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독자/ 기아자동차 리오 당첨자 이철원·채윤미 부부
“한겨레쪽에서도 전화를 가끔 하세요.” 아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한가위 독자퀴즈대잔치’ 승용차 당첨의 주인공이 하필이면 취재원이었다고? 당첨자 이철원(34)씨의 직업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연구원. 재정경제부 산하의 정부출연기관으로, 국제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기관이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큰 사건이 터지면 언론사의 전화를 많이 받는 곳이기도 하다. 유럽문제를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는 그 역시 기자들과 가끔 통화를 한다. 이번에도 독자퀴즈 대잔치에 응모하고서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철원씨, 당첨자 이름이 비슷하던데 혹시 응모했어요?”라는 한 기자의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재확인에 나섰다.
직장에서 모든 일간지와 주간지를 보는 이씨지만, <한겨레21>은 집에서 따로 정기구독한다. “제가 국제담당이라서 국제면 기사를 주의깊게 봅니다. 다른 신문에 비해 검증된 내용이 실린 기사가 많이 나오더군요.” 부인 채윤미(34)씨 역시 <한겨레21>의 팬이다.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봤던 기사는 동인문학상 후보선정과 거부를 둘러싸고 벌어진 황석영·이문열씨 사이의 논쟁(319호). 문학도였던 채씨라 문학기사를 주의깊게 본다고 한다.
영문학도인 채씨와 경제학도인 이씨가 처음 만난 건 자그마치 15년 전, 꽃다운 대학교 1학년 열아홉 때.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로 지내다가 이씨가 졸업하자마자 스물다섯에 결혼했다. 채씨는 법제처 산하 법제연구원에서, 이씨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나란히 일한 연구원 부부 커플. 2년 전 세 번째 아이를 낳으면서 채씨는 전업주부로 전환했고, 이씨는 경제학부 대학원에 다니면서 박사과정 마무리를 하고 있다.
국제분야 연구원과 법제분야 연구원 두명이 붙어서 ‘한가위 독자퀴즈대잔치’를 풀었는데도 하룻밤이 꼬박 걸렸다고 한다. 짜맞추기는 국어사전을 갖다놓고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풀었는데, 그래도 사전을 찾아보면 답이 다 나오더라고 한다. 4단계 수학문제는 비교적 수월하게 풀었는데, 4번째 연산기호 문제는 스무번 쯤 다시 풀었을 거라고.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제일 어려웠던 문제는 의외로 1단계 동그라미 세기. “이게 제일 자신없었어요. 아무리 세도 125개에서 한개가 모자라는 거예요. 그래서 에이, 운에 맡겨야겠다 생각하고 가장 가까운 1번으로 찍었죠. 그래서 1단계부터 틀린 거 아닌가 생각했어요.” 채씨의 말이다. 1단계 문제는 여러 독자들로부터 125개에서 두개가 모자란다, 한개가 넘는다는 문의를 받았던 악명높은 문제.
“아이가 셋이라서 큰 차가 있었으면 했는데 시기적절하게 차가 생겼어요. 머리를 맞대고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라는 채씨. <한겨레21>에 대해 아쉬운 점 있으면 말해달라는 부탁에 “잡지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데 제가 뭐 할말이 있겠어요”라며 겸손하게 말을 맺는다.
이민아 기자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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