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정화처리시설 거치지 않은 오·폐수 유입… 위락시설 들어서 식수원 공급 기능 상실 위기
경상남도 가지산 도립공원. 가지산을 비롯해 운문산, 천황산, 취서산 등 1천미터가 넘는 명산들이 7개나 밀집돼 있는 곳이다. 이름하여 영남알프스. 이곳 남쪽에 댐이 하나 들어섰다. 밀양댐이다. 이 댐은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양산시 원동면 선리,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에 걸쳐 뻗어 있다.
지난 91년에 시작해 모두 1840억원을 들여 지난해 10월에 토목시설이 완공됐다. 높이 89m, 길이 535m, 총 저수량 7360만t 규모다. 다목적댐으로 건설됐지만 밀양댐은 실제로는 밀양, 양산, 창녕 등 3개 시·군에 대한 식수공급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지난해 10월4일부터 담수에 들어간 이 댐은 올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식수를 공급할 예정이다.
배내골 점령한 위락시설이 오염의 근원
그런데 이 밀양댐이 지금 식수공급 기능은커녕 이 지역에 새로운 환경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댐 상류지역인 배내골에 무분별하게 들어서 있는 150여개 이상의 숙박 및 유흥업소가 하루 140t가량의 오·폐수를 배출하고 있는데다, 이 오염된 물이 그대로 댐으로 들어가 식수용 담수를 오염시키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댐 상류지역인 배내골은 본디 밀양과 울산에서도 손꼽히는 오지로 1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영남알프스 인근지역 가운데 가장 청정한 곳이었다. 탁월한 풍치를 자랑하는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바위절벽인 농암대가 있는데다, 계곡에는 수달이 득실거렸다. 또 계곡 주변의 산에는 산양도 흔히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경남의 생태보고이자 영남알프스의 대표적인 골짜기가 바로 배내골이었다. 이 배내골 지역이 오염된 것은 지난 95년부터. 당시 이곳에 130여건의 건축물에 관한 신·증축 허가가 이뤄지면서 각종 음식점을 비롯해 숙박시설과 연수원 등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이 지역 환경운동가인 윤중갑(48세)씨는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정말 아름답고 깨끗한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배내골을 보면 골짜기 구석구석까지 유흥시설과 위락시설이 들어서서 할 말을 잃을 정도다. 자갈치시장을 빰칠 정도”라며 “이게 다 밀양댐 담수를 오염시키는 근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무엇보다 댐을 짓기 전 한국수자원공사가 댐 상류지역에 짓기로 한 하수정화처리시설을 짓지 않으면서 빚어졌다. 지난 95년 수자원공사는 밀양댐과 관련해 담수 전에 댐 상류지역에 오·폐수처리시설을 건설하고, 또 이곳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는 환경영향평가 이행계획서를 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그후 이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수자원공사는 특히 99년 1월 이후에는 밀양댐 상류지역의 오폐수정화처리시설 건설을 관한 책임을 자치단체로 돌렸다. 당시 정부는 물관리종합대책을 마련해 오폐수정화처리시설에 대한 책임을 자치단체가 맡도록 했던 것이다. 이 바람에 수자원공사는 슬쩍 물러나고 자치단체들이 폐수정화시설 건설에 대한 책임을 떠안게 된 것이다. 물론 오염자부담 원칙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오폐수정화처리시설을 짓고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면 타당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가 밀양댐을 건설하는 전제조건 중 하나가 바로 오폐수정화처리시설 건설이었다. 수자원공사가 처리장 건설 약속 저버려
그렇지만 수자원공사는 공사가 끝날 때까지 이를 미루었고, 나중에는 정부의 방침이 바뀌니까 자치단체에 떠넘긴 것이다. 처음에 댐 지을 때는 뭐든 다 할 것처럼 화려하게 약속해놓고 진행과정에서는 귀찮으니까 뒤로 미루고 눈치를 본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밀양댐사업단의 이씨동 단장은 “애초에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에 해당 시·군과 협의하여 오폐수정화처리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만 책임있는 것이 아니라 자치단체도 오폐수정화처리시설의 건설에 책임이 있다”며 해명했다.
하지만 밀양시청 관계공무원은 “똑같이 정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대놓고 말은 못해서 그렇지 수자원공사는 분명히 앞 다르고 뒤가 달랐다. 애초가 우리가 건설해야 할 정화처리시설 같았으면 댐 건설 초기부터 3개 시·군이 협의하여 건설했지 뭐 때문에 댐이 건설된 뒤 담수때까지 가만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렇든, 저렇든 우리 주민들이 먹을 물인데 우리가 다른 것도 아니고 물관리에 그렇게 안일하게 대응할 수가 있겠는가. 아무리 변명해도 수자원공사는 봉이 김선달 빰치는 물장사꾼들이다. 자기들은 댐만 짓고보자는 속셈이었지 그 물이 누가 먹든, 맑든 더럽든 별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양산시청 관계자의 말이다.
현재 밀양댐 상류의 오폐수정화처리시설은 양산과 밀양시 창녕군 등이 60억원을 들여 2002년 하반기에 준공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이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밀양댐은 어쨌든 그동안에는 오·폐수 처리방법 없이 식수 및 용수공급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여기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밀양댐 상류지역에는 골프장 등 초대형 위락시설이 또 들어서기로 돼 있다. 경상남도는 지난 98년 8월25일 신세계관광개발(주)가 신청한 경남 양산시 원동면 대리, 상도동 어곡리 일대 56만9천여평에 18홀 규모의 골프장(27만4600여평) 계획을 허가했다. 이 지역은 바로 밀양댐 상류지역이다. 또 한달 뒤에는 이 회사가 제출한 골프장 예정지 인접 지역에 종합휴양시설(29만5200여평)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승인했다. 상수원보호구역인 밀양댐 상류 57만평에 골프장, 호텔, 스키연습장 등을 갖춘 초대형 위락시설을 버젓이 허가해준 것이다.
지난 91년 수자원공사가 제출한 밀양댐 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수몰지역에서 5km 이내에는 특정개발사업 등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해놓고 있다. 나아가 이 보고서에는 밀양댐 인근 41.7평방km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당시 환경부는 이 보고서의 협의당사자이다.
그런데 환경부는 댐이 건설중이던 98년에 91년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협의를 뒤집고 밀양댐 상류지역에 골프장이 들어서는 데 동의해주었다. 이 때문에 인·허가권자인 경상남도청의 관련담당자는 뉴월드관광단지 골프장사업에 대해서 “뭐가 문제인가. 본래 골프장 사업이 항상 말이 많은 법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적법하게 처리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부도 협의해준 것 아닌가”라며 되레 당당하게 반문했다.
세수에 눈먼 자치단체는 골프장 허가
해당 지자체인 양산시 관계자는 “뉴월드 관광단지 예정지가 상수원보호구역 예정지인지는 알고 있었으나 다른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일년 세수입만 약 30억원씩이라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산 시민의 모임 박승희씨는 “상수원보호구역에 골프장이 웬말인가. 아무리 세수증대가 좋고 지역발전이 좋다지만 이건 너무하는 거 아닌가. 경남도나 양산시 모두 환경에 대해서는 조금의 고려도 없는 사람들이다. 사업의 절차도 그렇고 허가 과정도 그렇다”고 말했다. 환경운동가 윤중갑씨는 “수자원공사도, 자치단체들도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식수댐을 만들면서 어떻게 상류지역에다 그처럼 많은 위락시설을 허가해 줄 수 있는가”라며 어처구니없어 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생태보전부장

