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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장난감, 동화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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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8-0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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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만난 독자 | 권혁빈·김혜진씨 부부]

“우리 부부의 꿈은 4층 건물에 1·2층은 어린이 전문 서점을, 3·4층에는 장난감 박물관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장난감 박물관의 큐레이터, 혜진씨는 어린이 서점의 기획 및 운영자로 평생을 지내고 싶습니다.”

‘레고의 재미에 대한 연구’로 국내 최초의 장난감 연구 석사학위를 받은 웹서비스 기획자 권혁빈씨의 향후 계획이다. 왜 하필 장난감이냐는 질문에 “제 일의 특성상 다양한 시대 변화에 민감해지면서 장난감이 새롭게 다가왔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소홀히 다루지만 장난감만큼 그 사회의 문화나 경제 등의 변화를 잘 반영하는 분야가 없다는 것, 또 그동안 깨닫지 못했을 뿐 제 자신이 장난감에 대한 선호가 높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권혁빈씨의 부인 김혜진씨는 생물학과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다. 혜진씨는 한마디로 ‘맨땅에 헤딩’한 자수성가의 작은 역사다. 다른 어떤 분야보다 출신 대학과 인맥을 우선하는 일러스트계에 미대 졸업장 없이 맨몸으로 뛰어들었다. 그 분야에서 잘나간다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까지 남모를 설움도 많았단다. 김혜진씨는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일러스트 분야의 강의를 들으며 체계적인 그림 공부를 했기 때문에 한겨레신문사에 각별한 애정이 있다.

부부는 <한겨레21>의 가판 구독자다. 매주 사보는 게 귀찮지 않으냐는 질문에 한때 정기구독을 한 적도 있지만, 가만히 앉아 오는 책을 받다보니 어느 순간 게을러지더란다. 매주 각종 잡지들이 진열된 가판대 앞에 서면 그주간 가장 이슈가 되는 게 어떤 문제인지, 또 세련된 표지를 뽑은 곳은 어디인지 사소한 비교분석으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단다. 부부에게 <한겨레21>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기자가 뛰어든 세상과 조남준씨의 시사SF가 가장 재미있습니다. 시사주간지는 그 특성상 책마다 내용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겨레21> 역시 점점 평균화된 흐름에 따르는 느낌이고요. 그래서인지 <한겨레21>만의 특화된 읽을거리가 구석구석 숨겨져 있던 이전과 달리, 요즘은 정치·경제 등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루면서 솔직히 읽기에 숨이 찹니다. 그보다는 현실을 대변하는, 땅에 발 붙인 기사들이 가슴에 남습니다. 지난 470호 퀵서비스 체험은 ‘울트라 캡짱’이었습니다.” 부부 공히 같은 생각이다.


가톨릭 계열 어린이를 위한 봉사단체에서 만난 두 사람의 대화는 어린이에서 시작해 어린이로 끝난다. 그래서 세살배기 딸 영인이는 부부 상상력의 원천이며 실험대상()이다. “<한겨레21>에도 어린이를 위한 코너가 있으면 좋겠어요.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를 쇄신시키는 어린이 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미래가 기대되는 젊은 부부의 소망이다.

김옥자 | 6기 독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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