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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백두대간을 다 뭉갤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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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09-2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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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와 강원도의 무모한 ‘설악-금강권 관광개발사업’… 환경부 반대속에 통일부도 회의적

(사진/백두대간 이어지는 설악산국립공원의 산줄기 파노라마. 끊임없는 개발위협을 받고 있다)
통일의 길, 경의선이 열리고 있다. 남북교류의 새 역사가 출렁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남북교류를 틈타 무모한 난개발이 한구석에서 똬리를 틀고 있다. 문화관광부와 강원도가 추진중인 ‘설악-금강권 관광개발사업’이라는 엄청난 계획이 그것이다. 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관광연구원과 강원도 산하 강원개발연구원의 공동연구로 진행돼 지난 8월 최종보고서가 마련됐다. 구체적인 개발사업의 설계와 기술적인 내용은 현대건설이 맡았다.

외금강·해금강 일대를 골프장·호텔 천국으로

이 보고서의 내용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설악권 개발계획부터 살펴보자. 백두대간 한가운데에 150만평에 달하는 스키장과 콘도를 짓는 흘리고원스포츠단지를 비롯해 설악산지구의 학사평에 속초국제관광도시를 건설하고 화진포, 송지호 등 해안습지에 호텔과 콘도를 대규모 조성한다는 엄청난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에 영랑호, 청초호 등의 철새도래지를 관광단지화하는 것을 비롯해 양양국제공항 배후에는 골프장을 비롯한 콘도를 건설하는 계획도 있다. 특히 지난 95년 추진하다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반대로 무산된 설악산모노레일을 비롯해 오색케이블카 건설과 백두대간 북암령에 스키장 건설 등도 이번에 포함됐다.

(사진/문화관광부와 강원도가 추진중인 금강-설산 개발계획 중 설악산 개발계획 지역 위치도)
백두대간 한가운데에 스키장과 콘도를 짓겠다니! 문화부와 강원도는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렇듯 무모한 계획을 했는지 모를 일이다. 이 계획 입안에는 무려 5억원의 용역비용이 들어갔다. 이들은 또 실제 이 개발계획이 허가가 날 수 있다고 보았나. 아마 환경단체가 나서기 전에 관련 부처에서 허가를 내줄 수 없을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면 5억원이란 용역비는?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설악산국립공원에 대한 마구잡이 개발의 우려는 어제오늘 나온 게 아니지만 그때마다 다행스럽게도 환경부나 산림청이 “백두대간만은 반드시 지킨다”는 백두대간보전정책 의지와 방침을 굳게 지켜왔다.

설악산은 우리나라 20개의 국립공원 중 탐방객이 가장 많고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하는 곳이다. 이미 70년대 이후 개발이 이루어져 지금은 더이상 개발을 하려 해도 할 곳이 없는 과잉투자 상태다. 지금도 설악산 학사평 일대에는 짓다가 부도가 난 콘도가 3곳이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설악산을 개발한다고 할 때 환경부가 호락호락 물러날 리 없다. 지난해부터 속초시를 중심으로 타당성이 제기되었던 설악산모노레일 사업의 경우 환경부는 공식적인 반대를 했고 환경단체들도 반대했다.

더구나 설악산모노레일 사업은 지난 95년 제기되었다가 환경성과 타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무산되었던 사업이다. 그런데 다시 이 사업이 고개를 드는 것은 설악-금강권 관광개발사업에 모노레일사업을 살짝 끼워넣었기 때문이다.

금강권 개발계획도 무모하기는 마찬가지다. 보고서는 외금강 지구의 경우 온정리 온천단지를 비롯해 삼일포에 골프장과 콘도, 호텔을 세우고 시중호 일대에도 골프장, 콘도, 호텔 등을 짓도록 계획되어 있다. 동정호에도 골프장과 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 마련되어 있다. 한마디로 외금강과 해금강 일대를 온천, 골프장, 호텔, 콘도로 뒤덮이게 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다 내금강권에는 10만평에 가까운 호텔리조트를 건설하는 계획도 있다.

자연환경법·산림법 줄줄이 위반

(사진/내설악의 백담사 계곡의 빼어난 풍광. 문화관광부와 강원도가 추진하는 설악-금강계발계획에는 이 곳도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금강산개발에 대해서는 현대에서 무성하게 이야기가 떠돌았으나 정부가 나서서 추진하겠다는 내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문화관광부의 계획에 대해 통일부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개발은 지금 이루어진 수준에서 더 진행되려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나마 외금강쪽이 일부 개방되었을 뿐 나머지 개발의 문은 쉽게 열리기 힘들다. 남쪽에서 서두르지만 북쪽은 안중에도 없다. 특히 내금강쪽은 검토나 협의조차 2005년이 지나서 하자고 한다”라고 말했다.

금강권의 개발은 아직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북쪽의 태도가 호락호락하지 않고 골프장과 호텔, 콘도 등의 대규모 레저시설의 건설에 대한 남쪽 내부의 반대 분위기도 크다.

문화관광부의 설악-금강권 관광개발사업은 환경단체와 관련전문가들이 보면 아연할 계획들로 점철돼 있다. 그래서 일장춘몽이 될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런 무모하고 비현실적인 개발계획의 기본안을 마련하는 데만 문화관광부가 무려 5억원의 예산을 들여서 추진했다는 데 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대통령 지시사항이고 우리 부에서도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내용이다. 북한쪽과 얘기만 잘 되면 남북협력관광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간과하는 게 있다. 북쪽의 태도 이전에 설악권의 개발 자체가 현행 관련법인 자연환경법, 자연공원법, 산림법 등에 줄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특별법이다. 연구를 담당했던 한국관광연구원의 심한섭 박사는 “특별법 없이는 불가능한 내용”이라며 특별법을 통한 개발의도를 내비쳤다.

문화관광부와 강원도는 어쩐 일인지 아직 이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문화부는 표면적으로 북쪽의 태도와 관련부처와의 조율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는 다른 데 있다. 현재 상황에서 이 계획이 발표되면 시민단체를 비롯한 국민들의 반대가 불보듯 뻔한 만큼 시기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여하튼 문화관광부와 강원도의 설악-금강 개발계획은 계획대로 추진되면 큰 논란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지 검토나 계획만으로 그친다고 해도 끝나는 게 아니다. 도대체 누굴 위해, 국민의 세금 5억원을 낭비했는지에 대한 준엄한 감사를 받아야 마땅하다.

서재철/ 녹색연합 생태보전부장

설악산 관광개발사업의 내용과 분석

주요개발사업

사업내용

위치 및 행정구역

흘리고원

대규모 레저단지(스키장)

백두 대간,고성군 간성읍 흘리

화진포해변휴원지

관광리조트(호텔,콘도)

해안습지,고성군 현내면

송지호관광휴양지

복합관광단지(호텔,콘도)

해안습지,고성군 죽왕면 오호리

영량호 유원지

레저타운(놀이공원)

해안습지,속초시 장사동

청초호 유원지

호텔과 해양관광시설

해안습지,속초시 교통·조양동

속초 국제관광도시

대규모 관광단지

설악산국립공원,속초-고성 일대

설악산 모노레일 건설

관광용모노레일

설악산국립공원,속초시 설악동

인제산악휴양단지

대규모 위락단지

북한강 최상류,인제군 북면 원통리

양양공항 관광도시

골프장, 호텔 등 위락단지

낙산도 도립공원,양양군 손양면 일원

오색케이블카건설

관광용 케이블카

설악산국립공원,양양군 서면 오색리

북암스키장

스키 스포츠 종합 휴양단지

백두 대간,양양군 서면 북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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