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응하는 자세
이번호 이슈추적 ‘북핵, 워싱턴의 장난감’을 잘 읽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북한의 핵무기 존재 여부에 대해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며 자세하게 다뤄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핵개발은 워낙 비밀리에 이뤄지므로 현지 사찰이 이루어진다 해도 북한 당국이 전폭 협력하지 않으면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는 것을 이번호를 통해 비로소 알았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 내 강경파들이 북핵 관련 군사정보를 가공해 대북압력을 강화하는 등 정치적 실리를 취하며 이를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이라크의 경우에서도 보았듯이 미국은 국제사회를 설득할 증거물도 제시하지 못한 채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이라는 군사정보만을 내세워 자국의 목표를 달성하지 않았는가. 이에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도 이라크와 같은 비극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미국의 군사정보와 언론보도 등을 예의주시하여 재빠르게 대응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본다. -배정식/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병역거부, 편견을 넘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관련 기사를 읽고 잠시 잊고 있었던 이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제 자신부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편견과 오해를 많이 갖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병역 문제는 대선 후보의 발목을 잡을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저도 병역특례로 병역을 해결()하는 사람들을 정신상태가 불량한 인간으로 치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사에 실린 ‘핵심쟁점’에 대해 찬찬히 읽다보니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지, 오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염려스러운 부분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자신의 양심과 소신대로 살기에는 너무나도 척박한 곳입니다. 임성환씨처럼 특히 비종교인이 소신대로 병역거부를 선택했을 경우 과연 그들의 삶이 신념을 따라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한겨레21>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와 국가의 폭력을 감시하는 매체로서 우리 사회가 좀더 다양한 평화의 신념을 끌어안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취재와 보도를 했으면 합니다. 두 페이지라는 길지 않는 분량 속에서 병역거부에 대한 시각을 요모조모 꼼꼼히 잘 짚었다는 점에서 잘 쓴 기사라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이유선/ 서울시 서초구 반포2동 병역거부가 대안인가 사람과 사회 ‘병역거부는 아직도 겨울’을 읽었다. 솔직히 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불만이다. 물론 나도 전쟁에는 반대하고, 그런 비극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점을 꼭 묻고 싶다. 그럼 우리 모두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한다면 과연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나 또한 군대생활이 좋았던 건 절대 아니다. 강원도 철책선에서 군생활을 하며 힘들고 두렵기도 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이 자리에 있어야 하겠지. 나역시 지금까지 그런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오지 않았던가’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평화를 사랑하고 전쟁에 반대하기에, 사격은 고사하고 총검술 같은 훈련조차 받을 수 없다고 했다는데 나는 묻고 싶다. 만약 전쟁이 터져서 가족·친구가 다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몇달 전 탈북자와의 대화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그런 불합리한 처우를 당하면서도 왜 북한주민들은 반항 한번 제대로 못 하고 사냐는 나의 성난 질문에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랬다간 죽게요.” 그 한마디에 말문이 막힌 나는 아무 말도 더 할 수가 없었다. -윤진수/ 서울시 송파구 가락2동 대법원의 변화를 촉구한다 표지이야기 ‘대법원이 창피하다’를 읽고 문제점을 잘 꼬집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너무 늦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저는 법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기사는 대법원의 보수적 성격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고 그것에 대해 충분히 공감합니다. 우리나라와 체계가 다른 미국과 절대 비교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법원이 생긴 지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여자 대법관이 없다는 것, 특정 학교 출신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국민의 권익 구제에 장애 사유로 보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국회의 대법관 선출 청문회를 강화하고,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 권한을 일정 정도 통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법부가 대통령처럼 국민의 손으로 뽑는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국민의 관심이 너무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일반 국민이 사법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신이 재판에 연루되어 있을 때뿐이고 평상시에는 사법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법원은 법관이 독립적인 위치에서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운동 단체에서 법원에 대한 일반 국민의 주의를 끊임없이 환기시켜야 하고, 대법원도 내부에서의 끊임없는 자기반성이 필요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진보적인 입법·행정에 대해서는 사법 소극주의로, 보수적인 입법·행정에 대해서는 사법 적극주의로 나가는 대법원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장정인 악마로 돌변한 신용카드 7월17일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서 30대 주부가 자신의 어린 세 자녀와 함께 고층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같은 자살의 배경에는 남편의 실직 후에 불어닥친 생활고와 연일 빗발치는 카드빚의 독촉이 있었다고 한다. 이 보도를 보면서 동병상련에 가슴이 저려서 나도 한참을 울었다. 경제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신용불량자 수 또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도 부끄럽지만 생활고로 인해 제때 카드대금을 변제하지 못하여 현재 신용불량자의 예비군에 편입되어 있다. 모 카드사의 독촉에 견디다 못하여 그 카드사의 추심팀을 찾아가니 수백명이나 되는 추심담당 직원들이 있어서 “우리 사회에 카드대금 연체자가 저리도 많던가” 하며 새삼 경악했다. 사람이 극도의 궁지에 몰리면 쉬 생각하는 것이 바로 자살이다. 나 역시 “자식이라도 보증을 세워라”고 요구하는 카드사 추심팀의 독촉에 너무 괴로워서 자살을 기도한 바 있다. 