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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표명렬] 내가 빨갱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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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1-1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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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명렬(66·예비역 육군 준장)씨는 1965년 10월부터 다음해 10월까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당시 표명렬 중위는 맹호부대 소총중대 소대장이었다.

“전쟁을 겪어본 사람이 전쟁이 얼마나 비참한지 가장 잘 안다. 나처럼 국가를 위해 사람을 죽여본 군인은 인간 생명의 경외성에 대한 생각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 부시 행정부에서도 4성장군 출신인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이 외교와 대화를 강조한다.”

지난해 그는 신문 기고 등으로 이라크 추가 파병을 반대했다. 육군 정훈감 출신인 표 장군은 지난해 말 역대 육군 정훈장교들 단체인 ‘정훈동우회’에서 제명됐다. 이라크 추가파병에 반대했고 한국군의 정통성을 부정했다는 게 제명 이유다. 최근 재향군인회 차원의 징계도 거론되고 있다.

“정훈동우회 제명에 전혀 개의치 않았지만, 군이 이렇게 엉망인가 싶어 부끄러웠다. 우리 군이 민주·민족 군대로 거듭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를 빨갱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누구보다 군을 사랑한다. 우리 군은 직업군인이나 장군의 군대가 아니라 국민의 군대이다.”

그는 자신의 이라크 파병 반대가 예비역의 주장이란 점을 강조했다. 현역 군인은 정부 결정 과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파병 결정을 내리면 이를 반대하는 군인이라도 명령에 따르고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현역 군인이 이라크 파병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모두 잘못된 행동이다. 이라크 파병에 반대해 군무이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강철민 이등병이 잘못이라면, 대규모 전투병 파병을 내놓고 주장했던 국방부 일부 장성들도 잘못이란 것이다. 그는 육군사관학교(18기)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대만 정치심리전 대학을 수료했다. 1985년부터 87년까지는 육군 정신교육 최고책임자인 정훈감을 지냈다.

글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사진 한겨레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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