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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51호를 보고

453
등록 : 2003-04-0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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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를 지지함

지난해 예비군훈련까지 다 마친 나는 아직도 가끔 군대 꿈을 꾼다. 특히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더하다. 아마도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 대부분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군대생활이 끼친 영향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군대 이야기는 금기의 영역에 속해왔다. 물론 민주화 이후 군대에서 겪은 개인의 경험담이 여러 소재로 활용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군대문제가 직접 언급된 적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체복무 허용’ 논란은 우리나라 군대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결론을 미리 말하면 나는 대체복무제를 찬성한다. 일부에서는 강제징집제도인 우리나라에서 대체복무를 허용하면 현역입영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대체복무 기간을 현역보다 늘리고, 그 대상을 특별한 사유(예: 종교적 의사)에 한정하면 실제로 대체복무를 지원하는 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설령 한시적으로 지원자가 몰릴 것이 걱정되면 시행 초기에 그 수를 제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체복무제의 가장 큰 장점은 개인적 양심 문제로 군대를 거부하는 사람이 범법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총을 들지 않을 뿐 사회에 유익한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대체복무제는 이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유일한 대안인 것이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대만도 대체복무 도입이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기사를 보면서 다시 한번 내게 병역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생각해보았다. 많은 고민이 되겠지만 역시 나는 현역 입영을 택할 것이다. 물론 아직도 군대 꿈을 꿀 정도로 고생을 많이 한 것이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을 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군대에서 복무하고 있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고생한 만큼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대체복무 허용과 더불어 현역병에 대한 처우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지훈/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우리 농산물로 아이들을 살리자


학교에서 학생들이 응급차에 실려가는 모습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 참 놀랐다. 도대체 어떻게 위생관리를 하였기에 이러한 일들이 계속 발생하는지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그동안 학교급식은 위생관리의 사각지대로 관리당국의 관리소홀로 방치되다시피 했다. 최근 학교급식은 안전하고 위생적인 국산 농산물로 공급해야 한다는 범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정부에 입법청원을 마친 상태다. 한창 건강하게 자라야 할 아이들에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농산물을 먹이면 건강과 성장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왜 요즘 아이들이 쌀밥과 김치를 멀리하고 콜레스테롤이 많은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을 즐겨먹는지 그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 이유는 올바른 식습관을 길러주지 못한 데 있다. 학교급식이 맛과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학교 밖에서 별도로 군것질을 하고 집에 와서도 입맛이 없으니까 밥을 적게 먹고 기름진 간식을 먹게 되는 바르지 못한 식생활이 반복되는 것이다. 우리 자녀들의 이러한 식생활을 바르게 잡아주지 못하면 건강을 해치고 성격이나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가정에서 어머님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한가족이 둘러앉아 먹으며 식사예절도 배우고 가족 간 정과 사랑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깨지고 있다. 잘못된 학교급식이 아이들의 식습관을 바꾸고 건강마저 위협하는 상황에서 어느 부모가 학교급식을 신뢰할 것인가 선진국들은 우리가 학교급식 제도를 도입하기 이전부터 법안을 만들어 학교급식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우리 땅에서 나오는 안전한 농산물이 아이들에게 건강을 주고, 가족 간의 사랑과 친구들과의 우정을 두텁게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유익하다. 학교급식 법률 개정에 국민과 정부 모두 내 아이가 학교급식을 먹는다는 부모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반드시 학교급식이 안전한 우리 농산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홍규/ 전남 강진군 군동면

빅마마 파이팅!

몇년 전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많은 인기와 관심을 모은 텔레비전 드라마 <허준>이 생각난다. 신드롬이라고까지 표현했지만 나는 그 드라마가 그리 재미있지 않았다. 소설을 읽고 느낀 큰 감동을 텔레비전 브라운관 앞에서는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소설을 눈으로 읽는다지만 나는 머리와 마음으로 읽는다고 생각한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전개되는 상황을 머리로 상상하며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대중가요라는 요즘 노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예쁜 가수, 멋드러진 분장과 의상, 화려한 뮤직비디오에 만족해버린 내 눈은 마음으로 감동을 전하기에 에너지가 부족하다. 이번호 빅마마의 기사를 읽고 생긴 호기심에 그들의 음악을 들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음악을 들은 기분이다. 이런 노래 잘부르는 가수와 잘 만들어진 노래가 제대로 어우러지면 희열이라는 것을 좀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제2, 제3의 빅마마를 기대하며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언니, 나 반했어!”

