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순수한 네티즌으로서 소박하고 자유로운 표현을 시도하다 크게 사고를 쳐버린”(만화평론가 박재동씨) 미디어작가 신규용(33)씨가 자신이 그린 ‘대선자객’ 시리즈를 모아 <대선자객>(개마고원)을 펴냈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 국면에서 인터넷에 연재돼 1일 평균 조회 수가 3만건을 넘어가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활동경로를 넓힌 것이다.
그를 만나기 전, 두 가지 선입견이 있었다. 첫째, 무협지 마니아일 거다. 아니란다. 무협만화 몇권 본 수준이고 무협지는 거의 안 봤다고 한다. 둘째, 문서편집, 조판, 그래픽 에디팅이 수준급인 전문가일 것이다. 역시 아니란다. 포토숍 기능을 중심으로 몇 가지만을 반복해서 쓴다는 것이다. 모르는 기능은 여전히 전문가들에게 묻고 있는 수준이란다.
그렇다면 이 ‘작품’의 탄생 배경은 무얼까. 먼저 그에게는 강렬한 ‘시사 감수성’이 있었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정치를 보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됐고, 그것이 시사패러디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었다. 여기에다 그에게는 회화를 전공한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또 하나의 ‘눈’이 있었다. 합성사진의 이질감을 인공조명으로 누그러뜨리는 힘이 여기에서 나왔다. 그러나 기술적인 완성도나 정교함보다 그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시사현상의 본질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씨는 이제 인터넷 패러디 분야의 스타다. “각 분야의 장르적 상상력으로 환원되지 않는 통합적 상상력을 지녔다”(미디어평론가 변정수씨)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는 뜻이 맞는 인터넷 작가들과 함께 마련한 ‘네티즌들의 시사·정치 놀이터’인 ‘라이브이즈닷컴’(liveis.com)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인터넷 아이디는 ‘첫비’다. 누구나 기억하고 기다리는 ‘첫눈’에 비해 어느 누구도 기억해주지는 않지만 봄 가뭄의 씨앗에게 첫비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다는 뜻이라고 한다. 농부의 아들인 그가 뿌려줄 또 다른 ‘비’를 맞고 싶다.

신규용씨(이용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