최근 신용카드 때문에 끔찍한 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대학생이 자신의 카드빚 변제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가족을 살해했고, 부잣집 딸을 납치한 두 젊은이는 자신들이 요구한 몸값 1억원을 받았음에도 무참히 인질을 살해했다. 30대 주부의 동반자살 사건을 보면서 신용카드라는 것이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 쓰면 악마로 돌변하여 다가온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30대 주부와 어린 세 자녀가 다시는 빚 독촉과 생활고가 없는 안락한 곳으로 극락왕생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홍경석/ 대전시 동구 가양동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관련 기사를 읽고 잠시 잊고 있었던 이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제 자신부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편견과 오해를 많이 갖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병역 문제는 대선 후보의 발목을 잡을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저도 병역특례로 병역을 해결()하는 사람들을 정신상태가 불량한 인간으로 치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사에 실린 ‘핵심쟁점’에 대해 찬찬히 읽다보니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지, 오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염려스러운 부분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자신의 양심과 소신대로 살기에는 너무나도 척박한 곳입니다. 임성환씨처럼 특히 비종교인이 소신대로 병역거부를 선택했을 경우 과연 그들의 삶이 신념을 따라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한겨레21>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와 국가의 폭력을 감시하는 매체로서 우리 사회가 좀더 다양한 평화의 신념을 끌어안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취재와 보도를 했으면 합니다. 두 페이지라는 길지 않는 분량 속에서 병역거부에 대한 시각을 요모조모 꼼꼼히 잘 짚었다는 점에서 잘 쓴 기사라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이유선/ 서울시 서초구 반포2동 병역거부가 대안인가 사람과 사회 ‘병역거부는 아직도 겨울’을 읽었다. 솔직히 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불만이다. 물론 나도 전쟁에는 반대하고, 그런 비극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점을 꼭 묻고 싶다. 그럼 우리 모두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한다면 과연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나 또한 군대생활이 좋았던 건 절대 아니다. 강원도 철책선에서 군생활을 하며 힘들고 두렵기도 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이 자리에 있어야 하겠지. 나역시 지금까지 그런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오지 않았던가’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평화를 사랑하고 전쟁에 반대하기에, 사격은 고사하고 총검술 같은 훈련조차 받을 수 없다고 했다는데 나는 묻고 싶다. 만약 전쟁이 터져서 가족·친구가 다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몇달 전 탈북자와의 대화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그런 불합리한 처우를 당하면서도 왜 북한주민들은 반항 한번 제대로 못 하고 사냐는 나의 성난 질문에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랬다간 죽게요.” 그 한마디에 말문이 막힌 나는 아무 말도 더 할 수가 없었다. -윤진수/ 서울시 송파구 가락2동 대법원의 변화를 촉구한다 표지이야기 ‘대법원이 창피하다’를 읽고 문제점을 잘 꼬집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너무 늦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저는 법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기사는 대법원의 보수적 성격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고 그것에 대해 충분히 공감합니다. 우리나라와 체계가 다른 미국과 절대 비교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법원이 생긴 지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여자 대법관이 없다는 것, 특정 학교 출신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국민의 권익 구제에 장애 사유로 보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국회의 대법관 선출 청문회를 강화하고,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 권한을 일정 정도 통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법부가 대통령처럼 국민의 손으로 뽑는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국민의 관심이 너무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일반 국민이 사법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신이 재판에 연루되어 있을 때뿐이고 평상시에는 사법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법원은 법관이 독립적인 위치에서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운동 단체에서 법원에 대한 일반 국민의 주의를 끊임없이 환기시켜야 하고, 대법원도 내부에서의 끊임없는 자기반성이 필요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진보적인 입법·행정에 대해서는 사법 소극주의로, 보수적인 입법·행정에 대해서는 사법 적극주의로 나가는 대법원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장정인 악마로 돌변한 신용카드 7월17일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서 30대 주부가 자신의 어린 세 자녀와 함께 고층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같은 자살의 배경에는 남편의 실직 후에 불어닥친 생활고와 연일 빗발치는 카드빚의 독촉이 있었다고 한다. 이 보도를 보면서 동병상련에 가슴이 저려서 나도 한참을 울었다. 경제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신용불량자 수 또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도 부끄럽지만 생활고로 인해 제때 카드대금을 변제하지 못하여 현재 신용불량자의 예비군에 편입되어 있다. 모 카드사의 독촉에 견디다 못하여 그 카드사의 추심팀을 찾아가니 수백명이나 되는 추심담당 직원들이 있어서 “우리 사회에 카드대금 연체자가 저리도 많던가” 하며 새삼 경악했다. 사람이 극도의 궁지에 몰리면 쉬 생각하는 것이 바로 자살이다. 나 역시 “자식이라도 보증을 세워라”고 요구하는 카드사 추심팀의 독촉에 너무 괴로워서 자살을 기도한 바 있다. 최근 신용카드 때문에 끔찍한 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대학생이 자신의 카드빚 변제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가족을 살해했고, 부잣집 딸을 납치한 두 젊은이는 자신들이 요구한 몸값 1억원을 받았음에도 무참히 인질을 살해했다. 30대 주부의 동반자살 사건을 보면서 신용카드라는 것이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 쓰면 악마로 돌변하여 다가온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30대 주부와 어린 세 자녀가 다시는 빚 독촉과 생활고가 없는 안락한 곳으로 극락왕생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홍경석/ 대전시 동구 가양동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