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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41호를 읽고

443
등록 : 2003-01-1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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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료원만의 잘못인가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내과에 근무하는 의사입니다. 먼저 이슈추적 ‘노동자 제물로 하늘에 영광’이 <한겨레21>의 공식적 입장인지 묻고 싶습니다. 일방적인 보건의료노조의 입장만을 담고 있는 이 글을 읽고 독자들은 무조건 가톨릭의료원과 가톨릭 서울대교구가 잘못했다고 욕하게 되지만, 노조의 지나친 요구가 장기파업의 발단이 된 점도 지적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주5일제 근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의 문제는 비단 가톨릭의료원의 문제는 아니며,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나왔지만 나라 전체의 핫이슈라고 생각합니다. ‘의료의 공공성 강화, 산별교섭 쟁취’는 더욱 개별 노조가 파업의 무기로 삼을 이슈는 아니죠. 밖에 있는 사람으로 가톨릭의료원 내부의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하지만, 노조의 주장과 요구사항이 개별 사업장 단위에서 해결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섰다면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가톨릭중앙의료원이란 충실한() 단위노조를 이용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결국 철야농성을 지속했던 400여 조합원을 포함한 가톨릭의료원의 노조원들은 다시 의료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생업이고 자신의 삶의 터전이니까요. 그런데 그들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진정 서울대교구를 중심으로 한 가톨릭만의 문제인가요 그들에게 217일, 그 기나긴 시련을 준 책임이 전국보건의료노조에도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나요

김대중/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우리의 잘못도 인정하자


이번호에서 ‘아메리카, 100년 동안의 여정’을 보았습니다. 하와이 이민자들이 저임금 노동으로 생계잇기도 빠듯한데, 조국을 생각하며 독립운동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데서 뼈저린 감동을 느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 이민자들을 ‘조국을 버린 기회주의자’라는 잘못된 시각에서 ‘조국을 살린 독립운동가’의 시각으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기사에서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민 1세대들이 백인에게 당했던 착취,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의 수모 등 우리 민족이 겪은 아픔에 대한 설명에 비해, 우리 민족이 히스패닉 이민자를 착취하는 대목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우리 민족은 약소국이란 명목하에 강대국에게 당해야 했던 뼈저린 아픔을 지니고 있고, 그것이 요즘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요구 운동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운동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리보다 약한 민족에 대해 공정함을 유지했다는 떳떳함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잘못에 대해 깨끗이 시인하고 고쳐나가는 태도가 요구됩니다. <한겨레>는 이 점을 고려하여 공정한 관점에서 서술해주었으면 합니다.

박소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간암 말기, 할아버지는 살아 계신다

이번호 사람과 사회 ‘암환자는 두번 눈물 흘린다’를 보고 몇해 전 할아버지의 일이 떠올랐다. 갑작스런 통증을 호소하시던 할아버지께서 응급실로 실려가 받은 판정은 ‘헤파토마’ 즉, 간암 말기였다. 가족 모두는 건강하시던 할아버지께서 간암이라는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몇주 뒤 정확한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 큰 병원으로 갖지만 역시 병명은 간암이었고 3개월을 넘기기 힘들다고 하였다. 하지만 1년이 훨씬 넘은 지금 할아버지께서는 아주 건강하시게 살아 우리 곁에 계신다. 오진율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기사를 읽으며 정말 치료가 절실한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과 명예에 찌든 어른들의 부도덕한 행위가 아직 학생인 나에게 좋지 않은 시선으로 느껴진다. 나중에 내가 커서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또 의대를 지망하는 고3 수험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의사 선배님들이 되기 바란다.

이미주/ 전북 정읍시 시기동

용역인생의 위태로운 삶

서글픈 용역인생! 이번호에서 파견노동자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서 참 씁쓸했습니다. 비단 기사에 나온 것만이 전부는 아닐 텐데, 어쨌든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생각뿐입니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기사에 언급된 것말고도 파견노동자들이 수두룩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지하철에서 일하는 청소용역 아줌마들, 도서관 등 공공건물이나 아파트단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이들 대부분이 1, 2년 단위로 계약하며 퇴직금은커녕 정규 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하는 현장에서도 이들은 무시당하며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사실 일반인들의 시선도 곱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들의 삐딱한 시선을 거두는 것도 급하고, 무엇보다 이들의 최소한의 인간적 대접을 위한 정부의 법적·제도적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살얼음판 같은 인생살이, 생존권을 향한 이들의 몸부림이 더 이상 위태로워서는 안 될 것입니다.

김석란/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3동

<독자만화>


이성열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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