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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72호를 보고

474
등록 : 2003-08-27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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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은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이번호 표지이야기는 얼핏 과장되어 보일 수도 있으나, 5년째 일본사회에 살면서 최근 일본사회에 이는 광풍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저로서는 실감나게 다가왔습니다. 최근 1년여 동안 일본 언론의 북한 보도는 그 선정성과 노골성에서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1923년 9월1일 일본에서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고 약탈을 한다는 조작된 유언비어로 인해 6천명이 넘는 조선인이 무참히 학살당했습니다. 조선인 대학살은 올해로 80주년을 맞고 있으나 아직도 일본 정부는 피해자 보상은커녕 사죄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거품경기 해체 뒤 잃어버린 10년 이후를 살아가는 일본사회가 다시금 내부의 문제를 북한을 통해 해소하는 내셔널리즘을 여과 없이 노출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한 조선학교 교장선생님의 지적대로, 계속해서 한국 언론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보도해주었으면 합니다. 북한에 대한 차별적 보도에 제동이 절실한 때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번역된 와다 하루키 교수의 <북한을 읽는다> 등이 선정적 북한 보도를 비판하고 미래상을 제시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강경 분위기에 비해 너무도 미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끝으로 일본 교과서 파동의 주역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주동자들이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돕는 모임’의 주동자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들의 잘못된 과거에는 눈을 감고 피해자임을 강조하는 뻔뻔함에 대해서도 심층 분석해주셨으면 합니다. - 김광식/ 일본 이시가와현 가나자와시



톨레랑스 보급에 나서라

오래 전부터 <한겨레21>을 읽어온 독자다. 이번주 채팅 아시아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교과서에 몇줄 나온 “문화와 인종이 혼합된 복잡한 나라”라고만 언급된 그들의 살아 있는 얘기는 흥미를 넘어서 주목해야 할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나라에서 바이올린 소리만 낸다면 되겠느냐”며 한탄한 대목은 진보와 보수, 성(性), 지역, 남과 북을 가르는, 심지어 요람에서 무덤까지 학력을 가르는 행태를 가진 융통성이 부족한 우리가 귀기울여 들어야 할 말이다. 상상해보시라. 만약 우리나라가 그들처럼 복잡한 관계를 구성한다면 아마 문명의 충돌이 벌어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이러한 문명의 충돌이 대한민국에서 진행형이므로 (주변에서 공존하는 외국인들을 많이 보지 않는가!) 교육을 통한, 그리고 방송 매체를 통한, 시민활동을 통한 톨레랑스 보급에 <한겨레21>이 나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는 예전에 비해 아시아 네트워크나 움직이는 세계가 죽은 듯한 느낌이 들어 언급하는 것이다. - 고안나




‘서울공화국’을 허물어라

이번호 예컨대 ‘그들을 출발선에 서게 하라’를 읽고 든 생각을 적어본다. 얼마 전 온라인 취업사이트에서 국내 대다수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 90%가 넘는 인사담당자들은 신입사원 채용시 지원자의 성격 특성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고 답했다. 이 결과를 두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까 특히 취업을 앞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말이다. 내 주변에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친구들과 선배들이 많다. 그들이 말하는 취업의 중요한 기준은 출신학교와 토익점수, 그리고 경력이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그 사람의 열정과 됨됨이를 보고 채용했다면 이른바 ‘SKY’라 불리는 특정 대학과 서울에 연고를 둔 대학의 졸업생들이 각 분야에서 핵심세력을 이루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보다 먼저 서울에 있는 대학에 편입한 내 친구는 이른바 ‘언론고시’를 준비 중이다. 그 친구는 며칠 전 한국방송에 공고된 지방할당제 소식을 듣고 울분을 토했다.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하면 방송사에 취업하기도 쉽다는 주위의 충고에 정든 고향을 떠났건만, 막상 가려는 방송사에서는 지방대생을 우대한다는 채용공고를 냈으니,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친구가 서울공화국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걱정이 앞선다. 서울과 수도권 도시들은 군사, 경제는 물론, 금융, 정보기술(IT) 산업 등 거의 전 사업에서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중추적 인물은 서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 박지성/ 서울시 성동구 행당1동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김경의 ‘스타일 앤 더 시티’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같은 여성이자 직장인으로서 작가의 얘기가 많은 부분 공감이 갑니다. 워낙 살아가는 데 스타일과 트렌드를 좇아야 하는 시절이고 보니 저 또한 그러한 삶의 방식이 내면화되어 있어 평소엔 잘 못 느끼고 삽니다만 작가의 진솔한 고백()을 읽고 있자면 맞장구 웃음이 절로 새어나옵니다. 비록 한 페이지가 다 차지 않는 짧은 글이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과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을 확인하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와 계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때론 치열하게, 때론 가볍고 담백하게 보여주는 것이 <한겨레21>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사람 사는 얘기’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박수정/ 부산 서구 서대신동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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