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만난 독자ㅣ 자산관리공사 나동선 부장
나동선(50)씨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운동권 출신도 아니고 잘나가는 최고경영자(CEO)도 아니다. 그러나 보통사람이라도 현재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우리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프라이드를 가지고 산다. 어떤 일을 하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지난 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로 내몰렸으며, 많은 기업들이 부실기업으로 낙인찍혀 시장에서 사라졌던가. 이들 기업에 빌려준 막대한 대출금으로 부실채권을 끌어안게 된 은행들은 또 얼마나 전전긍긍했던가. 나동선씨는 이런 ‘bad bank’를 ‘clean bank’로 만들어주고 기업을 살리는 일을 한다. 공적자금으로 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적당한 투자자에게 제값을 받고 넘겨줘서 파산이나 청산으로 공중분해될 운명에 처한 기업들이 회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투자자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넘겼다가는 큰일난다. 회사의 외양만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팔아버리기 때문이다.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을까. “이 업무에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이 많다 보니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면서 시간이 지연되어 기업가치가 점점 하락하고 근로자들은 계속 저임금으로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또 매각과정에서 가끔 불협화음도 있어요. 낙찰에 떨어진 사람들이 앙심을 품고 언론에 매각이 잘못되었다고 제보해 곤란을 당할 때도 있어요. 그리고 매각결정 당시의 시장상황과 이후의 상황이 변하게 마련인데,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헐값매각이 아니냐는 비판을 할 때 마음고생이 됩니다.” 나씨가 기업 인수합병(M&A)을 하는 데 최우선으로 삼는 기준으로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되도록 단순하게’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 자신이 아무런 사심 없이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다. 이 덕분에 지난 5년여 동안 별 잡음 없이 일처리를 해왔다.
“<한겨레21>을 구독한 지는 2년 정도 돼요. 처음에는 아는 사람의 부탁을 받고 마지못해 보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다른 잡지 다 끊고 <한겨레21>만 봅니다.” 그는 한-베 평화공원 기사가 가장 인상깊었단다. 3년간의 군대생활을 경험했고,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 참여자는 모두 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쟁은 어떠한 경우에도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제까지 개혁의 선도자로서 <한겨레21>의 노선을 높이 평가하지만, 앞으로는 다수가 참여하는 개혁을 이끌어내는 데 역량을 발휘해주면 좋겠군요. 개혁을 아무리 외쳐도 듣는 사람이 적다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소박하지만 반듯한 생각으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든든해보인다. 이경숙/ 5기 독자편집위원

“이제까지 개혁의 선도자로서 <한겨레21>의 노선을 높이 평가하지만, 앞으로는 다수가 참여하는 개혁을 이끌어내는 데 역량을 발휘해주면 좋겠군요. 개혁을 아무리 외쳐도 듣는 사람이 적다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소박하지만 반듯한 생각으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든든해보인다. 이경숙/ 5기 독자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