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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시홍] 엎드려쏴올려라, 장애인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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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1-2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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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장애인스포츠 실업팀이 탄생했다. 청주시청 장애인사격팀은 1월27일 창단식을 하고 오는 5월 아테네장애인올림픽대표 선발전을 위한 훈련에 돌입했다. 류호경(40·경추손상), 경성호(43·척수장애), 임성기(35·〃), 박세균(34·〃) 등 장애인사격 국가대표급 선수로 이뤄진 청주시청팀은 일반 대회에도 출전해 비장애인 선수들과도 실력을 겨뤄볼 계획이다. 이시홍(41) 코치는 “엎드려쏴 종목은 일반 선수와 조건이 똑같기 때문에 열심히 훈련하면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직도 장애인 차별이 여전한 사회인 만큼 장애인 실업팀 창단은 쉽지 않았다. 청주시청팀의 산파 구실을 한 류호정(46·임원)씨는 “창단 과정은 좌절의 연속이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류호경 선수의 친형이기도 한 류씨는 2002년 부산 아·태 장애인경기대회 통역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장애인 실업팀의 필요성을 느꼈다. “중국이나 일본처럼 국내 장애인들도 생계 걱정을 하지 않고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들을 찾아가 팀 창단을 제의했지만,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하지만 청주시청은 달랐다. 청주시청은 류씨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다행히 장애인팀은 일반팀에 비해 관리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다. 청주시청 관계자는 “일반팀은 숙소까지 마련해야 하는데 장애인 선수들은 숙소를 원하지 않아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한달에 ‘기본급’으로 90만원을 받는데, 좋은 성적을 낼 경우 최고 30만원의 수당이 붙는다. 게다가 한발에 300원씩 하는 화약총 실탄 비용을 팀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류호경 선수는 “성적만 좋으면 1년에 1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며 “이 정도면 장애인스포츠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대우”라고 즐거워했다. 류호정씨는 “지자체별로 3∼4명 정도의 장애인 선수만 흡수해도 국내 장애인스포츠는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사진 청주시청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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