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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대학생 기자는 이렇게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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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1-2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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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만난 독자 l 동국대학 신문사 기자 조슬기씨

“매일 취재로 인터뷰를 청하다 실제 인터뷰를 당하니 약간 떨리고 기대된다”는 동국대학교 대학신문사(http://dgupress.dongguk.ac.kr) 대학부 차장 조슬기씨. 스물한살, 가냘픈 체구에 앳된 티가 아직 가시지 않은 얼굴이지만,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이름만큼이나 예쁜 대학생이었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 “취재 때는 출입처에서 자주 오지 말라고 할 정도로 적극적이지만 보통 때는 잘 나서지 않는다”며 수줍게 웃음지었다. 수업과 편집회의, 기사 마감으로 일주일이 바쁜 그에게 전화로 인터뷰 요청을 몇 차례 시도한 끝에 공강시간 짬을 내어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다.

힘든 대학신문사 생활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만약 대학신문사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다른 학생들처럼 사회에 관심 없이 자격증이나 취업 준비로 대학생활을 마쳤을 거예요. 처음 수습기자 때 노동자대회에 취재차 참석한 일이 기억에 가장 남아요. 그리고 학생기자들은 객관적인 취재도 좋지만 집회내용을 같이 공감하지 않으면 진정한 취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번엔 좀 짓궂게 학교 성적을 물어보자 “학교 성적이오 어떤 학교는 매주 발행하던 신문을 수습기자들이 수습기간을 못 버티고 자주 그만둬 할 수 없이 격주 발행하는 대학도 있어요”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학업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학신문사 생활을 해보니까 또 다른 공부()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수업과 취재가 겹칠 때는 취재가 우선이므로 아무래도 성적이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학보사 생활이 좋은 이유는 기사가 학교나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란다. 피드백이 되면 보람을 느낀다며, 지나가다 대학신문을 열심히 읽는 학생들을 보면 괜히 말을 걸어보고 싶다고 한다.

<한겨레21>은 대학신문사에 들어와 처음 접했다고 한다. 같은 주간지로서 <한겨레21>이 나오고 나면 아이템이나 기획력 등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기존 다른 매체와는 달리 사회의 소외된 곳을 기획 등을 통해 다루는 것을 보면 역시 <한겨레21>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진정한 열혈독자라 보수적인 아버지를 설득해 집에서 보는 일간지도 <한겨레>로 바꿨다며 비판을 해달라는 주문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졸업 뒤 진로에 대해 생각해보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아직 고민 중”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총총걸음으로 또다시 학보사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에서 강한 미더움이 느껴졌다.


최일우/ 5기 독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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