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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노동선] “정당 하나 차렸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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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3-0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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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노동선 변호사(김진수 기자)
누군가 “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아마 눈을 위아래로 흘길 것이다. ‘깜’이 되는지를 살피는 거라면 그나마 점잖은 편이다. 실제 2003년 민주당 분당 과정에서도 “정당은 아무나 만드냐.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씨) 정도는 돼야…” 하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보기엔 ‘아무’급인 한 시민이, 시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시민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노동선(47) 변호사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정당이 없다고 밝힌 절반가량의 무당파층을 공략 대상으로 삼겠다고 한다.

“정치인들 욕만 하면 뭐합니까. 이제 시민들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2002년 대선에서 분출된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이라는 열망을 기성 정치권이 실현해주리라는 기대를 접어야 합니다.”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이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구호다.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은 물론, 원내 정당 가운데 이를 표방하지 않는 정당은 없다. 게다가 지역구도 극복과 국민통합은 열린우리당의 창당 구호였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지지를 표명했던 ‘4050 생활정책자문단’의 일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노 변호사에게, 입당 혹은 영입보다는 창당이라는 가시밭길을 택한 이유를 물었다. 각 정당의 공천과정에서 법조인들의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데다, 노 변호사의 경우 산업재해 분야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진 인사다. 그는 “솔직히 그 ‘물’에 들어갈 능력도 없고 설령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물들 가능성이 높아서”라고 답했다.


정치관계법 개정이 늦어져서 아직 창당을 하지 못했지만, ‘희망2080’은 3월 중순 창당→전 지역구 출마→20석 확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0대부터 80대까지 건강한 시민들의 상식에 기반한 정당을 만들겠다는 이 정당의 정치적 지향점은 아직 선명하지는 않다. 150여명의 발기인은 각계의 ‘장삼이사’들로 채워져 있다. ‘정치 혐오’라는 반사이익을 노리는 새로운 정치 실험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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