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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독도 개발? 정부 대응부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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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2-25 00:00 수정 : 2008-11-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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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개발특별법 막으려면 정부가 영유권 문제에 적극 대응해야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kioyh@greenkorea.org

독도는 우리 땅인가. 국민들은 추호의 의심도 없이 우리 땅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고개 들어 일본을 보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에 안주하기 힘들다. 최근 독도우표 발행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과 국회의 독도개발특별법 공청회를 보면 더욱 그렇다.

독도는 현재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사람의 출입이 통제된다. 엄청난 생태적 가치가 있는 섬이다.(강재훈 기자)

천연기념물에 치명상 줄 것


2월12일 국회 공청회에는 해당 상임위인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외교통상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등 정부 부처와 해양관련법 전문가들, 시민단체 등이 모여 치열한 논의를 벌였다. 독도개발특별법은 2000년에 한나라당 윤한도 의원이 발의하고 134인이 서명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독도 영유권 논란이 지속되는 현실에서 독도에 방파제와 접안시설 등을 건설하고 관광지로 만들어 사람도 살고 너도나도 방문함으로써 보란 듯이 우리 땅임을 확인하자’는 게 법안의 취지다. 반면 정부는 겉으로는 ‘환경파괴 우려’를 내세우지만, 내심은 ‘독도에 대해 지금보다 강한 수위의 대응은 일본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 환경단체들은 독도는 있는 그대로 둘 때 가치가 있는 것이지 사람이 출입하고 방파제나 접안시설을 확충할 경우 훼손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현재 독도개발특별법은 이번 회기에 국회를 통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정부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환경단체들에게 ‘SOS’ 신호를 통해 독도개발특별법에 반대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이번 회기 때 폐기되더라도 오는 4월15일 총선이 끝나고 새 국회가 들어서면 얼마든지 비슷한 형태의 독도 관련 법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독도개발특별법이나 독도 관련 개발법이 여론의 주목을 끄는 것은 독도 영유권에 대한 국민정서가 민감하기 때문이다. 사실 독도개발특별법은 법의 구성이나 요건으로 볼 때 기존 환경 관련 법률이나 문화재 관련법을 완전히 무시하는 초법적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따지고 들면 그 자체로 상당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 환경운동연합 박진섭 정책실장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도 엄청난 생태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섬이 독도인데, 이 법대로라면 독도는 극심한 환경파괴로 훼손될 것이 너무도 분명하다”면서 “독도 영유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잘못된 방향으로 오도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독도는 현재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사람의 출입이 통제된다. 우리나라에서 특정한 종이 아닌 서식지나 일정한 공간 전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것은 설악산국립공원의 핵심 지역과 비무장지대, 향로봉~고진동계곡 등 매우 제한적이다. 국가적으로 가장 가치가 높은 곳만 지정한다.

2월21일 열린 독도수호 전국연대의 집회. 국민들은 독도 문제와 관련해 좀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정부의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류우종 기자)
그럼에도 독도개발특별법의 심각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독도 영유권을 강하게 주장하는 일부 보수단체나 보수세력의 목소리가 부각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정부가 독도 문제를 전면적이고 다각적인 방향에서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정부의 대응이 독도 논란에 대한 국민적 체감도에 비춰볼 때 너무 미온적이라는 것이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태도와 준비 정도는 막연한 생각이나 추측과는 무척 다르다. 필자는 최근 일본 도쿄 번화가인 신주쿠에 위치한 기노쿠니야라는 초대형 서점을 들른 적이 있다. 서울의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쯤 되는 곳이다. 그런데 지리와 지도 코너에 갔다가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거의 모든 지도에 한-일간의 국경을 울릉도와 독도(‘다케시마’(竹島)로 표기) 사이에 그려놓은 것이다. 독도보다 큰 섬들도 지도의 축척상 생략하면서 유독 그보다 훨씬 작은 독도는 의도적으로 부각시켜놓았다.

일본의 대응을 상세히 알려라

이에 비해 한국 정부는 당연히 알려야 할 독도 문제의 실상에 대해서도 쉬쉬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들이 독도 문제에 관심이 많다면 당연히 논란의 실상을 알리고 해결 방안에 대한 계획과 전략을 공개해야 한다. ‘정부가 알아서 할 테니 국민들은 조용히 따라오라’라는 식으로는 더 이상 국민적 요구를 해소하기 어렵다. 독도 영유권 논란은 명백히 ‘안보 문제’이며, 안보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풀어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노 대통령이 독도 논란을 두고 “내 아내를 두고 굳이 ‘내 아내요’라고 떠들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 아내에 대해 이웃에게 공공연히 드러내고 싶은 것도 인지상정이다.

독도 문제에 대한 태도를 좀더 뚜렷하게 할 필요는 안보적 차원에서도 제기된다. 국가의 공간적 실체인 영토와 영공, 영해와 관련된 사안에서는 뚜렷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적어도 우리 해군의 해상훈련을 독도 주변에서 하는 것은 의미 있는 정부의 대응이자 국민적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평화적 방법이다.

국민들은 현재 독도 문제와 관련해 좀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적어도 독도에 대한 일본의 대응이 어떠한지 상세하게 조사해 보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 정부와 정치권·학계가 독도에 대해 어느 정도 조사하고 연구했는지, 그들의 구체적인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치밀하게 파악해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소상히 조사해서 보고해야 한다. 그것이 외교부가 할 일이고 국가정보원이 할 일이다.

독도 문제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가 좀더 열심히 대응하고 그것을 남김 없이 국민들에게 보고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국회에서도 현실 가능성이 한참 떨어지는 수준 이하의 독도개발특별법을 들고 나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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