음에 안 들어도, 저를 부르거나 하지 않습니다. 조금씩 개혁이 돼가고 있는 셈이죠.”

그가 생각하는 경찰개혁의 핵심은 법을 고치는 데 있다. 대표적인 게 수많은 전과자를 만들어내고 있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다. “술먹다가 사소한 싸움이 일어나도 곧장 경찰이 달려가 형사계로 끌고온 뒤 날을 꼬박 새워 조사하잖아요. 다음날 날이 밝은 뒤에, 그러니까 당사자들의 감정이 가셨을 때 불러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도 있잖아요.”

스포츠 경기나 연예인 행사가 열릴 때면 으레 경찰이 투입되는 데도 그는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명백한’ 테러위협이 있는 것도 아닌데, ‘혹시 있을지 모르는’ 위험을 명분으로 순찰을 돌고 있는 경찰까지 마구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민생치안에 투입돼야 할 공권력을 특정집단이 이용하면 정작 위급할 때 원하는 사람은 경찰의 도움을 받기 어렵습니다.”

이런 부분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는 곳이, 그가 시솝을 맡고 있는 드림위즈 사이트 클럽(club.dreamwiz.com)의 ‘폴네띠앙’이다. 비판적 경찰동호인 모임인 폴네띠앙은 경찰 내부의 NGO로 조직 내부의 세심한 부분까지 건드린다. 현재 전국 경찰 559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그는 인터넷 언론매체인 ‘오마이뉴스’ 기자로도 활동중이다. 최근에는 서울중부경찰서 유치장 알몸 수색을 다룬 ‘경찰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라는 글을 올렸다. “경찰법에 유치장 규정이 딱히 없어서 교도소에 적용되는 행형법을 내부 훈령으로 준용해오다가 이번 사건이 터진 겁니다. 교도소와 경찰서 유치장은 대상이 전혀 다르잖아요. 이런 엉터리 법제를 서둘러 고쳐야 합니다.”

그의 경찰개혁 외침은 “비굴하게 승진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 무서울 게 없다”는 소신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

조계완 기자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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