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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42호를 읽고

444
등록 : 2003-01-2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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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아빠의 환상을 깨뜨렸다

항상 새 판이 나올 때마다 이번주에는 어떤 주제를 다뤘나 하는 궁금증에 표지이야기를 가장 먼저 읽습니다. 그런데 이번주는 좀 많이 놀랐지요. 대선 이후라 아마 정치계 소식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갑자기 빈곤이라니…. 좀 뜻밖인 감이 들었습니다. 전 솔직히 가난이라는 걸 겪어보지 않은 중산층의 전형적인 297세대거든요. 8학군 열풍에 부모님들은 무리해가며 서초구로 이사오셨고, 초등학생부터 줄곧 서초구 안에서만 살았습니다. 달동네라든지 빈곤 등의 단어는 대학생 때 선배들이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역설할 때 늘 들어온 주제지만 제 삶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번 주제에 제가 충격을 받은 사실은 절대빈곤은 사라졌을 거라고 생각한 제 뒤통수를 쳤기 때문이죠. 외환위기 이후 가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늘었지만 정작 빈민의 양상은 더욱 심각해진 상태라는 게 섬뜩함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더 무서운 점은 예전에는 빈곤이 실업자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노동자가구를 중심으로 퍼져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일해도 계속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껏 대학 나와도 부모의 가난을 대물림해야 한다는 기사는 제 환상을 깨는 데 충분했습니다. 즉,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만 듣다 보면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충분히 이겨냈고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수치 안에 숨은 사실을 이번 주제가 다룸으로써 저뿐 아니라 일반사람들의 통념을 정면으로 깨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유선/ 서울시 서초구 반포2동

한국과 베트남, 진정한 친구


‘한국-베트남 어린이 문예대회 수상작’을 관심 있게 본 독자다. 어린이 문예 수상작인데 뭐 볼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보았지만 큰 교훈과 감명을 받았다. 내 어린 시절이 무색하게도 한국과 베트남의 어린이들은 자기 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관심이 많았고, 어른들도 갖기 힘든 ‘관용’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다. 좀더 잘사는 나라라고 해서 베트남 사람들을 깔보지 않는 한국 어린이. 베트남 전쟁 때 한국군의 악행을 기억하지만 그것을 용서할 줄 아는 베트남 어린이. 그들이 커서 나라를 이끌 주역이 된다고 생각하니 정말 뿌듯했다. 수상작들의 그림과 글에는 상대방의 나라에 대한 동정이나 부러움의 표현은 한마디도 쓰여 있지 않았다. 그만큼 서로를 동등하게 보고,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이 이해타산으로 만난 냉정한 관계보다는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가 더 활발해지기를 빌어본다.

손혜림/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딴따라다운 딴따라

똑똑한 딴따라, 의식이 있는 딴따라, 철학이 있는 딴따라, 자기 세계가 있는 딴따라를 보는 건 기분 좋은 일입니다. 모순되는 말일지 모르지만 제가 싫어하는 딴따라는 딴따라답지 않은 딴따라입니다. 자기의 뚜렷한 영역도 없으면서 딴따라답지 않게 꾸며내 보이는 것. 그런데 철학이 있는 딴따라가 더 딴따라답더군요. 박진영·신해철·차인표·권해효·나훈아 등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남자 연예인은 있으나 여자 연예인은 별로 떠오르질 않네요. 문화 평론가나 기자가 아닌 오지혜씨의 접근이 새로운 시도로 보입니다. 지적이면서 논리와 유머, 재기를 갖춘 인터뷰어로 제격인 듯싶습니다. 여자 연예인으로선 오지혜씨를 꼽을 수 있겠군요.

강영란/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후세인과 박정희를 떠올리며

박노자 교수는 언제나 궁금했지만 잘 알기 힘든 것에 대한 시각을 제공해준다. 이번호 영국의 이라크 지배를 설명해준 글이 그렇다. 사실 영국이 프랑스와 더불어 중동을 지배했다는 것을 대강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막은 몰랐다. 결국 영국도 지금의 미국과 마찬가지로 석유 때문에 이라크를 사실상 식민지로 지배했다는 것을 이번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나 역시 박노자 교수와 마찬가지로 석유를 확보하려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는 적극 반대한다. 하지만 현재의 후세인에게서 유신 말기의 박정희가 연상되는 것은 왜일까 박정희 역시 후세인과 마찬가지로 철저히 미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면서 국민을 전쟁터로 몰았다. 그리고 반대 급부로 엄청난 독재권력을 누리며 자신과 극소수 추종세력들만을 위한 철권통치를 했다. 하지만 둘 다 스스로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지금 후세인의 행태나 놓인 상황도 박정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에 반대하기만 하면 모두 민족을 위한 것이고 선인가 지금 후세인은 이라크 국민을 위해서 성전을 치르는 것이 아니다. 전쟁은 분명 일어나서는 안 된다. 하지만 후세인 체제는 미국의 경제제재 때문에 이라크 국민의 생활고를 훨씬 더 가중시킬 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침략 기도를 반대함과 동시에 이라크 국민을 위해서 진정한 민주정부가 들어서기를 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박노자 교수의 사이트 링크가 도움이 되지만 많은 경우에 영어로 된 사이트가 별로 없고, 노르웨이어 등 현지어 위주의 사이트가 많아 인터넷으로 들어가봐도 잘 읽을 수 없다. 이 점 신경써주면 좋겠다.

김성민/ 부산시 동래구 명륜동

<독자만화>


이성열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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