사진/오·폐수정화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채 담수가 시작된 밀양댐의 전경. 담수가 진행될수록 수질이 악화되고 있으며 탁도도 깊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밀양댐이 지금 식수공급 기능은커녕 이 지역에 새로운 환경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댐 상류지역인 배내골에 무분별하게 들어서 있는 150여개 이상의 숙박 및 유흥업소가 하루 140t가량의 오·폐수를 배출하고 있는데다, 이 오염된 물이 그대로 댐으로 들어가 식수용 담수를 오염시키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댐 상류지역인 배내골은 본디 밀양과 울산에서도 손꼽히는 오지로 1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영남알프스 인근지역 가운데 가장 청정한 곳이었다. 탁월한 풍치를 자랑하는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바위절벽인 농암대가 있는데다, 계곡에는 수달이 득실거렸다. 또 계곡 주변의 산에는 산양도 흔히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경남의 생태보고이자 영남알프스의 대표적인 골짜기가 바로 배내골이었다. 이 배내골 지역이 오염된 것은 지난 95년부터. 당시 이곳에 130여건의 건축물에 관한 신·증축 허가가 이뤄지면서 각종 음식점을 비롯해 숙박시설과 연수원 등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이 지역 환경운동가인 윤중갑(48세)씨는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정말 아름답고 깨끗한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배내골을 보면 골짜기 구석구석까지 유흥시설과 위락시설이 들어서서 할 말을 잃을 정도다. 자갈치시장을 빰칠 정도”라며 “이게 다 밀양댐 담수를 오염시키는 근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무엇보다 댐을 짓기 전 한국수자원공사가 댐 상류지역에 짓기로 한 하수정화처리시설을 짓지 않으면서 빚어졌다. 지난 95년 수자원공사는 밀양댐과 관련해 담수 전에 댐 상류지역에 오·폐수처리시설을 건설하고, 또 이곳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는 환경영향평가 이행계획서를 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그후 이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수자원공사는 특히 99년 1월 이후에는 밀양댐 상류지역의 오폐수정화처리시설 건설을 관한 책임을 자치단체로 돌렸다. 당시 정부는 물관리종합대책을 마련해 오폐수정화처리시설에 대한 책임을 자치단체가 맡도록 했던 것이다. 이 바람에 수자원공사는 슬쩍 물러나고 자치단체들이 폐수정화시설 건설에 대한 책임을 떠안게 된 것이다. 물론 오염자부담 원칙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오폐수정화처리시설을 짓고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면 타당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가 밀양댐을 건설하는 전제조건 중 하나가 바로 오폐수정화처리시설 건설이었다. 수자원공사가 처리장 건설 약속 저버려

사진/밀양댐 상류지역인 배내골 일대의 골프장 건설 예정지에서 댐과 골프장의 거리를 확인하고 있는 양산 시민의 모임 대표 박승희씨(왼쪽)와 밀양지역 환경운동가인 윤중갑씨(오른쪽).

사진/밀양댐의 상류지역인 배내골에는 댐의 완공 전후에도 상수원 보호지역에 별장과 식당, 여관들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