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469호를 보고

471
등록 : 2003-08-06 00:00 수정 :

크게 작게

내무반 구조를 뜯어 고치자

이슈추적 ‘내무반이 사람 잡네’를 잘 읽었다. 최근 텔레비전이나 언론 보도를 통해 성추행에 시달린 병사가 투신자살하고, 육군 대대장이 사병을 10여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뉴스는 들었지만, 이번호를 통해 그 실상을 확실하게 알고 보니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군 복무를 하는 병사들의 내무생활은 군생활의 전부라 할 만큼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병사들 사이의 구타나 성추행 등은 대부분 내무생활 과정에서 일어난다. 군의 계급과 상하관계라는 특성상 외부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성추행이나 성폭행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군인 성추행 사건과 구타·자살 사건이 연이어 터져나오자, 군 당국에서는 뒤늦게 군기강 특별강화기간을 정하고 특별종합대책을 수립하는 등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군 당국의 사고예방 대책이 병사들에게 별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으며, 성폭행 피해자 역시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과 비웃음 때문에 신고를 꺼려한다. 군 당국은 군대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과 상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성폭력의 주범인 내무반 구조를 신세대 장병의 정서에 맞게 침상형에서 침대형으로 바꾸고, 개인 사생활 보장에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 강병철/ 경북 봉화군 봉화읍

무지가 부른 신용불량자


경제면 ‘당신은 돈에 대해 아십니까?’를 잘 읽었다. 최근 신용불량자 수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잘못된 정부의 정책 탓도 있지만 돈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당사자의 책임도 크다는 것을 알았다. 학생들만 금융이해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처럼 신용카드를 자주 사용하는 주부들 역시 거의 무지에 가깝다고 본다. 이번 설문조사 항목 중에서 특히 신용카드 부문 이해도가 평균 이하로 나타난 것은 그만큼 신용카드에 대한 올바른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사에 실린 고등학생 금융이해력 측정 설문조사 결과를 간과하지 말고 무지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도록 돈관리 방식을 재점검해보는 기회로 삼아야겠다. 앞으로도 <한겨레21>에서 우리 실생활에 필요한 금융상식 같은 좋은 정보를 많이 다뤄주었으면 한다. - 김외순/ 서울시 강동구 고덕1동

시를 통해 되새겨본 평화

정전 50돌, 시로 읽는 평화를 의미 있게 읽었습니다. 윌프레드 오언의 ‘고귀한 영예’를 <한겨레21>을 통해 다시 접하면서 전쟁이 인간에게 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에 속하지만, 지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전쟁에 휘말려 있는 사람들과 그 중심에 있는 군인들을 생각해보면서, 전쟁과 평화라는 모순적 단어에 대해서도 되새겨봅니다. 아, 그리고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너무 기사들이 시기성을 강조한 듯한 인상이 듭니다. 몇년 뒤에도 볼 수 있는, 이를테면 교양이나 상식 관련 기사들을 많이 부탁드립니다. - 황해수/ 대구시 서구 평리1동

K리그여, 다시 한번!

이번호 스포츠면은 축구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매우 유익했다. 기사를 보면서 축구에 대한 온 국민들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들의 축구사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K리그의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프로야구팀은 서울에 연고를 둔 팀이 2개나 있지만, 프로축구팀 중에는 서울에 연고를 둔 팀이 1개도 없는 실정이다. 이제야 서울에 연고를 둔 팀을 창단하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축구에 대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텔레비전에서는 축구중계보다 야구중계를 더 많이 방영하고, 국내 스포츠와 관련된 뉴스를 주로 다루어야 할 스포츠 신문들은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 소식이나 연예인들의 스캔들을 1면에 다루는 데 정신이 없다. 한때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K리그가 열광적인 인기를 누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때의 열기가 식어버렸다. K리그의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구조적 문제의 해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 주국효/ 부산시 사상구 주례3동

돈은 주식과 중소기업으로 가야 한다

가끔 우리는 투자와 투기를, 그리고 절세와 탈세를 구별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투자와 절세는 합법적인 틀 안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면, 투기와 탈세는 불법이 내재된 개념일 것이다. 기사에서 디벨로퍼를 전문가라고 칭하는데 과연 전문가 수준으로 보아야 할지 의심스럽다. 불법적 로비와 폭력 그리고 공무원의 현금 로비까지. 이자율이 낮아서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결국 이 돈이 불법적인 치부의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 같다. 주식으로, 중소기업으로 돈이 가야 한다. 생산에서 수익을 얻으려고 해야 한다. 그렇다고 부동산 투자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합법적인 제도 아래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누가 반대하는가. 돈 한푼 없는 사람이 수백억원을 자기 돈처럼 탈법·불법으로 쓰는 것이 문제다. 엄정한 법 집행과 사법적 판단을 기대한다. - 박두환/ 대구시 남구 대명10동

분노를 정치적 행동으로

가혹한 노조탄압에 정신질환까지 앓아온 청구성심병원 소식을 듣고, 과연 그 병원측이 무슨 권리로 노조측을 못살게 해왔는지 어이가 없었다. 건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용자와 노동자간의 관계는 결코 상전과 하인의 관계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자본이 흐르는 방향으로 상하 관계를 규정짓는 일이 허다하다. ‘내가 너한테 일한 대가를 주니까 나는 니 상전이다’라는 식의 왜곡된 상하관계 의식구조는 가히 무섭다 할 수 있다. 그 자체를 뜯어 고치지 않는 한 법원의 판결도 속수무책이고, 멀쩡한 우리 이웃도 정신질환자가 되지 말란 법 없다. 이렇게 잘못된 상하 의식구조로 일그러진 곳은 우리 사회에 한두 곳이 아니다. 무엇이 그들의 관계에 상하의 색깔을 입혔는지, 그리고 무엇이 우리의 판단력을 흐리게 해 잘못을 알 수 없게 만들었는지, 새삼 분노가 치민다. 그런데 분노가 표현되지 않고 안으로 향하면 청구성심병원 노조원들처럼 우울증에 걸리고 만다. 정치적 행동은 그런 느낌을 치유하는 해독제이며 진보로 가는 유일한 길이 되어줄 것이다. “Personal is political!” 분노를 가진 이들이 왜곡된 상하관계 거미줄에 얽혀 병들어 가지 않고 적극적인 정치적 행동으로 이를 표출하고, 성난 소수의 목청을 더욱 돋우어 마침내 평등의 문이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 박민주/ 대전시 중구 산성동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