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종금 의혹, 철저한 수사를
역대 정권 가운데 부정부패와는 가장 거리가 멀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노무현 정권의 최측근 인사들이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에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국민으로부터 실망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핵심 최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염동연 민주당 인사위원 등에게 경영부실로 인한 퇴출 위기에 직면했던 나라종금 대주주인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이 각각 2억원과 5천만원을 투자금과 용돈 명목으로 건넸는데, 당사자들은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소가 웃을 일이 아닐 수 없다. 호텔 주차장, 트렁크, 현금뭉치 등 전형적인 뇌물사건의 돈 전달방식이 등장하고 있어 심증을 굳게 해주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2조원대의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하고 퇴출된 나라종금의 김 전 회장쪽이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230억원대의 비자금이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전달됐을 거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대선 전에 측근들에게 돈을 줬다는 영수증까지 발견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고 정치권 눈치를 보며 사건을 방치했다는 의혹도 밝혀져야 한다. 검찰이 여당 대통령 후보의 측근비리를 은폐해 사실상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추궁을 면할 수 없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검찰은 수사중단과 관련한 은폐의혹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하고,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한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펼쳐야 하며, 실추된 검찰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한점 의혹도 남기지 않는 수사를 해야 한다. 노무현 정권도 정권 초창기에 도려낼 것은 과감히 도려내야만 국민의 지지 속에 참여정부의 순항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박갑성/ 부산시 동구 초량4동
이라크전이 터진 다음날, 낮 시간 속보를 보는데 우리 애가 학교에서 왔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전쟁에 관심을 보여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 왜 미국이 이겨야 되는지, 후세인은 나쁜 사람인지 등등의 질문공세를 했다. 8살배기 어린이 눈높이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면서도 애가 어려서부터 반미감정을 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사실을 감출 수는 없었다. 아이는 이 전쟁을 힘센 미국이 기름을 갖고 싶어서 힘없는 이라크 사람들을 죽이는 비겁한 전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던 터라, 잠깐 텔레비전 화면을 응시하더니 “엄마 내가 뭘 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을까. 이라크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 하고는 울상을 지었다. “이라크 사람들한테 편지를 써서 희망을 주면 어떨까” 하고 제안하자 서둘러 방으로 들어가서는 종이와 연필을 들고 와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조금 쓰다가 방에서 뭔가를 가지고 와서는 “엄마, 편지에 이 칼하고 돈하고 같이 보낼래” 하면서 평소에 아끼던 장난감 칼과 용돈으로 받은 1천원을 내보였다. 순간 우습기도 하고 기특하기고 하고, 그러면서도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라 서툰 글씨와 문장력이었지만, “이라크 아저씨 힘드시죠. 아저씨, 제가 칼하고 돈하고 보내요. 아저씨 꿈과 희망을 잃지 마세요”라고 쓴 글을 보고는 이라크에 있는 우리 애랑 동갑내기 애들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냈다. 힘있는 나라가 힘없는 나라를 저리도 쉽게 침략해 무고한 생명들을 앗아갈 수 있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 애들이 어른들의 세상은 공정하지 않고 힘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질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이라크 전쟁은 우리 애들에게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전쟁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영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탑마을
이라크 전쟁이 마지막 이기를
이라크전이 터진 다음날, 낮 시간 속보를 보는데 우리 애가 학교에서 왔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전쟁에 관심을 보여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 왜 미국이 이겨야 되는지, 후세인은 나쁜 사람인지 등등의 질문공세를 했다. 8살배기 어린이 눈높이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면서도 애가 어려서부터 반미감정을 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사실을 감출 수는 없었다. 아이는 이 전쟁을 힘센 미국이 기름을 갖고 싶어서 힘없는 이라크 사람들을 죽이는 비겁한 전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던 터라, 잠깐 텔레비전 화면을 응시하더니 “엄마 내가 뭘 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을까. 이라크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 하고는 울상을 지었다. “이라크 사람들한테 편지를 써서 희망을 주면 어떨까” 하고 제안하자 서둘러 방으로 들어가서는 종이와 연필을 들고 와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조금 쓰다가 방에서 뭔가를 가지고 와서는 “엄마, 편지에 이 칼하고 돈하고 같이 보낼래” 하면서 평소에 아끼던 장난감 칼과 용돈으로 받은 1천원을 내보였다. 순간 우습기도 하고 기특하기고 하고, 그러면서도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라 서툰 글씨와 문장력이었지만, “이라크 아저씨 힘드시죠. 아저씨, 제가 칼하고 돈하고 보내요. 아저씨 꿈과 희망을 잃지 마세요”라고 쓴 글을 보고는 이라크에 있는 우리 애랑 동갑내기 애들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냈다. 힘있는 나라가 힘없는 나라를 저리도 쉽게 침략해 무고한 생명들을 앗아갈 수 있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 애들이 어른들의 세상은 공정하지 않고 힘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질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이라크 전쟁은 우리 애들에게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전쟁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영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탑마을
아직도 두터운 남녀차별의 벽 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서아무개 교장의 죽음으로 인해 요즘 사회에서 흔히 하는 말이 “여자들한테 차 시중 시키지 마라”이다. 괜히 차 심부름 시켜서 무슨 일 생길지 모른다고 전교조를 비난하면서 은근히 성차별에 대한 문제제기를 과잉대응이라고 몰아세우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 시중 시키는 문제가 성차별의 문제냐, 해줄 수도 있는 일이냐 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는데, 이번호 경제면 제일기획 기사를 보면서 우리나라 사람들 인식에 남아 있는 남녀 차별의 편견을 극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꼈다. 제일기획의 남녀 평등이 흔치 않은 일, 대단한 일로 느껴지는 것을 보니 아직 내가 체감하는 남녀 불평등은 꽤 심각했나 보다. 민주화되고 여성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다지만 실제로 여성들이 느끼는 불평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제일기획을 부럽다고 여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 기사는 하루빨리 여성의 목소리로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주는 것 같다. 정유진/ 서울시 경기도 의왕시
장궈룽, 그가 아름다운 이유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장궈룽을 기억한다. 영원히 젊음을 간직할 것 같은 외모로 그는 우리에게 영원한 왕자님이였고, 그의 사진을 양면으로 코팅해서 책받침으로 쓰는 데 우리는 익숙했다. 내가 왕자님에서 진정한 배우로 그를 기억하게 된 건 영화 <패왕별희>를 보고 나서였다. 중·고등학교 때 그가 마냥 좋아서 시험이 끝날 때면 친구들과 모여 제목이 늘 넉자였던 중국영화를 봤다면, 대학 때는 전공이 중국어라는 이유로 공부 겸 재미 겸 중국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비정전>에서 그의 맘보춤에 흠뻑 빠져 댄스학원을 등록하기도 했고, <패왕별희>는 원판까지 구입해서 나의 중국어 공부의 교본으로 삼기도 했다. 그의 죽음을 접했을 때, 난 그저 만우절 농담인 줄로만 알았다. 그리고 나의 십대와 이십대를 함께한 그를 생각하면서 한동안 많이 우울해했다. 중·고등학교 때 처음 그를 보았을 때, 그의 나이가 이제 내 나이가 되었다. 그가 죽음을 맞이한 나이가 또 내 나이가 될 때쯤 난 무얼 하고 있을까 하지만 어렴풋이 알 것 같기는 하다. 내 가슴에 그는 진정한 배우로, 진정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될 거라는 것을. 강민정/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