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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39호를 보고

441
등록 : 2003-01-0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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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이 세대를 품는다

수요일 오후, 지하철에서의 한가한 오후 시간을 메우기 위해 <한겨레21> 439호를 샀다. 이전에는, 그저 심각한 표정으로 기사를 읽으며 혀를 차는 것이 다였지만, 이번엔 효순과 미선의 이야기를 읽으며 주르르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이미 주변으로부터 촛불시위에 대해 몇번이나 들어왔고, 그들의 사진을 여러 번 봐왔지만 정작 내가 그들을 나의 친구들로, 우리 딸들로 생각한 적이 있었는가 반성했다. ‘정말 어처구니없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저 그런 소식들을 듣고만 있는 보고만 있는 내 자신에 화가 나 눈물을 흘렸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이 시대 우리의 상황을 보니 또다시 눈물이 흘렀다. 내가 이 시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초라한 내 모습을 보지만, 하나의 촛불이 결코 작지 않은 빛을 발휘한 것이라 생각한다. 내 자신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해준, 우리 사회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해준 <한겨레21>에 감사한다.

황신정/ 서울시 송파구 오륜동

가거라, 여성 노동자의 고난


이번호 하종강의 휴먼포엠 ‘직격 최루탄, 그리고 카드 한장’을 감동 깊게 읽었습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한 노동운동을 포기했다면 지금 이만큼 당당한 우리의 모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라는 전국여성노동조합 조직국장 박남희씨의 말이 아프게 다가옵니다. 힘없는 노동자라고 무시당하고 사람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연약한 여성으로서 고난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그것에 맞서며 살아온 20여년의 세월을 되돌아보고 후회보다는 호탕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앞으로도 고난의 생활을 오랫동안 할 거라는 그녀는 정말 굳은 신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녀의 노력처럼 하루빨리 힘없는 여성 노동자가 고난받는 시대가 사라지길 바랍니다. 나 하나만의 행복에 연연하지 않고 힘없는 노동자들의 삶을 대변하며 살아가는 박남희씨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인 것 같습니다.

오선옥/ 전북 순창군 인계면

카드사 신용한도 축소에 대한 우려

이번호 기사 가운데 ‘신용카드의 공격이 시작됐다’를 읽고서 잠재적 신용불량자 취급을 받는 자영업자들과 신규카드 발급자 등 많은 사람들이 최근 들어 신용카드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는 하반기 들어 가계금융이 부실화될까 우려한 정부당국의 감독 강화로 인해 생긴 현상이다. 신용카드사들은 지난 11월 말 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회사 건전성 감독강화대책’을 발표한 이후 서둘러 신용한도를 줄이고 있다. 신용불량회원은 퇴출로, 신용이 괜찮은 일반회원들은 이용한도 축소로, 일반자영업자는 잠재적 신용불량자로 몰려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은 연체율을 낮추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익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지만, 금융기관으로서의 공적 기능의 소홀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신용불량회원의 퇴출과 카드 이용한도 축소가 국민경제에 끼칠 악영향, 즉 소비의 감소, 기업의 수익 감소, 국가 세수의 감소 등 부정적 요소들의 악순환으로 국가경제 전체에 해가 되지 않을까 매우 우려된다. 정부관계당국의 정책적 고려가 당연히 필요한 시점이며, 관계당국의 조속하고 현명한 대책을 촉구한다.

