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가본 미인가 수용시설 ‘은혜 사랑의 집’에 은혜와 사랑은 여전히 없더라
미인가 수용시설 은혜 사랑의 집(<한겨레21> 485호 성역깨기)에는 ‘은혜’와 ‘사랑’이 찾아왔을까.
<한겨레21> 취재진과 ‘조건부신고복지시설 생활자 인권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준)’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13일의 방문조사 뒤 두달 만인 지난 1월8일 은혜 사랑의 집을 다시 찾았다. ‘포근함’마저 느껴지던 바깥 날씨와 달리, 산자락에 둘러싸인 은혜 사랑의 집은 여전히 냉기가 흘렀다.
카드 공중전화기와 우체통 마련
은혜 사랑의 집 관계자가 가장 먼저 ‘자랑스럽게’ 취재진을 데리고 간 곳은 ‘보호실’이라는 이름으로 쓰이던 징벌방이었다. 보호실은 관리인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수용자들이 감금돼 3~7일씩 ‘금식기도’를 강요받던 곳이다. 은혜 사랑의 집쪽은 <한겨레21>의 보도 이후, 보호실로 들어가는 입구와 쇠창살문이 있던 자리에 합판을 덧대어 폐쇄했다. 시멘트 벽이 거칠게 드러나 있던 목욕실은 새로 분홍색 타일을 깔아 새롭게 ‘단장’했고, 숙소 건물 전체에 새로 페인트를 칠했다. 심지어 벽 한 귀퉁이에는 ‘앙증맞은’ 벽시계까지 달아놓았다. 이전에 창고로 쓰던 방을 비워 ‘사회복지사실’도 따로 마련했다. 아직 방 내부 정리도 안 된 상태였지만, 은혜 사랑의 집 관계자는 “앞으로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생활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들이 묵던 숙소는 외부 방문객이 이용하던 숙소로 옮겨졌다. 이전의 여성숙소는 화장실에 칸막이가 없는데다, ‘문제를 일으킨’ 수용자들을 방에 가둬놓고 바깥에서 문을 잠가, 당시 취재진이 잠겨 있던 방문을 열었을 때 한 여성이 갇혀 있는 충격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새로 옮긴 여성숙소에는 텔레비전이 설치돼 하루에 3시간30분 정도는 텔레비전 시청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6명이 20평 남짓한 공간에 ‘집단 수용’되면서 개인 공간이 더 없어졌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 여성 수용자는 “예전에는 산책할 마당이라도 있었는데, 이 방에 한꺼번에 모이면서 식사시간이 아니면 밖에 나가지 못해 더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수용자들이 외부와 철저히 격리됐다는 지적에 따라 카드 공중전화기가 설치됐고, 바깥에 보내는 편지를 사무실에서 ‘검열’하는 일을 막기 위해 우체통도 마련됐다. 은혜 사랑의 집 관계자는 “보호자가 간식비를 보내오는 수용자에게 공중전화카드를 지급할 계획”이라며 “또 편지지와 봉투, 우표 등을 수용자에게 나눠주고, 본인이 직접 우체통에 편지를 넣을 수 있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20여년 동안 계속됐던 ‘40일 철야기도’도 사라졌다. 그러나 수용자들의 ‘이동권’은 여전히 침해당하고 있었다. 숙소의 이중 철문은 그대로였고, 알코올 중독자와 정신장애인이 분리되지 않아 알코올 중독자가 정신장애인을 억압하는 실질적인 ‘위계 관계’도 방치된 상태였다. 보건복지부의 해결 의지는 없는가 보건복지부는 보도가 나간 뒤 관할 보건소에 공문을 보내 “조사결과 (시설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관할 경찰서 수사의뢰 및 조건부 신고시설 철회 등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정신보건시설과 연계 추진’ ‘시설 안전점검’ ‘입소생활자 개별면담’ 등 실질적인 모든 조처를 담당직원이 1명에 불과한 보건소에 떠넘겼을 뿐이다. 김정하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간사는 “복지부는 오직 시·군·구에서 올라오는 조사 내용에만 의존할 뿐, 적극적인 실태조사와 해결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조건부 신고시설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폐쇄할 곳은 과감히 없애는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은혜 사랑의 집은 최근 공중전화와 우체통을 설치하고 보호실을 폐쇄했다. 그러나 수용자들은 여전히 제대로 된 치료없이 감금되어 있다.
