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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방찬영] 카자흐, 닥터 뱅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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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3-2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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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티(카자흐스탄)=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방찬영 박사(박승화 기자)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한국계 미국인 방찬영(67) 박사는 닥터 뱅(Dr. Bang)이라는 이름으로 카자흐의 웬만한 사람은 다 알 만큼 유명하다.

이 나라의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카자흐스탄 경제경영대학교(KIMEP·키멥)의 총장이자 이사장인 방 박사는 1991~94년 카자흐스탄 대통령 경제담당특보를 맡아 소련에서 독립한 이 나라가 ‘시장경제의 우등생’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총지휘했다. 또 카자흐의 중견기업인 유스코(USCO) 인터내셔널 회장으로 보일러, 가구 등을 생산한다. 소련 시절 공산당 간부학교 건물을 쓰고 있는 키멥은 이제 당 간부 대신 자본주의 전문가를 양성한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UCLA)과 샌프란시스코 대학에서 오랫동안 공산주의 경제를 연구하고 가르치던 경제학자다. 91년 러시아의 붕괴는 그를 연구소 밖으로 불러냈다. “89년 처음 카자흐스탄에 왔는데 평생 공산주의 체제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이자율, 은행, 대출의 개념조차 모르고 있었다. 카자흐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런 자본주의의 기초부터 강의하고 다녔다.” 90년대 초 그는 쿠폰제 민영화라는 형식으로 이 나라에 사유재산제를 도입했다. 사유재산이 없던 노동자들에게 일한 기간과 경력에 따라 재산을 산출한 쿠폰을 나눠줘 주택, 공장 등을 구입하게 한 것이다. 국영기업도 모두 민영화했다. “서방자본, 러시아인, 중국인들이 많은 기업을 사들였고, 옛 공산당 간부들과 카자흐인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높아졌다. 75년 동안 러시아에 착취당한 것도 억울한데 왜 외국인들이 다 차지하느냐, 왜 이렇게 물가가 오르냐는 것이다. 그렇지만 공산주의 체제를 시장경제로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고 고통도 심한 일이다.”

그는 90년대 북한의 나진·선봉 경제특구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김용순 노동당 비서 등과 북한 경제개혁을 논의하고 <기로에 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등의 책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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