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겨우 100쪽짜리 책 한권을 만드는 데 15명이 힘을 합쳐 꼬박 1년이 걸렸다. 프로들이라면 한두달 만에 뚝딱 해치웠을 것이라고? 물론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만드는 데는 사계절이 필요했다.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반영해야 했기 때문이다. <와! 신난다 정발산>은 정발산에 대한 안내책자다. 정발산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시가지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야산이다. 공원이라고 해야 더 맞는 곳이다.


책을 만든 사람들은 고양숲사랑 회원들이다. 고양숲사랑은 2002년 봄과 가을 고양YWCA가 마련한 ‘자연환경안내자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이 주축이 돼서 만든 모임이다. 현재 회원은 20여명. 회원이 모두 주부다. 물론 모든 회원이 책 만드는 일에 다 참여하지는 못했고, 15명가량이 참여했다.
회원들은 2003년 초부터 거의 매주 만나 정발산을 답사했다. 풀, 나무, 새·곤충 등 3팀으로 나누어 정발산에 사는 동식물을 일일이 세밀화로 그리고 설명을 달았다. 자연에서 지켜야 할 일, 자연체험놀이 등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 책을 넘기면, 매주 ‘살피고, 세밀화로 그리고, 기록한’ 정성이 책장마다 가득 배어 있다. “아줌마들이 일냈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책을 만드는 예산은 고양시가 800만원을 지원했다. 초판 1천부를 찍어 3천원씩 팔고 있는데, 한달여 만에 벌써 거의 다 팔렸다. 지난 3월5일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가한 전문가들도 “지금껏 나온 지역 숲 안내책자 중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고 한다. 고양숲사랑은 앞으로 기금이 마련되는 대로, 지역 숲 가꾸기 운동을 벌이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숲 안내도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