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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61호를 보고

463
등록 : 2003-06-1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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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일배 앞에서 고개 숙여라

사람과 사회 ‘자기를 던지는 저항’을 읽고, 5월31일 새만금 3보1배 성직자와 순례단, 동참한 시민들의 서울시청 앞 기도회와 광화문 열린광장으로의 행렬을 지켜보며 숙연해짐을 느꼈다. 두달 전 전북 부안의 해창갯벌을 출발해 서울까지 무려 305km를 고행과 침묵의 3보1배로 올라온 성직자와 순례단. 그들 앞에서 3보1배 순례를 이익집단의 실력행사쯤으로 치부하는 논리와 정부의 새만금사업 강행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만다. 갯벌의 가치보다 간척사업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연구결과들 또한 한낱 숫자놀음처럼 들린다. 전북 앞바다에 거대한 둑을 쌓아 여의도 면적의 140배나 되는 1억2천만평의 갯벌을 토지와 담수호로 만든다는 새만금간척사업은 ‘전북소외론’을 빌미로 선거를 의식한 철저한 정치논리에 이끌려 지금껏 추진되어온 게 사실이다. 정부가 쌀증산정책을 포기하고 농지감소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소중한 갯벌을 희생해 조성한 농지가 지역 이해와 맞물려 산업단지나 관광레저단지로 용도변경될 수도 있다는 지적은 우려를 자아낸다. 이번 3보1배 순례가 시사하는 점은 너무나 큰 것 같다. 정부는 해당 지역주민, 사회단체, 전문가 등 민간을 토론의 장으로 끌어들여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보존과 개발이 조화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상현/ 서울시 성북구 종암1동

대체연료에 투자를 아끼지 말자

지구온난화, 각종 오염물질 배출, 이권을 둘러싼 분쟁 등을 일으키고 있는 석유. 석탄액화연료를 만들어 상업화에 성공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솔사에 대한 기사는 석유는 물론 천연가스도 나지않는 한국에서 고려해봄직한 대안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석탄액화연료도 석유에 비해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할 뿐이며 석유는 40년, 석탄은 200년 뒤에 고갈될 거라 한다. 미래세대를 위한 대체에너지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지구적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온실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세계 과학자들이 다음 세대 인류를 위한 기술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미래청정에너지에 중점을 두고 실용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석유·원자력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를 실현하고 지구를 위기에서 구할 궁극의 에너지로 ‘핵융합’에 대한 선진국들의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긴 안목을 가지고 당장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외면하지 말고 미래세대를 위한 에너지 연구에도 눈을 돌려 지속적 투자가 있어야만 지구와 우리의 후손들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박갑성/ 부산시 동구 초량4동


피 흘리는 사진은 이제 그만

아프리카 케냐의 테러위협을 보여준 ‘동물의 왕국은 테러의 왕국?’이란 기사의 사진에 테러로 희생당한 사상자들의 모습이 실려 있습니다. 불에 탄 사망자의 뒷모습과 얼굴에 피를 흘리는 부상자의 모습 등이 다소 선정적입니다. 그러나 제가 우려하는 것은 그 선정성보다 자료사진을 선택할 때 (무의식적으로) 인종적 관점이 개입되는 게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4년째 정기구독해 오면서 국제분쟁지역 취재기사를 자주 접해왔지만, 그 대상이 서구권(더 정확하게는 백인문명권)일 경우엔 위와 같이 ‘구체적 현장’을 담은 사진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분쟁지역이 비서구권일 땐 사망자·부상자들의 참혹한 모습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회·정치체제가 불안정한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이 국제분쟁지역으로 주목받고 있기에 기사화 빈도가 높아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일일 수 있다고 해도 자료사진의 내용까지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아쉬움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분쟁지역의 절박한 사정을 널리 알리는 데 한장의 사진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고 하더라도 그 전에 사진 속 피해자의 인권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옳을 것 같습니다. 서구·비서구의 구분 없이 모든 분쟁지역 취재기사에서 피흘리는 피해자 사진은 더 이상 싣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강양숙/ 부산시 동래구 명륜1동

‘가족성장일기’ 만들어주세요

저는 7살, 10살 된 딸들과 함께 사는 직장여성인데 <한겨레21>에 ‘가족성장일기’ 같은 코너가 있다면 아이를 키우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으리가 생각합니다. 예전에 딸들과 여성마라톤대회에 참가했었습니다. 그 며칠 뒤 업무에 지쳐 “도영아, 엄마도 일 그만두고 집에 있을까?” 했더니 제 아이가 “아니요, 엄마 많이 힘드세요? 엄마가 힘들더라도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야 한다고 했잖아요. 엄마, 나는 엄마가 훌륭한 여성이 될 거라고 믿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오더라고요. 아마도 마라톤 표어에 있던 ‘여성’이라는 단어를 기억한 것 같습니다. 이렇듯 아이와 살다보면 미처 어른이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깨닫게 되기도 하고 영유아 육아일기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 <한겨레21> 주독자층이 30, 40대인데 괜찮은 기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김수정

장마가 다가온다

더위가 밀려오기 시작하는 5월이 되면 동네마다 혹은 구마다 현수막이 걸린다. 호우대비, 장마대비 등등의 제목으로 주민들을 상대로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마련한 현수막들이다. 그러나 현수막으로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랑천의 범람으로 해마다 피해를 보았던, 장안동과 답십리등 동대문구는 지난 1998년과 2001년에 엄청난 수해를 입었다. 몇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똑같은 피해를 입은 것이다. 피해상황을 파악해본 결과, 원인은 중랑천 안에 쌓여 있던 많은 노폐물과 쓰레기들 때문이었다고 밝혀졌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가 발벗고 나서 2002년에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비가 내렸음에도 피해 없이 지나갈 수가 있었다. 이처럼 민간단체가 나서지 않는 한, 재정이 열악한 동이나 구에서는 장마에 대비하여 특별히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곳곳에 현수막이 붙어 있다 해도 수해를 입었을 때 뿐이며 현수막을 붙일 때 뿐, 정부기관에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거나 복구를 하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지난해 폭우와 올 겨울 폭설로 피해가 컸던, 강릉과 속초 등의 복구상황과 대책마련에 대한 집중보도가 필요하다. 또한 서민들이 집중적으로 살고 있는 곳에만 유독 수해피해가 많은 이유 등도 보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서정/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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