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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75호를 보고

477
등록 : 2003-09-2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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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과 우리의 우월의식

표지사진의 신선함과 강렬함에 이끌려, 고향 가는 버스에 오르기 직전 급히 <한겨레21>을 사들고 버스에 올랐다. 고속도로 체증으로 9시간이나 걸린 고향길이었지만, 내내 즐겁고 유쾌하게 기사를 읽으며 갈 수 있게 해준 편집진께 우선 감사드린다. 반백년 분단의 세월을 거치면서, 남북한은 ‘하나의 민족’이란 말이 공허하게 들릴 정도로 반목과 갈등을 보여왔다. 남북 정상회담과 연이은 체육대회 공동입장 등으로 화해의 물꼬를 트는가 하면, 서해교전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 대구 유니버시아드에서도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는 씁쓸함을 맛보아야만 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학원강사로 재직하던 시절, 중학교 1학년 사회 강의를 하던 중 북한 식량지원 얘기가 나왔고, 놀랍게도 대다수 학생들이 “왜 우리가 북한을 도와야 해요”라고 반문하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그 거지××들”이라고 표현한 과격(?) 학생도 있었다. 이렇듯, 북한에 비해 경제적·문화적 ‘우월함’을 느끼는 우리들의 ‘의식’은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기는커녕, 통일세대의 주역인 어린 학생들까지 편견과 독선을 갖게끔 하고 있다. 이는 실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사회·문화적 차이의 극복 없인 진정한 통일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 대구 유니버시아드를 통해서 실감했다. 앞으로 <한겨레21>이 시사주간지라는 특성을 잘 살려서, 주도적으로 남북한의 이질적 요소들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주길 부탁한다. - 박수익/ 서울시 양천구 신정3동



고속철, 이제라도 점검을

이번호 사람과 사회 ‘고속철 가는 길은 쑥밭이더라’를 읽고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경부고속철도 건설공사에 문제가 많다는 보도는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여러 번 접했지만, 이번 기사를 읽고 인근 주민들의 피해나 문제점에 대해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었다. 1992년에 시작해서 10년 동안의 공사는 수많은 환경파괴와 훼손을 낳았고, 공사장 근처 주민들에게 많은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파일공사에서 생기는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아이 유산과 양식장 물고기의 떼죽음, 사육 가축들의 집단폐사, 담장과 주택 균열 등 피해상황은 실로 엄청나다. 이 모든 원인은 경부고속철도 공사를 담당하는 건설교통부와 고속철도건설공단이 공사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이를 관리해야 할 환경부 역시 환경저감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는 등 사후관리에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내년 4월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경부고속철도가 임시 개통을 한다는데 걱정이다. 지금이라도 건교부, 철도건설공단, 환경부 등 관련 기관은 아직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대구-부산간 공사에서 더 이상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부실공사라는 멍에를 안지 않도록 세밀한 주의와 점검을 해주기 바란다. - 김외순/ 서울시 강동구 고덕1동




국민은 식상하다

이번호 특집 ‘민주당 구주류 대폭락’은 지금 우리 정치 현실을 잘 반영해주는 내용이었다고 본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집권여당인 민주당 내부 갈등이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세대교체에 대한 강한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경륜이 풍부한 다선 국회의원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개혁적이고 참신한 정치 신인을 원하고, 또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아울러 유권자들이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로 부패정치 청산과 세대교체, 국민의 정치참여 등을 우선적으로 꼽는 데는 무엇보다 기성 정치인들이 지금껏 보여준 구태의연한 정치행태에 식상해하고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제16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7개월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 임기만이라도 유권자들에게 ‘난장판’이란 말보다는 ‘정말 잘 뽑았다’는 칭찬을 단 한번이라도 들을 수 있도록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 하영금/ 인천시 계양구 계산3동



우리말에 대한 안타까움

한평생을 참교육과 겨레운동에 앞장서신 고 이오덕 선생의 일대기를 감명 깊게 읽었고, 특히 선생의 교육철학인 ‘자주적인 겨레교육’이 나라의 임자가 되는 어린이를 가르치는 데 있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바로 쓰자는 말씀 또한 이 시대의 우리들이 앞장서서 꼭 지켜나가야 할 운동인 것 같습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의 무한 보급으로 아름다운 우리말들이 편리함이라는 이유 때문에 국어사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젊은 세대들만의 은어들로 점점 바뀌어버린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나아갈 아이들은 아름다운 우리말 대신 은어가 우리 국어인 양 착각하며 사용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러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염려됩니다. 고 이오덕 선생처럼 우리말·우리글 바로쓰기 운동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벌였으면 합니다. - 오선옥/ 전북 순창군 동계면



청소년의 성을 양지로

‘학교!’면 ‘섹스는 대단한 커뮤니케이션’은 성에 관심이 많기에 가장 눈여겨본 기사였다. 어떤 기사이든 성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남의 눈에 안 띄게 본다. 나 또한 이 기사를 남몰래 봐야 했다. 마치 이런 기사를 읽으면 음란한 사람으로 오해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한몫한다. 다소 개방적인 나도 그러한데 보수적인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성에 그다지 개방적이지 않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동성애 사이트의 음란 시비와 관련해볼 때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생각한다. 특히 참여자들이 모두 청소년이었다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가장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여겨진 그들의 성담론을 들음으로써 현재 10대들의 생각들을 솔직담백하게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이성애자들의 얘기뿐 아니라 동성애자들의 성 담론을 함께 얘기함으로써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한 의견과 현 시점에서 성교육 문제점등을 잘 짚은 것 같다. 그렇다. 현재 성교육은 너무나 한결같다. ‘정자+난자=임신’이란 공식만을 강조한다. 이것말고도 피임방법, 올바른 콘돔 사용법, 가임기간, 남녀가 알아야 할 이성의 신체, 또한 섹스는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하나가 되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물론 사회자의 말처럼 사랑 없이 섹스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전제될 것은 ‘책임론’이다. 자유로운 섹스 뒤엔 분명히 뒤따르는 책임이 있다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성이란 개념을 조금 더 양지로 이끈 좋은 기사였다고 본다. - 강경훈/ 전북 고창군 고창읍



쿠르드족의 독립을 위하여

얼마 전 터키의 쿠르드족을 위해 떠나는 분을 만난 적이 있다. 그분에게 들은 충격적인 말은 터키 사람들은 쿠르드족을 ‘산사람’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산사람이란 보편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쿠르드 민족의 이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언어와 역사를 가르치거나 배우지 못하게 하는 식민지 정책에 더해 민족의 이름까지 말살하고 ‘산사람’이라는 일반 명칭을 사용하는 터키의 식민정책의 무서움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 하영식 전문위원의 쿠르드족 게릴라들의 삶을 기록한 특집은 식민 조국을 경험한 우리들이 등한할 수 없는 문제였다. 독립국가를 가지지 못한 가장 거대한 민족 쿠르족. 세계 열강의 분열정책과 경제적·정치적 이권의 희생양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아픈 역사를 뒤로 하고 새로운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그들의 여정에 희망이 있기를 기원한다. 쿠르드 총사령관 ‘제말’과의 인터뷰 마지막 말인 “민족국가 수립보다는 민주주의를 획득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다”란 부분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왜 그가 이런 말을 했을까 생각해보았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쿠르드 민주당의 세습과 반민족적인 행위를 경험했기 때문이리라. 독립을 빌미로 민족의 이름을 팔아먹는 것보다는 민주주의 정신으로 독립을 꿈꾸는 것이 진정 민족을 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김동수/ 경남 진주시 하대동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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