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의 이음터, 하늘공원
‘보셨나요, 물방개 노는 옥상’이라는 기사를 읽고 무척 즐거웠다. 꽃·나무·풀·땅·물이 조화롭게 조성된 옥상의 정원과 연못 등은 생각만으로도 우리에게 자연과의 교감과 인간적인 모습으로의 회귀를 꿈꾸게 한다. 한번씩 그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숨막힐 듯한 회색빛의 서울이란 도시공간 속에 그런 공간이 과연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기사에서처럼 축소된 형태의 또 하나의 생태계인 ‘옥상정원’이 우리에게 주는 편리함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찾는 사람에게 편안한 휴식과 사색의 공간을 제공함과 아울러 삭막한 도시미관을 개선하면서 여름철에는 에너지 과소비에 의한 열섬 현상(흙이 없는 빌딩 옥상의 과열)을 억제하고, 건물 옥상의 온도변화 폭을 줄여 내구성을 증진하며 단열효과로 건축물의 냉난방비를 절감시킨다.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자치단체 단위에서의 조례제정과 예산지원도 반가운 소식이다. 공공성이 강한 건물에 대한 지원에서 시작하여 모든 건물에 대한 공공요금 공제, 세제 혜택, 사업비 지원 방안으로의 확대방안이 필요하다. 더불어 조성된 옥상녹화 공간이 그 건물 안 직원들의 전유물로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학생 등 시민에 대한 전면 개방과 환경친화적 교육프로그램 개발로 환경보존의 가치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유리/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공익근무는 특권이 아니다
저는 28개월째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젊은이입니다. ‘공익이 공공의 봉이냐’라는 기사를 보고 글을 보냅니다. 이렇듯 사회의 다양한 면을 균형 있으면서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다루는 것은 역시 <한겨레21>의 저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기사에서 지적하신 문제점들은 비교적 정확하고 편견 없는 판단입니다. 제가 비록 갑작스러운 개인의 신병으로 공익근무요원으로 소집되었지만 이를 한번도 부끄럽게 여긴 적은 없습니다. 많은 민원인들을 대하고 여러 활동을 하면서 늘 긍지와 보람을 갖고 일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사람들이 공익요원들을 편견을 갖고 보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면에 나름대로 군복무를 충실히 한다며 격려해주는 분들이 예전보다 많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제가 기사에서 좀더 다루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공익요원들이 보충역으로 소집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사연들이 신체병약이나 학력부족이라는 분명한 사실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병역처분을 특권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기사에서 다루었다면 좀더 여러 문제점의 근본을 파고들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
〈살인의 추억〉과 시대의 그림자 이번 호 사람과 사회 ‘이젠 살인의 규명을 보고 싶다’를 읽고 새삼 영화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지난달 말, 운좋게 <살인의 추억> 영화시사회 티켓을 얻었다. 마침 중간고사도 끝나고 해서 친구 녀석과 함께 관람하게 되었다. 살인의 추억…. 내가 갖고 있던 영화에 대한 지식은 1980년대 후반 발생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실화라는 것이 전부였다. 물결치는 황금빛 들판길을 주인공 박두만 형사를 태운 경운기가 덜커덩덜커덩 굴러가는 장면을 시작으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2시간여 동안 나는 봉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로 배우 송강호와 김상경이 울부짓는 대로 영화 속에 점점 빠져들었다. 웃고 우는 가운데 영화의 막은 내렸고 나는 시작 전 받았던 설문지에 최고의 찬사를 보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바로 이러했다.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에서 경찰 지원병력의 부족으로 눈앞에서 범인을 아깝게 놓치는 부분이었다. 범인을 놓쳤다는 단순한 사실을 넘어서 그렇게 만든 장본인인 당시 우리 사회가 미치도록 원망스러웠다. 나는 비록 386세대는 아니지만 어렴풋하게 80년대 후반 암울했던 사회상이 회상되곤 한다.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같은 화려한 잔치 속에 꽁꽁 숨겨졌던 어두운 그림자들 말이다. 손영태/ 부산시 동래구 안락1동
