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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65호를 보고

467
등록 : 2003-07-0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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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방관하지 말라

이번호 통일로에 실린 ‘넋 놓은 샌드위치 대한민국’을 읽고 최근 북한과 미국 정부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마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중간에서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불안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지금껏 외교를 통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이중적 태도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아울러 미 행정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위기 상태를 관리·유지해 나가는 게 여러모로 미국쪽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기사는 더욱 나를 놀라게 했다. 점점 조여드는 미·일 등 주변국의 압박에 북한이 물리적인 보복 조처로 대응하겠다며 극렬 반발하고 나서는 등 한반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이젠 더 이상 중간에서 수수방관만 하며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미국에게는 불가침 협정과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맞바꾸는 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적극 설득해야 하며, 북한과는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데 우리 정부가 중추적 역할을 해나가기를 바란다. -황향미/서울시 노원구 상계8동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을 아는가


지난해 이맘 때쯤 학내에서 학교시설관리자 및 저임금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시위와 곳곳에 붙여진 플래카드를 본 적이 있다. 고용안정, 근로복지, 생계안정 어느 것 하나 보장받지 못한 채 장시간 힘든 노동에 내몰리는 학내 저임금 노동자들이 그 노고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임금을 받아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내용이었다. 월 50만원의 임금으로 최소 2인 이상인 그들의 가족은 어떻게 살 것이며, 그들의 자녀는 대학교육은커녕 제대로 된 고등교육 서비스의 수혜자가 될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이들의 최저임금을 정하는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의 협상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공익위원들이 대안 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 아울러 공익위원들에 경제·경영학 교수들뿐만 아니라 시장경제 논리에 반해 노동자들의 인권과 권익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지식인들을 다수 포함해, 합리적인 최저임금액이 설정되길 기대한다. -유경미/ 서울시 관악구 신림9동

청계천 복원 이면에 드리운 그늘

포화상태인 도시 서울 중심에 녹지가 어우러진 도시하천이 복원된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면에 드리워진 그늘에 대해선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듯싶다. 성과가 좋으면 과정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식의 발상을 인구 1천만명이 넘는 메트로폴리탄의 행정정책에 접목시키는 것은 너무나도 안이한 발상이 아니겠는가? 현재 청계천은 6만여곳의 상가, 21만여명의 상인들이 밀집해 있다. 이들 상인의 가족과 거래처까지 합치면 직·간접으로 수백만명의 생계가 얽혀 있다. 이들의 생존권 보장과 이주해야 할 지역상인들의 반발을 무마시킬 수 있는 이렇다 할 대책도 없이 공사는 강행되고 있다. 또한 가뜩이나 번잡하기 그지없는 청계천 일대에 공사 중에 야기될 교통대란은 상상을 초월하리라 생각한다. 청계천 상인들의 반발시위와 같은 단체행동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파업과 시위가 줄기차게 일어나는 현 시점에서 행정 당국이 또 하나의 도화선에 불을 지피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노릇이다. 청계천 복원공사가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면 그로 인해 야기되는 교통대란과 상인들의 생존권 보장 등 사후대책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유재범/ 대전시 중구 문화1동

향후 정치판, 흥미진진

정치면 ‘이회창,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회창 전 총재가 국내 정치에 크든 작든 개입하는 문제가 향후 국내 정치 지형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해주고 있다. 민주당 신당 논의와 한나라당 의원 탈당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지난해 말 대선에서의 패배를 인정하고 한나라당과 한국을 잠시 떠난 이 전 총재가 ‘돌아온 창’으로 권토중래의 꿈을 키우며, 정치판에 연착륙울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그가 언제,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국내에 돌아올 것인가 하는 것은 국내 정치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눈여겨보아야 한다. 올 정기국회가 끝나는 시점에 그 향배가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아무튼 향후 정치판이 어떻게 돌아갈지를 점쳐보는 것은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다. -이광재

이승엽의 ‘빅리그’ 진출에 대하여

스포츠 ‘이제 메이저리그를 두들겨라!’란 기사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사를 되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6월22일 300호 홈런 기록으로 한국 야구사를 다시 쓴 이승엽은 선동렬 한국야국위원회(KBO) 홍보위원과 함께 한국 야구에 있어 명실공히 국보급 존재이다. 이승엽은 참으로 오랫동안 ‘호재’ 가뭄에 목말라했던 국내 프로야구의 갈증을 단번에 해갈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이승엽의 300호 홈런 기록의 가치에 대해 너무나 낮은 국내 투수 수준이나 협소한 야구장에 따른 결과라는 평가절하식 분석보다는, 그의 홈런 평균거리와 미·일 프로야구에 비해 적은 경기 수, 국내 프로야구의 꾸준한 기량 향상의 결과로 보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더군다나 이승엽의 300호 홈런 기록은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려는 그에게 힘을 실어준 셈이다. 그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두고 양 리그간의 엄연한 실력차와 규모가 큰 메이저리그 구장 등을 고려할 때 성공 여부를 확언할 수 없고, 또한 그로 인해 젊은 유망주들의 무분별한 해외진출이 더욱 조장되고 국내 프로야구의 열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 국내 프로야구에 좋은 이정표를 세운 뒤 빅리그에 진출하려는 이승엽의 “마이너리그 생활도 각오하고 있고 단계적으로 빅리그 진출을 준비하겠다”는 말처럼 영리한 두뇌와 타고난 실력, 성실성, 파워, 정신력을 가다듬어 메이저리그에서도 포효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정상현/ 서울시 성북구 종암1동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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