박갑성/ 부산시 동구 초량4동

신용카드사의 자멸이 시작됐다

경제활동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월급봉투보다 신용카드가 아닌가 싶다. 한 개인이 직장에 들어가든 사업을 하든 신용카드 하나 정도는 만들어 자신의 경제생활을 어느 정도 꾸려나가게 된다. 문제는 신용카드 발급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져 한 개인이 적게는 4장, 많게는 8~10장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서랍 속에 잠자는 카드가 6장이나 된다. 이것 모두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든 것이다. 직장 상사의 은행 다니는 친구분 실적을 위해 은행 카드를 발급받고, 회사 업무 협의차 전 직원이 모 회사 신용카드를 신청하고, 은행에서 대출받으면서 은행직원을 통해 그 은행 카드를 만들고…. 물론 올해 후반기에는 카드 발급에 많은 규제를 두고 있다. 무분별한 카드 발급 남용으로 인한 손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카드 회사의 뒤늦은 조처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부의 강경한 지시도 있었지만. 뒤늦게나마 이러한 조처를 반기는 입장에서 그래도 카드 발급 자격만 제한을 두고 신경쓰기만 할 뿐 발급된 카드나 기타 관리에 신경쓰지 않는 카드사에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10개월가량 한번도 쓰지 않은 카드를 신용이 좋은 고객이라고 골드 카드로 바꿔주겠다며 싫다고 해도 우겨서 보내는 카드사 직원을 보면 말이다. 가장 못마땅한 것은 신용카드를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잘 발급해주면서 카드 해지는 왜 인터넷으로 안 되는지 모르겠다. 바쁜 시간에 일일이 카드 발급기관을 찾아가 직접 해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시간과 돈의 낭비인가. 그것도 안 되면 최소한 각 카드사에서 해지에 대한 절차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찾기 싶도록 안내를 잘 해놓든가 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을 보니 카드사에 대한 불신만 생긴다. 내가 보기에 이번호 ‘신용카드의 공격이 시작됐다’는 제목보다 차라리 ‘신용카드사의 자멸이 시작됐다’는 제목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백민정/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한겨레21> 속살을 채워라

지금까지 제가 <한겨레21>를 구독하면서 가장 재미있게 꾸준히 읽은 글은 ‘이상수의 동서횡단’이었습니다. 이미 지나버린 기사도 아니고, 그저 그러한 정치기사도 아니고, 내용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라서 눈여겨 읽었습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구독자를 늘리려고 통사정을 하기 전에 예를 들면, 국제화의 흐름에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지구촌 탐방: 해외에서는 지금’이라든지, 불확실한 세계 속에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인생을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줄 수 있는 코너 ‘21세기 사회를 미리 달려가 본다’라든지, 아니면 <한겨레>의 ‘왜냐면’처럼 생각을 달리해서 아이디어를 얻으면 ‘주제토론: 주제가 있는 국민의 목소리’ 등을 기획해 시리즈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한겨레21>을 읽는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을 것이고, 독자 배가운동에도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며, <한겨레21>이 다른 언론사의 시사주간지와 분명히 차별을 갖는 유익한 시사주간지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한겨레21>에 대한 독자들의 사랑을 읍소하기 전에 속살로 가득 찬 내용을 먼저 채운 상태에서 독자의 사랑을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박명섭/ 전남 순천시 해룡면

책으로 정리하는 한해

이번호 문화면에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과 관련된 기사는 매우 유익했습니다.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책 한번 들추지 않은 저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선정된 책들을 보니, 올해 제가 읽은 책이 한권도 없더군요. 그만큼 게을렀거나 풍요롭지 못한 한해가 아닐까 반성해봅니다. 한해를 정리하면서 올해 나온 좋은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연말이 되면 각종 모임의 송년회가 줄을 잇고, 새벽까지 술판이 벌어지는 일이 많습니다. 술에 취해 몽롱한 정신으로 한해를 보내는 습관에 대한 반성도 최근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이번호에서 소개한 주옥 같은 책들을 읽으며 다사다난한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면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퇴근하는 길에 서점에 들러 책 몇권 샀습니다. 이번 기사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8인의 인사가 선정한 책 한권씩 소개하다 보니 책의 가짓수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8인의 인사가 쓴 서평은 서평대로 싣고, 나머지 좋은 책을 기자가 간단히 정리해 더 소개했더라면 도움이 많이 됐을 것 같아요. 어쨌든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김진우/ 서울시 구로구 고척1동

<독자만화>

김규정

이성열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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