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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몽골에서 만난 우리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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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0-1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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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귤. 설악산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대표적인 희귀식물. 몽골 보고흐산에는 빨간 열매가 지천으로 열려 있다)
지난 9월 우리 식물 살리기 국민운동본부쪽과 함께 몽골에 식물탐사를 다녀왔다. 식물학자로서 이 여행에서 많은 걸 느꼈다. 먼저 한국의 학자들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에 젖어 있나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국내 학자들은 우리 식물의 범주를 반도 남쪽의 조그마한 땅덩어리를 놓고 생각했다. 식물에는 국경이 없는데 말이다.

예컨대 우리가 흔히 보는 ‘애기똥풀’이란 풀은 야생화인 동시에 약용식물이다. 그런데 이 식물은 변종이고 기본종은 몽골을 비롯해 한반도와 연계된 대륙에서 자란다. 기본종도 모르고 어떻게 이땅의 변종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 또다른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 설악산 등에 자라는 ‘월귤’이란 식물이 있는데 아주 희귀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귀해서 증식하려고 해도 몇 그루 만나기가 힘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월귤이 몽골의 산에는 지천이다. 처음 만났을 때에는 너무나 반가워 종자를 몇알 모았는데 나중에는 워낙 많아 열매를 따서 목을 축일 정도였다. 진짜 우리에게 값지고 귀한 것을 제대로 보전하려면 이웃 나라를 함께 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몽골에서 발견한 우리의 희귀식물에는 분홍바늘꽃, 날개하늘나리 등도 있었다.

몽골탐사과정에서 닻꽃이나 오이풀처럼 여기나 그곳이나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황산차처럼 북한에만 자라 남한에서는 꼭 보고 싶었던 식물, 우리나라에 들여와 우리 식물과 함께 연계하여 자원화하면 좋을 듯싶은 부추속 식물만도 수십 가지 확인한 것은 또 하나의 수확이었다.

우리 식물 살리기 운동본부에서는 이번 몽골탐사를 계기로 앞으로 러시아, 중국의 옛 발해 땅에도 탐사여행을 떠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탐사를 통해 진짜 우리 식물의 적절한 자리매김과 미래를 계획하고자 한다는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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