이수연/ 광주시 북구 용두동

군미추를 교단에 서게 하라

국가의 명령인 군복무로 인하여 교사로 임용되지 못한 국·공립 사범대 졸업자 150명이 교단에 설 길을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개인에게 전가된 잘못된 교원수급정책과 헌법39조 2항에 의거해 군복무로 인한 교사임용에 불이익을 당한 부당한 공권력 집행을 시정하고, 빼앗긴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투쟁을 전개하는 군미추 회원과 소극적인 교육부! 양자 간 서로 주장만 하지 말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의무 수행만 강조하고 이로 인한 피해는 인정하지 않는 정부가 과연 올바른 교육정책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엄인정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기대하며

결혼하고 나서 3번의 이사를 할 때마다 박스에 쌓인 <한겨레21>을 어떻게 할 것인가로 고민하는, 중 1과 초등학교 3학년을 둔 주부면서 국어학원을 운영하는 독자입니다. 결혼 이후 바로 이어진 육아문제로 교직을 포기하며 언젠가 내 작은 도서관을 꾸밀 때 반드시 진열하겠노라 다짐하며 그 것들을 보관해오다, 지금은 학원의 한쪽 코너를 먼저 장식하고 있습니다. 직업상 늘 많은 책을 읽어대야 하는 저로서는,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한겨레21>입니다. 어느새 내 생각도 한겨레를 많이 닮아가다 보니, 자못 남편과 정치·사회 문제로 의견 다툼도 있지만, 그건 일상적 소재로의 싸움이 아니어서 아주 신나는 다툼이 됩니다. 마치 20년 전 신촌의 어느 다방에서 주고받던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기분마저 드니까요. 그런데 한때 <한겨레21>은 이상하리만큼 식상하게 느껴졌습니다. 글쎄, 아무리 주의해도 어쩔 수 없는 매너리즘에 빠지고 마는 타성이 남아 있기 때문일까요. 몇년 전만 해도 제법 독자투고도 하면서 아주 열심이었는데…. 기자분들께서 직접 뛰어들어 체험을 소개한 지면도 어쩐지 얄팍한 상술을 대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나 최근 <한겨레21>은 다시 제게 생각거리를 가져다주는군요. 참 다행입니다. 넘쳐나는 인쇄물들 가운데 그래도 읽고 싶어 읽고 추천하고 싶어 추천하게 되는 몇 가지 것들은 있어야겠기에 말이지요. 대입시험을 앞둔 아이들에게 세상의 구석진 이야기들을, 그래서 너희가 사회에 나가서 해야 할 수많은 일들 가운데 이런 일이 이렇게 산재해 있다는 것을 말하기에는 그들의 현실이 너무 조급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관만 할 수 없을 때 전 넌지시 <한겨레21>을 손에 들려 보내줍니다. “쓸데없이 몇십만원씩 주고 학원에서 논술공부하지 말고, 세상을 보고 읽는 눈을 키워” 하면서 말이죠. 그러면 며칠 뒤에 어머니들께 전화가 오죠. 학원으로. 이거 읽으면 논술공부 도움되느냐고. 이제 봄입니다. 지난 일요일, 종일토록 비가 오는데 처음으로 우비라는 것을 입어보고 북한산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남편과 함께 마신 동동주 맛이 일상의 틈에서 찾아내는 건전한 기쁨이 될 수 있듯 저와 자라나는 모든 아이들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정신적 힘을 길러줄 수 있는 잡지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한잔의 커피와 함께 <한겨레21>을 읽다가 두서없이 보냅니다.

강혜선

독자만화

김규정 kkj6262@hanmail.net

이성렬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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