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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80호를 보고

482
등록 : 2003-10-3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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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

저는 현직 교사는 아니지만, 교회 학교에서 고등부 교사를 맡고 있습니다. 평상시와 달리 뒤에서부터 하나씩 넘기면서 글을 읽다가, ‘홍세화와 함께하는 예컨대’에서 인상 깊은 문장을 만났습니다. “학생들이 묵직한 주제에는 큰 관심을 보이는 반면, 문화적이고 일상적인 주제에는 글도 잘 보내지 않고 내용도 부실함을 느낄 수 있다. 자기 이야기에 취약한 우리 문화 풍토에 거대담론 위주로 진행되는 논술 교육의 방향이 겹쳐 빚어진 현상 같아 아쉽기만 하다.” ‘항상 생각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아이들을 가르치자’는 신념으로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데, 홍세화씨의 글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어떠한 마음으로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교육이든 교육의 주체는 아이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당연히 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할 아이들이 누구의 실수인지는 단정지을 수 없지만, 무심결에 교육의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지는 않나 반성해 봅니다. 제가 주일 마다 만나는 아이들이 이제는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습니다. 이번주부터 당장 아이들에게 <한겨레21>을 들고 가서 홍세화와 함께하는 예컨대에 참여할 수 있도록 권해봐야겠습니다. - 김용수/ 서울시 관악구 신림8동

강남 집값과 교육문제

직장 때문에 서울 강남에서 비싼 월세를 내며 사는 무주택 세입자의 입장에서 특집 ‘집값에 금리의 칼을 빼들어라’를 아주 관심 있게 읽었다. 정부정책과 경제상황 등을 분석해 부동산시장 과열현상을 아주 체계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대다수 국민들이 강남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이유를 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없었다는 점이다. 사실 나도 부모님이 우리를 강남의 고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변두리의 2층 단독주택을 팔고 강남의 조그만 아파트로 이사온 경험이 있다. 당시 나는 왜 크고 좋은 집에서 조그만 성냥갑 같은 아파트로 이사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자식들이 모두 대학을 졸업한 지금은 아예 시골 고향에서 살고 계신다). 그만큼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높다. 요즘은 지방도 고등학교가 평준화돼 소위 지방 명문고교가 없어지자, 그곳에서 강남으로 이사를 온다고 한다. 평준화 시대에 강남 지역 고등학교는 계속 명문고교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차후 <한겨레21>이 부동산 및 강남 집값 문제를 다루게 된다면 꼭 교육문제 요인을 짚어주기 바란다. - 장병욱/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김병현 선수의 성숙을 기대하며

끝내 ‘밤비노의 저주’가 풀리지 않았다. 세인의 관심과 주목을 끌었던 미 프로야구 뉴욕과 보스턴의 경기에서 뉴욕이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내며 대망의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이것은 보스턴에 속한 김병현 선수에게도 악재로 작용한다고 본다. 그동안 김병현 선수는 낯선 미국땅에서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도 끼고 나름대로 메이저리그 선수로서 성공한 대열에 속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뉴욕과 벌어진 챔피언십 경기에서 관중의 야유에 손가락을 치켜든 사건 이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은 시련을 겪고 있다. 이게 어쩌면 우리 선수들의 현주소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스포츠계는 그동안 너무 실력 위주로 엘리트만을 육성하려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왔다. 즉, 실력이 최고면 나머지는 무마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돼온 것이다. 그리고 이를 핑계로 너무 선수를 어릴 때부터 혹사한 건지도 모른다. 프로의 세계는 승부 외적인 면에서도 냉정하다. 스포츠맨십, 도덕성, 공인의 자세를 보여주는 진정한 선수로서 성숙한 모습을 팬들은 기대하고 더욱 오래 기억에 남겨두려고 한다. 김병현 선수는 아직 어리다. 이를 계기로 진정한 프로 스포츠 선수로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박지용/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왜 청소년이 아니라 학생인가

‘사회고등학교’라는 논단은, 고등학생이 아닌 청소년의 신분인 나에게는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 글이었다. 비단 ‘학생 할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심지어 내가 사는 지역의 버스표에는 ‘청소년’이라는 말 대신 ‘중고생’이라는 말이 쓰여 있다. 아침 일찍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함께 버스에 탈 때,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중고생’이라 쓰인 버스표를 내기가 무안해 돈으로 낸 적도 꽤 있었다. 또한 각종 ‘청소년’ 대회 규정마저 ‘전국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못박고 있어 참가신청서조차 낼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학교를 다닐 때는 잘 몰랐던 이러한 사회적 제한들이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의 박탈감을 더 심화하고, 그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었다. 학교를 안 다닌다는 것에 어른들이 찍어버린 낙인은 청소년들의 마음에 더 큰 칼집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과 문제아가 동일시되는 사회 분위기도 달라져아 한다. - 김아무개/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국익이 무엇을 해줄 것인가

부시 대통령의 종전 선언 이후 미군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18일 한국 정부는 갑작스럽게 파병 방침을 발표하였다. 이라크 파병에 대해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말은 방패막이를 위한 한낱 선전구호에 지나지 않았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이번 이라크 파병이 경제적 논리에 의해 불가피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미국을 거스르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자주의식 결여가 파병 결정에 한몫했음을 우리 국민들 중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는 없다. 보수언론들은 이러한 추상적인 대중의 공포를 ‘국익’이라는 모호한 논리로써 자극하는 데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 결국은 도덕성과 생명존중이라는 대의가 경제적 논리, ‘국익’에 패배해버린 것이다. 폭력 거부, 젊은이들의 생명 존중이라는 평화적 대의는 비현실적 인문학 골방학자와 혈기왕성하고 성질 급한 대학생의 것으로 폄하해버리는 세태가 더욱 우울하다. 국익. 물론 좋다. 그러나 국익을 얻는다고 해도(과연 이라크 파병으로 보수언론들이 그토록 외쳐대는 국익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그 국익이 서민들에게까지 골고루 나눠질지는 더 큰 의문이다. 경제적 논리에 의해 사회적 약자, 개인이 억압되고 무시되는 경우를 우리는 역사 이래로 계속 보아왔고, 지금 파병 문제에서도 보고 있다. 거창한 ‘국익’ 슬로건 아래 죽어갈 우리의 젊은 장병들과 아들을 잃고 피눈물 흘릴 부모들에게 대체 그 잘난 ‘국익’이 무엇을 해줄 것인지 한번쯤은 물어봐야 되지 않을까? - 노영진/ 경기도 안산시 선부동

국정 안정의 지혜를 모으라

표지이야기 ‘정치도박 VS 정치혁명’을 읽고 요즘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대통령 재신임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특히 이번 <한겨레21>에서 실시한 재신임 정국 해법 찾는 여야 3당 긴급 좌담회는 매우 시기적절했으며, 각 정당의 재신임에 대한 입장을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번 좌담회에서 야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통령 재신임 국민투표는 오히려 국정혼란만 가중시킨다며 부정적 입장인 데 반해, 여당인 통합신당은 국정의 전면적 쇄신을 바라는 결단이라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한 지난 8개월 동안 국정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았으며, 국정혼란과 행정공백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대통령 재신임에 관한 헌법위헌과 실시 여부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하며 소모적 정쟁을 벌이지 않았으면 하는 게 나를 비롯한 국민들의 바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울러 지금부터라도 대통령과 여야3당은 최단기간 내에 국정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찾는 데 주력하여 혼란한 국정 난맥을 헤쳐나갈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그래서 더 이상 국정혼란이니, 재신임이니 하는 말들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 김외순/ 서울시 강동구 고덕1동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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