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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주의공간- ‘절간’에서 ‘도떼기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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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3-2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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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사진공동취재단

3월30일 대한민국의 ‘눈’과 ‘귀’는 일제히 헌법재판소를 향할 것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헌재 기자실이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1차 심리의 방송 생중계를 헌재가 허용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국민들은 기자실을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됐다. 헌재는 심리 장면을 폐쇄회로 TV를 통해 기자실에만 공개할 방침인데, 인터넷 매체는 물론이고 신문이나 방송사들도 자사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해 이를 실시간으로 전달할 방침이다.

지난 3월12일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헌재 기자실은 ‘도떼기시장’이 돼버렸다. 평소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조용한’ 기자실 중의 하나였다. 한달에 두 차례씩 헌재 판결이 내려질 때나 몇몇 기자들의 발길이 닿는데, 그나마 ‘기사가 안 되는’ 판결이면 가차 없이 외면을 받았다.

기자들이 찾아오는 날이면 헌재 공보관실은 잔칫집 분위기였다. ‘기사를 쓰다가 행여 목이나 마르지 않을까, 배는 고프지 않을까’ 기자들을 위한 각종 음료수와 과자 부스러기가 넘쳐났다. 그래서 헌재 기자실은 기자가 ‘진심으로 환영받는’, 매우 드문 기자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매일 떼거리로 몰려드는 기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첫 평의가 열린 지난 3월18일에는 무려 200명이 넘는 기자가 몰려 개원 이래 최고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헌재는 취재진의 편의를 위해 10평 남짓한 기존 기자실 외에 방 2개를 더 마련해야 했다. 하나는 사진·방송카메라기자 대기실이고, 다른 하나는 법조 출입기자단에 속하지 않은 언론사를 위한 방이다. 하지만 이 조치로도 부족했다. 중앙일간지와 방송사들이 2∼3명의 ‘2진 기자’들을 더 끌고 왔다. 헌재 공보관은 자기 방까지 내줘야 했다.


그래도 헌재 공보관실 사람들은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갑자기 할 일이 많아졌지만, 국민들에게 헌재의 위상을 잘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죠.” 헌재 공보관실 양철수 서기관의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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