사스에 대한 합리적 대처 5월 초에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로 출장을 다녀왔다. 혹시나 하여 여러개의 마스크와 비상약품을 준비하였으나 기우였다. 천혜의 좋은 환경을 갖춘 곳이지만 공항에서부터 검열과 검역이 철저하였다. 담배 몇갑, 일회용 커피 몇개, 상비약품까지도 철저한 체크 뒤에 통과시켰다. 관광버스는 생수 외에는 소지품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운전석 위로는 ‘NO FOOD. NO DRINK, NO SMOKE’라는 경고문이 계속하여 흐르고 있었다. 가이드에 따르면 사스 발생지인 중국인에게는 비자 자체가 발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행히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사스 추정환자가 방역당국의 신속한 조치로 병원에 격리되었다가 퇴원했다. 공항검역을 통하여 바로 환자를 격리함으로써 2차 감염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이제 이 신종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집단이기심이나 막대한 공포감으로 인해 무조건 격리병원지정을 반대하기보다는 합리적 이성을 가지고 방역당국의 조치에 따르는 것이 더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이선기/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대학 학과 통·폐합의 문제점 최근, 교육시장 개방 논의와 더불어 대학의 학생 수가 부족해지면서 각 대학별로 학과간 통폐합 현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경쟁력이 약한 대학과 학과는 필히 도태되어야 한다는 이른바 ‘시장의 논리’가 판을 친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학과 통폐합의 뒤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들이 있다. 1980~90년대에 대학에 진학했던 세대들은 산업발전에 따른 베이비붐 세대로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사상 최고의 입시 경쟁을 경험해야 했다. 이때 나타난 것이 이른바 ‘제2캠퍼스’였다. 각 대학들은 수도권 부근을 중심으로 분교 형식의 제2캠퍼스들을 만들면서, 본교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강의를 하는 학과들을 우후죽순격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제2캠퍼스는 대학들의 서열화를 부추겼고, 본교 학생과 분교 학생간의 위화감 조성이라는 부정적인 측면을 낳았다. 이제 그동안 모두가 나 몰라라 했던 교육 문제에 시장의 논리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통폐합에 따른 희생자들은 제2캠퍼스의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인 경우가 많다. 나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많은 제2캠퍼스 재학생과 졸업생들에게 대학의 학과별 통폐합 문제는 자신들의 긍지 및 생존과 직결된 절실한 문제이다. 교육의 문제는 자유경쟁과 시장논리만으로 바라볼 수 없다. 각 대학들이 좀더 열린 자세로 대학의 실제 주인인 학생들과 교수들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택선/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독자만화
공익근무는 특권이 아니다
저는 28개월째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젊은이입니다. ‘공익이 공공의 봉이냐’라는 기사를 보고 글을 보냅니다. 이렇듯 사회의 다양한 면을 균형 있으면서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다루는 것은 역시 <한겨레21>의 저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기사에서 지적하신 문제점들은 비교적 정확하고 편견 없는 판단입니다. 제가 비록 갑작스러운 개인의 신병으로 공익근무요원으로 소집되었지만 이를 한번도 부끄럽게 여긴 적은 없습니다. 많은 민원인들을 대하고 여러 활동을 하면서 늘 긍지와 보람을 갖고 일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사람들이 공익요원들을 편견을 갖고 보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면에 나름대로 군복무를 충실히 한다며 격려해주는 분들이 예전보다 많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제가 기사에서 좀더 다루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공익요원들이 보충역으로 소집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사연들이 신체병약이나 학력부족이라는 분명한 사실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병역처분을 특권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기사에서 다루었다면 좀더 여러 문제점의 근본을 파고들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
