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6호를 보고
등록 : 2003-10-02 00:00 수정 :
파병해서는 안 되는 이유
표지 이야기 ‘그래도 파병인가’를 관심 있게 읽었다. 미국이 또다시 이라크 뒤처리를 위한 전투병 파병을 요청해와 국론 분열까지 치닫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서 대통령도 고심을 하고 있다. 정부는 국익과 국민여론을 잘 수렴해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우선 한국은 미국의 식민지가 아닌 엄연한 주권국가인만큼 미국의 요청이라 해서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도대체 언제까지 미국의 요구나 부탁을 다 들어주어야 하며 우리의 젊은 청년들을 명분 없는 전쟁에 파견해야 하나. 미국이 우리와 안보문제를 직결시키는 데 더욱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는 주권국가에 대한 지나친 위협이며 간섭이다. 평화유지군이 아닌 다국적군으로까지 갈 필요성은 더더욱 없다. 미국이 점령군 행세를 취하는 상황에서 그 뒤치다꺼리를 위해 전투병까지 보내달라는 것은 무리며, 전후 이라크와 주변국가와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그리고 우리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모든 유지비를 우리가 감당할 능력이 있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끝으로 이미 앞서 비전투부대를 파병해 최소한 우리의 도리는 지켰기 때문에 더이상 국제사회에서 욕먹고 고립되는 파병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라크 전쟁은 국제 사회의 지지와 공감을 받지 못하는 명분 없는 전쟁으로 낙인 찍혀 있는데 미국의 눈치만 보아 될 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부가 결론을 내기 어려우면 국민투표로 결정짓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 최영지/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병 주는 회사
사람과 사회 ‘세상이 무섭다, 삼성이 무섭다’를 읽고 반평생을 바쳐온 직장에서 퇴사 압력을 받는 직원들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가슴 아프게 와 닿았다. 뚜렷한 이유와 근거도 없이 단지 경기가 좋지 않거나 회사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서 해고나 사직을 강요당한다면 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퇴사 압력을 거부하다 온갖 질병에 걸린 이재익 차장은 어디서 어떻게 구제를 받아야 하는가. 평균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삶의 질을 높이다보면 더 많은 생활비가 들고 자녀들의 결혼연령은 늦어지는데, 기업들은 조금만 어려우면 기구나 인원의 구조조정을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쓰려 하고 있으니 이는 법적·제도적으로 막아야 하지 않는가. 요즘 40대면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고 60대도 정신적·육체적으로 일하는 데 별 지장이 없는데도 조기퇴직을 시키려는 것은 뭔가 단단히 잘못된 풍토다. 기업들이 사원을 강제 퇴직시키기 위해 쓰는 수법들이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잔인하며 비상식적이다. 부당한 인사고과나 대기발령을 내는가 하면 차별대우를 하기도 하고 조직적으로 왕따를 시켜 스스로 못 버티게 해서 나가길 강요하고 있다. 이제 회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해고나 해직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기업에서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새로이 마련하길 바란다. 또한 강제로 해고시키는 악덕업주에 대해서는 회사폐쇄나 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조치도 마련했으면 한다. - 우정렬/ 부산시 중구 보수동
자원봉사를 낭비하지 말라
얼마 전 수재민을 돕는다는 취지하에 농가로 자원봉사 활동을 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사는 곳은 그렇게 수재를 많이 입은 곳이 아니었기에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을 갖고 출발했다. 버스에 내려 피해 입은 곳을 살펴보니 별 피해도 없는 곳이었다. 바람에 약간 쓰러진 벼를 세우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원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벼를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도 몰랐고, 그 많은 인원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형식상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고 하는데 참으로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진정으로 필요한 곳에 자원봉사자가 나아가 도움을 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 이훈희/ 대전시 중구 오류동
내 아이, 만져주고 안아주자
이번호 몸살리기 ‘만져주고 안아주고’의 내용처럼 언젠가 아이들을 자주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면 잘 자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애정 어린 마음으로 안아주면 정신적으로 안정되며 건강하고 올바른 아이로 성장한다는 내용은 참 진리인 것 같다. 하지만 부모 세대나 우리 세대는 대부분 ‘스킨십’이라는 단어에 익숙지 않고 또한 그 행위 자체도 어색해할 정도로 행위나 표현을 아끼며 살아왔다. 마음속으로만 느낄 뿐 내색하는 것 자체를 어색해하거나 주위의 눈치를 볼 정도로 인색한 습관 때문에 내 아이들에게도 스킨십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은연중의 거부감 때문에 몸이 움츠려드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오래된 습관을 바꾸기가 참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거부감과 어색함이 앞서겠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노력해볼 생각이다. 만져주고 안아주고…. 오랜 습관처럼 적극적인 표현을 해볼 생각이다. 건강한 미래를 위하여. - 오선옥/ 전북 순창군 순창읍
죽어가는 농촌에 대하여
이번호 이슈추적 기사가 무척 충격적이었다. 텔레비전에서 이경해씨의 할복 뉴스를 접했을 때는 그러한 행동까지 한 그가 어떤 심정이었는지 이해가지 않았다. 그런데 농산물 개방으로 인해 농업소득이 15조원에서 9조원으로 줄고 농민이 25만명에서 50만명까지 일자리를 잃는다는 기사를 접하니 농업문제가 심각함을 알았다. 그리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농민들에게 너무나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민에게 관심 없는 정부와 국민들에게 우리 농업사회의 위기를 자신의 죽음으로 경각시킨 이경해씨를 위해서도 하루빨리 농민들이 잘살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 김경숙/ 인천시 동구 송현2동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