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독자/ 복자여자고등학교 2학년 김소현양
그는 별난 여고생이다. 톡톡 튀는 10대들에게 남들과 같지 않고 ‘별나다’는 말은 칭찬에 더 가까울 것이다. 충남 천안시 복자여고 2학년 김소현(18)양은 입시에 시달리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이것저것 벌여놓은 일도 많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많은 학생이다. 활달한 성격에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데다가, 하고 싶은 일은 꼭 하고야 마는 고집스런 성격이 그를 이렇게 바쁜 생활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가 벌여놓은 일의 목록을 보자.
우선 1학년 때부터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관현악부를 들 수 있다. 중학교 때부터 플룻을 배워서 지금은 동료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 그리고 상담 선생님을 도와 집단 학생상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하는 그로서는 아주 맘에 드는 일이다. 게다가 얼마 전 환경운동연합 회원으로도 가입했다. 복자여고는 토요일마다 외부강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강사로 초청된 환경운동연합 회원의 권유로 가입하게 됐다. 환경에 대한 관심도 남달라서 학교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 바쁜 여고생이 <한겨레21>과 만나게 된 것은 그의 선택이 아니었다. 복자여고는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한겨레21>을 정기구독하고 각 반마다 비치해 놓는다. “문화면과 사회면을 주로 보는데요, 신문보다 훨씬 보기 편하고 잘 읽혀요.” 학교공부에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지는 것 같아서 매주 빼놓지 않고 읽는다. 최근에 인상적인 기사는 328호 표지이야기 중 ‘테러당하는 역사의 숨결’이었다. 이 기사를 읽고 문화재관리에 소홀한 현실에 화가 났다며, 앞으로 외국에 빼앗긴 문화재까지 다 찾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또한 홍석천씨의 커밍아웃을 다룬 ‘마이너리티’ 기사는 동성애자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한겨레21>에 바라는 점도 많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10대가 안고 있는 고민이나 문제의식을 다루는 기사들을 조금 더 늘려주었으면 한다. 또한 <한겨레21>에서 비판적인 기사보다는 좀더 따뜻한 얘기를 많이 읽고 싶다. 어찌됐든 이왕 인연을 맺은 김에 대학교에서도 정기구독을 신청할 예정이란다.
그의 장래희망은 기자가 되는 것이다. “평범한 기자는 싫어요. 종군기자로 탁월한 특종을 터뜨려 퓰리처상을 받는 기자가 될 거예요.” 이 꿈을 위해 대학도 신문방송학과를 지원할 생각이다. 지금 그가 하고 싶어 ‘몸살’이 나는 일이 한 가지 있다. 학교에서 장래 하고 싶은 직업의 현장을 찾아 하루 동안 직접 체험해 보는 ‘직업탐방’이라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겨레21> 편집국에 꼭 가보고 싶다고. 취재를 마치며 인사 대신 이렇게 말해주었다. “언제라도 환영이에요.”
이민아 기자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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