〈살인의 추억〉과 시대의 그림자 이번 호 사람과 사회 ‘이젠 살인의 규명을 보고 싶다’를 읽고 새삼 영화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지난달 말, 운좋게 <살인의 추억> 영화시사회 티켓을 얻었다. 마침 중간고사도 끝나고 해서 친구 녀석과 함께 관람하게 되었다. 살인의 추억…. 내가 갖고 있던 영화에 대한 지식은 1980년대 후반 발생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실화라는 것이 전부였다. 물결치는 황금빛 들판길을 주인공 박두만 형사를 태운 경운기가 덜커덩덜커덩 굴러가는 장면을 시작으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2시간여 동안 나는 봉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로 배우 송강호와 김상경이 울부짓는 대로 영화 속에 점점 빠져들었다. 웃고 우는 가운데 영화의 막은 내렸고 나는 시작 전 받았던 설문지에 최고의 찬사를 보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바로 이러했다.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에서 경찰 지원병력의 부족으로 눈앞에서 범인을 아깝게 놓치는 부분이었다. 범인을 놓쳤다는 단순한 사실을 넘어서 그렇게 만든 장본인인 당시 우리 사회가 미치도록 원망스러웠다. 나는 비록 386세대는 아니지만 어렴풋하게 80년대 후반 암울했던 사회상이 회상되곤 한다.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같은 화려한 잔치 속에 꽁꽁 숨겨졌던 어두운 그림자들 말이다. 손영태/ 부산시 동래구 안락1동
사스에 대한 합리적 대처 5월 초에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로 출장을 다녀왔다. 혹시나 하여 여러개의 마스크와 비상약품을 준비하였으나 기우였다. 천혜의 좋은 환경을 갖춘 곳이지만 공항에서부터 검열과 검역이 철저하였다. 담배 몇갑, 일회용 커피 몇개, 상비약품까지도 철저한 체크 뒤에 통과시켰다. 관광버스는 생수 외에는 소지품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운전석 위로는 ‘NO FOOD. NO DRINK, NO SMOKE’라는 경고문이 계속하여 흐르고 있었다. 가이드에 따르면 사스 발생지인 중국인에게는 비자 자체가 발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행히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사스 추정환자가 방역당국의 신속한 조치로 병원에 격리되었다가 퇴원했다. 공항검역을 통하여 바로 환자를 격리함으로써 2차 감염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이제 이 신종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집단이기심이나 막대한 공포감으로 인해 무조건 격리병원지정을 반대하기보다는 합리적 이성을 가지고 방역당국의 조치에 따르는 것이 더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이선기/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대학 학과 통·폐합의 문제점 최근, 교육시장 개방 논의와 더불어 대학의 학생 수가 부족해지면서 각 대학별로 학과간 통폐합 현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경쟁력이 약한 대학과 학과는 필히 도태되어야 한다는 이른바 ‘시장의 논리’가 판을 친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학과 통폐합의 뒤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들이 있다. 1980~90년대에 대학에 진학했던 세대들은 산업발전에 따른 베이비붐 세대로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사상 최고의 입시 경쟁을 경험해야 했다. 이때 나타난 것이 이른바 ‘제2캠퍼스’였다. 각 대학들은 수도권 부근을 중심으로 분교 형식의 제2캠퍼스들을 만들면서, 본교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강의를 하는 학과들을 우후죽순격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제2캠퍼스는 대학들의 서열화를 부추겼고, 본교 학생과 분교 학생간의 위화감 조성이라는 부정적인 측면을 낳았다. 이제 그동안 모두가 나 몰라라 했던 교육 문제에 시장의 논리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통폐합에 따른 희생자들은 제2캠퍼스의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인 경우가 많다. 나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많은 제2캠퍼스 재학생과 졸업생들에게 대학의 학과별 통폐합 문제는 자신들의 긍지 및 생존과 직결된 절실한 문제이다. 교육의 문제는 자유경쟁과 시장논리만으로 바라볼 수 없다. 각 대학들이 좀더 열린 자세로 대학의 실제 주인인 학생들과 교수들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택선/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