은혜 사랑의 집 관계자가 가장 먼저 ‘자랑스럽게’ 취재진을 데리고 간 곳은 ‘보호실’이라는 이름으로 쓰이던 징벌방이었다. 보호실은 관리인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수용자들이 감금돼 3~7일씩 ‘금식기도’를 강요받던 곳이다. 은혜 사랑의 집쪽은 <한겨레21>의 보도 이후, 보호실로 들어가는 입구와 쇠창살문이 있던 자리에 합판을 덧대어 폐쇄했다. 시멘트 벽이 거칠게 드러나 있던 목욕실은 새로 분홍색 타일을 깔아 새롭게 ‘단장’했고, 숙소 건물 전체에 새로 페인트를 칠했다. 심지어 벽 한 귀퉁이에는 ‘앙증맞은’ 벽시계까지 달아놓았다. 이전에 창고로 쓰던 방을 비워 ‘사회복지사실’도 따로 마련했다. 아직 방 내부 정리도 안 된 상태였지만, 은혜 사랑의 집 관계자는 “앞으로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생활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들이 묵던 숙소는 외부 방문객이 이용하던 숙소로 옮겨졌다. 이전의 여성숙소는 화장실에 칸막이가 없는데다, ‘문제를 일으킨’ 수용자들을 방에 가둬놓고 바깥에서 문을 잠가, 당시 취재진이 잠겨 있던 방문을 열었을 때 한 여성이 갇혀 있는 충격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새로 옮긴 여성숙소에는 텔레비전이 설치돼 하루에 3시간30분 정도는 텔레비전 시청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6명이 20평 남짓한 공간에 ‘집단 수용’되면서 개인 공간이 더 없어졌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 여성 수용자는 “예전에는 산책할 마당이라도 있었는데, 이 방에 한꺼번에 모이면서 식사시간이 아니면 밖에 나가지 못해 더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수용자들이 외부와 철저히 격리됐다는 지적에 따라 카드 공중전화기가 설치됐고, 바깥에 보내는 편지를 사무실에서 ‘검열’하는 일을 막기 위해 우체통도 마련됐다. 은혜 사랑의 집 관계자는 “보호자가 간식비를 보내오는 수용자에게 공중전화카드를 지급할 계획”이라며 “또 편지지와 봉투, 우표 등을 수용자에게 나눠주고, 본인이 직접 우체통에 편지를 넣을 수 있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20여년 동안 계속됐던 ‘40일 철야기도’도 사라졌다. 그러나 수용자들의 ‘이동권’은 여전히 침해당하고 있었다. 숙소의 이중 철문은 그대로였고, 알코올 중독자와 정신장애인이 분리되지 않아 알코올 중독자가 정신장애인을 억압하는 실질적인 ‘위계 관계’도 방치된 상태였다. 보건복지부의 해결 의지는 없는가 보건복지부는 보도가 나간 뒤 관할 보건소에 공문을 보내 “조사결과 (시설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관할 경찰서 수사의뢰 및 조건부 신고시설 철회 등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정신보건시설과 연계 추진’ ‘시설 안전점검’ ‘입소생활자 개별면담’ 등 실질적인 모든 조처를 담당직원이 1명에 불과한 보건소에 떠넘겼을 뿐이다. 김정하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간사는 “복지부는 오직 시·군·구에서 올라오는 조사 내용에만 의존할 뿐, 적극적인 실태조사와 해결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조건부 신고시설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폐쇄할 곳은 과감히 없애는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