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스럽다’는 의미에 대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촌스럽다’는 단어의 뜻을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할까? 무식, 무지, 시대에 뒤떨어짐 따위가 아닐까? ‘빚더미 농가, 출구를 찾아라’를 읽으면서 문득 ‘촌스럽다’는 단어가 생각났다. 우루과이라운드를 시작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 농촌을 말살하고 있다. 이제 농사는 천하의 대본도 아니요, 국민의 식량을 책임지는 거룩한 사명을 감당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휴대전화, 컴퓨터, 자동차를 팔기 위한 제물이 되기를 강요받고 있다. 지금 농촌의 본질적인 문제는 눈에 보이는 빚더미가 아니라 ‘촌스럽다’는 단어의 의미가 말해주듯 우리가 정서적으로 이미 그들을 버렸다는 데 있다. 생명을 잉태하는 곳이 죽음의 거처가 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발 농촌을 도시민들이 먹다 남은 것으로 은혜 베푸는 곳으로 생각하지 말라. 생산이 농촌으로부터 시작됨을 명심하지 않으면 농촌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는다. 대농 정책, 농외소득, 부채탕감 방법을 따지기 전에 농촌 인식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촌스럽다’는 의미가 나의 생명의 근원과 참된 위안의 의미로 재해석되지 않는 한 농촌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 너무 감상적인 해결 방법인가? - 김동수/ 경남 진주시 하대동 김학민씨와의 아쉬운 이별 사무실로 배달되는 <한겨레21>의 반투명 포장을 뜯자마자 제일 먼저 열어보게 되는 페이지는 ‘김학민의 음식이야기’이다. 전국 방방곡곡의 맛집을 소개하는 음식 칼럼이란 것이 미식가나 여행이 취미인 사람이 아니면 쉽게 지나치기 쉬운 법인데, ‘김학민의 음식이야기’는 역사와 어원 풀이, 조상들의 지혜와 문화, 그리고 지인들과의 추억담 등 다양한 소재와 깊이 있는 내용으로 날 단골 손님으로 끌어들였다. 늘 단골집에서 영양 만점의 식사를 대접받는 듯한 기분이었다. 마지막 회를 읽고 ‘음식은 문화이자 생존 문제’라는 두 가지 측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지키고 보존해야 할 문화와 양보하고 나눠야 하는 먹을거리를 모두 잃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마지막 회를 읽는데 자꾸만 아쉬운 기분이 든다. 맛있는 반찬이 하나라도 올라 있는 상이라면 기분 좋게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는데, 가장 좋아하는 반찬 하나가 빠진다고 생각하니 무척이나 섭섭한 모양이다. - 이정원/ 대전시 유성구 가정동 메이드 인 재팬이 무섭다? 요즘 신문에서 메이드 인 재팬의 부활이라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80년대 미국에서 일본 제품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을 일컫는 얘기인데, 일본이 다시 한번 그 영광을 찾으려고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근간에 10년 이상의 경기 침체기에서 벗어나 경제대국으로서 자존심을 회복하려고 노력 중이다. 얼마 전 삼성이 일본의 소니를 누르고 이제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경쟁하려 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물론 삼성의 끊임없는 발전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소니의 안주도 여기에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본다. 그래서 소니가 이제는 삼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은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히기보다는 철저한 실리에 입각해 전략적으로 움직이려 하고 있다. 경제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1등의 자리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안심하고 있을 수 없는 게 진리인 것이다. 일본의 경제가 다시 꿈틀대고 있는 현상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바라보는 우리에게 남다른 시사를 던져준다. 국내적으로 어려움이 조속히 해결되어 선진국으로 가는 경제, 경기 활성화를 기대해본다. - 김훈/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